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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율 객원기자
2017-04-25

태양에너지 30배 저장하는 바이오전극 고사리 잎의 '프랙탈 구조'에서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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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를 이야기할 때 누구나 ‘태양 에너지 만한 것은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태양 에너지를 어떻게 회수해서 저장해야 하는지 하는 기술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아직도 갈 길이 매우 멀다. 태양전지를 비롯해서 많은 기술이 나와 있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태양 에너지를 회수해서 저장하는데 돌파구를 마련할 새로운 장치가 나왔다.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교(RMIT) 연구팀은 지금까지 나와있는 것 보다 30배 이상 태양에너지를 저장하는 전극의 시제품(prototype)을 개발했다고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서 발표했다.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교 발표    

이같이 새롭고 혁신적인 해결책은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고사리에서 영감을 받아서 나았다.

연구팀은 태양열을 어떻게 잘 저장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살아있는 기관을 조사하기로 했다. 과연 식물은 어떻게 에너지를 좁은 공간에 저장할까?  그러다가 미국에서는 흔히 보는 식물인 상록 고사리(western swordfern, Polystichum munitum)의 잎을 400배로 확대해서 관찰했더니 그 안에 매우 복잡한 프랙탈 구조가 자리잡은 것을 발견했다. 바로 이 고사리의 프랙탈 구조에서 연구팀은 영감을 얻었다.

구민 교수(오른쪽)과 테케카라 연구원 ⓒ RMIT
구민 교수(오른쪽)과 테케카라 연구원 ⓒ RMIT

고사리는 고사리 곳곳에 물과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잎맥(vein) 시스템을 갖고 있다. 새로 개발한 전극은 고사리의 이 복잡한 잎맥 통로를 본 따 만들었다. 고사리는 이 잎맥에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전기가 잘 통하는 전극을 만들기 위해 연구팀은 레이저를 사용해서 그래핀을 조작했다. 그래핀은 원자 두께 만한 탄소물질로서 전기를 엄청난 비율로 전달한다.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전극을 수퍼커패시터에 연결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수퍼커패시터는 기존의 배터리보다 훨씬 빠르게 에너지를 충전했다가 방전할 수 있다. 그러나 수퍼커패시터는 저장용량이 부족해서 잘 사용되지 않았다. 이번에 연구팀이 고안한 전극은 이 문제를 아주 복잡하고도 자가 반복하는 패턴인 프랙탈을 활용해서 풀어냈다.

연구팀이 고안한 전극은 또한 대단히 얇아서 단순히 태양전지판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스마트폰에 부착하면 스마트폰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할 수잇다.마찬가지로 자동차나 빌딩 유리창 등에 붙여서 사용하면 엄청난 효과를 낸다.

고사리를 400배로 확대한 사진 ⓒ RMIT
고사리를 400배로 확대한 사진 ⓒ RMIT

이들이 개발한 것을 기존의 솔라셀과 결합해서 사용하면 태양열의 흡수와 저장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다.

더구나 그래핀을 바탕으로 한 이 모형은 얇고 휘어지는 박막을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 폰이나 유리창에 붙여 사용하면 외부 전기공급없이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RMIT의 구민(顾敏)교수는 “우리 연구팀은 가장 효율적인 방안으로 공간을 채우려는 식물에서 원천적인 해결책을 이끌어냈다”고 보도자료에서 발표했다.

구민 교수는 RMIT대학에서 인공지능나노광학실험실장 (Artificial Intelligence Nanophotonics)이면서 연구혁신및창업 부문 부총장을 맡고 있다.

구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전극은 바로 이 프랙탈 구조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우리들은 이 프랙탈 구조에 태양에너지를 나노 수준으로 저장하도록 개선했다”고 말했다.

수퍼커패시터와 결합하면 이 프랙탈 형태의 그래핀 전극은 전기를 오래동안 붙잡아 두면서도, 전기 누수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리티 테케카라(Litty Thekkekara) 박사연구원은 “우리가 고안한 모형은 유연하고 얇은 박막기술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응용할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테케카라 박사는 “가장 흥미로운 가능성은 이 전극을 태양전지와 함께 사용하면, 하나의 칩에서 태양에너지를 회수하면서 동시에 저장하는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충전기 필요없는 스마트폰  가능할 듯    

현재 나와있는 태양전지를 가지고도 할 수 있지만, 그러나 현재의 태양전지는 크고 단단하다. 테케카라 박사는 “아마 이 전극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유연한 박막 태양기술과 우리의 모형을 결합해야 하므로, 초창기에 머물러있는 유연한 박막태양기술이 충분히 발전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고사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태양 에너지 저장장치 시제품. ⓒ RMIT
고사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태양 에너지 저장장치 시제품. ⓒ RMIT

유연한 박막태양전지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건물 창문이나 자동차 패널 또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워치 등에 쓰인다. 테케카라 박사는 “미래에는 더 이상 스마트 폰을 충전하기 위한 배터리가 필요 없을 것이며, 전기자동차를 공급하는 충전소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내용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4-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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