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신소재·신기술
이강봉 객원기자
2016-12-27

인공지능 교사가 수학 가르친다 내년부터 영국 초등학교서 수학 개인지도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영국 북런던에 페이크먼(Pakeman) 초등학교가 있다. 최근 이 학교 학생들에게 흥미로운 일이 생겼다. 수학을 가르치는 새로운 개인지도 교사가 부임한 것이다. 이 교사는 사람이 아니다. 온라인 화면 속에 들어 있는 인공지능 교사다.

가상현실 속의 이 교사는 수학과 관련된 대화를 즐겁게 나누는 재주를 가졌다. “91 안에 7이 몇 개 들어있냐?”고 묻고 나서 마치 부모처럼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학생들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면 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면서 “13”이라는 답을 이끌어낸다. 인공지능과 1대1 대화에 빠져든 학생들은 이 가상현실 속에서 시간가는 줄 모른 채 수학실력을 키워나간다.

1대1로 만나 수학 개인지도 가능해  

26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페이크만 초등학교에서는 내년부터 이 인공지능 교사를 정규 교과 과정에 적용한다. 컴퓨터를 통해 학생들과 1대1로 만나 수학 과목을 개인지도하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 교사가 지구 반대편 인도에서 온 교사라는 점이다.

‘서드 스페이스 러닝'과 영국 UCL이 공동 개발 중인 인공지능 학습 화면. 가상현실 속에서 인공지능 교사가 출현해 1대1 대화를 나누며, 수학을 가르친다.
‘서드 스페이스 러닝'과 영국 UCL이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학습 화면. 가상현실 속에서 인공지능 교사가 출현해 초등학생들과  1대1 대화를 나누며, 수학을 재미있게 가르친다. ⓒThird Space Learning

‘서드 스페이스 러닝(Third Space Learning)'이란 이름의 이 회사에서는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매우 특별한 수학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현재 인도와 스리랑카에 이 프로그램을 공급하고 있는데 영국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인터넷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교사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서드 스페이스 러닝’에서는 그동안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대학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사상 최초의 인공지능 교사를 개발해왔다.

지금까지 약 10만 건의 투토리얼(tutorial) 데이터를 인공지능에 입력했다. 투토리얼이란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유형의 예제를 제시하고 그 예제를 풀어가면서 기능과 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말한다.

투토리얼 정보는 실제 학습 과정에서 확인된 정보들이다. 300명의 개인지도 교사를 채용한 후 학생들과의 1대1 학습과정을 통해 성공사례를 축적했다. 그리고 이 정보를 인공지능에 입력해 그때그때 학습토록 했다.

사람처럼 교수법을 익힌 인공지능은 마치 사람처럼 개개인 학생 상황에 따라 적절한 대화를 해나가면서 1대1 개인지도를 수행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톰 후퍼(Tom Hooper) CEO는 “투토리얼 정보가 늘어남에 따라 AI의 능력 역시 계속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머신러닝 기술로 인간 교수법 익혀    

이런 과정이 가능한 것은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때문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인 이 기계학습 기술을 적용해 학생 개개인과 관련된 방대한 량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인공지능의 교수 능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뛰어나다 보니 학생들의 이해 과정을 너무 앞서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성향, 사고과정, 능력 등을 면밀히 분석해 적절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

현재 온라인을 통해 공급되는 수학 프로그램은 한 명의 학생이 매주 한 번 45분 동안 접속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페이크만 초등학교에서는 이 솔루션을 정규 교과과정에 편입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을 열광케 하는 것은 가상현실 속에서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프리미어 리그 축구 선수들이 등장해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귀여운 애완동물, 냉동 도넛 등을 영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UCL의 로즈 럭킨(Rose Luckin) 교수는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 “사람과 인공지능이 학습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인공지능 교사의 역할은 놀라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향후 교육 과정에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세우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럭킨 교수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을 이 인공지능 교사가 개인 지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변 환경, 혹은 또 다른 이유 등으로 학습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충 학습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학습을 포기하는 학생을 줄여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 스리랑카 오지에 있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페이크먼 초등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험학습은 대내외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큰 관심을 보이며 학습 과정을 관람하고 있는 중이다.

실험학습에 참여한 암바(Ambar) 양은 “그동안 수학에 두려움을 갖고 있었지만, 가상현실 학습을 하고 난 후 그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인공지능 교사의 능력이 향상되면서 교육계의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6-12-27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