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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율 객원기자
2016-12-30

‘종이 박테리아 배터리’ 개발 미국 빙엄톤 대학 최석현 교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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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과학자가 전기를 만드는 ‘종이 박테리아 배터리’를 개발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종이 배터리는 접히기까지 해서 원격진료나 질병진단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종이 배터리는 최근 다양하게 개발되는 ‘바이오 배터리’의 하나이다. 바이오 배터리는 박테리아나 세균 등이 있으면 전기를 발생시킨다.

침 떨어뜨려 미세 전력 생산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빙엄턴 대학(Binghamton University)의 최석현(Seokheun "Sean" Choi) 교수 연구팀은 종이에 은질산염을 발라 음극을 만들고, 전도성 폴리머를 발라 양극을 만들었다. 음극과 양극을 겹치게 한 뒤 박테리아가 가득한 액체(예를 들면 침)를 떨어뜨리면 미생물세포가 호흡을 하면서 전기를 발생한다.

최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방식으로 31~44 마이크로 와트를 생산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 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종이 박테리아 배터리 ⓒ  Choi, Seokheun
최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종이 박테리아 배터리 ⓒ Choi, Seokheun

바이오 종이 배터리가 관심을 끄는 것은 질병 진단 키트에 매우 유용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질병을 신속히 진단해야 하는 상황이면 전기가 끊어진 환경일 수 있다. 그렇다고 현재 판매중인 배터리를 사용하면 비용이 엄청나게 늘어날 뿐 더러,  진단 키트는 한 번 사용하고 폐기하는 일회용이므로 굳이 비싼 배터리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종이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이같은 약점을 매우 효과적으로 메워준다. 최석현 교수는 “박테리아 종이 배터리로 질병을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 센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언스 타임즈>는 빙임턴 대학 최석현 교수와 ‘접히는 종이 박테리아 배터리’에 대해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Q : 박테리아로 전기를 어떻게 생산하나요?

A : 박테리아는 호흡할 때 산소를 사용해서 전자를 밖으로 전달하는데, 이때 산소를 최소화하고 전극을 연결하면 전자를 모아 전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는 우리 생활 속 어디에서든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원으로 전환 가능합니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같이 자원이 제한된 지역에서  에너지 원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Q : 전기를 내는 박테리아는 어디에 있나요?

A : 우리 자연계에 쉽게 존재합니다. 몸속에 있는 대장균도 이런 박테리아입니다. 사람의 침을 비롯해서 더러운 폐수, 오줌, 침, 피 등에도 그런 박테리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박테리아가 전자를 내는 것은 아니고요, 세포(cell) 내부에서 외부전극으로 전자를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기능을 가진 박테리아를 전자방출균(exoelectrogen)이라고 합니다.

Q : 교수님 연구팀이 개발중인 박테리아 배터리는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A : 먼저, 종이를 사용했다는 것이지요. 종이를 사용했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고, 박테리아가 머무르는 표면적을 넓힐 수 있습니다. 종이를 접거나 서로 겹치면 쉽게 직렬 혹은 병렬로 연결 가능합니다. 사용하고 나면 쉽게 태워 버릴 수 있습니다. 저희 그룹에서 처음으로 종이에 박테리아 배터리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Q : 배터리는 상용화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출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오는데 어떤 용도로 사용이 가능할까요?

종이 접기 모양의 박테리아 배터리 ⓒ Choi, Seokheun
종이 접기 모양의 박테리아 배터리 ⓒ Choi, Seokheun

A : 낮은 전력을 요구하는 바이오센서에 응용해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 저희 그룹에서 침이나 땀으로 배터리를 활성화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고 이번 2017 IEEE MEMS학회에 발표할 예정입니다 (http://www.mems17.org/).

현재 종이 배터리로 바이오센서를 5분에서 10분 정도 가동할 수 있는 정도의 전력을 생산합니다. 공기 음극(air-cathode)이 공기 중 산소와 접하고 양극(anode)에서 오는 전자와 결합해 물을 만듭니다. 양극은 전도력있는 탄소계열 물질로 박테리아에서 나오는 전자를 붙잡습니다.

일회용 바이오 배터리로 질병 진단    

Q : 바이오센서는 무엇인가요?

A : 임신테스트 종이가 대표적입니다. 임신이냐 아니냐를 분별하는 단순한 바이오센서는 전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좀 더 다양한 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형광이나 전기화학 같은 방법을 쓰기 때문에 전기회로를 필요로 하는데 여기에 전력이 필요합니다.

이럴 때 우리가 개발하는 접히는 바이오 종이 배터리가 좋습니다. 예를 들면, 침 한 방울이면 바이오 배터리를 구동할 만한 전기가 생깁니다. 이렇게 생긴 전기로 센서를 움직여 병을 진단합니다. 침이 전기도 생산하고, 시료의 역할도 하는 것이지요.

Q : 진단키트를 사용할   밀봉을 뜯고 양극에 침을 바르면 전기가 생기는 개념인가요?

A : 네 그렇습니다.

Q : 가장 유망하고 빠르게 적용될 분야는 어느 분야이며 시간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시나요?

최석현 교수 ⓒ Choi Seokheun
최석현 교수 ⓒ Choi Seokheun

A : 5년안에 이 기술을 접목한 바이오 센서 시스템을 개발 하는 게 현재 계획입니다. 제 전공분야는 원래 암을 진단하는 바이오센서 분야이었는데 좀 더 실질적인 센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최 교수는 빙엄턴 대학 전자 및 컴퓨터공학과 바이오일렉트로닉스 & 마이크로시스템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6-12-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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