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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율 객원기자
2016-12-14

전력 소모 거의 없는 '와이파이' 미국 연구팀 '패시브 와이파이'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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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용되는 와이파이(wifi) 보다 전력 사용량이 최고 10,000배가 적게 들어가는 ‘패시브 와이파이’(Passive wifi)가 실제 실험에서 매우 뛰어난 성능이 증명됐다.

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패시브 와이파이가 실제 상황에서 끊어지지 않고  작동하는 것을 보여주는 획기적인 기술의 발전을 이룩했다고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 등 해외 신문들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연구원이 '패시브 와이파이' 장치(앞부분)를 이용해서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검색하고 있다.
연구원이 '패시브 와이파이' 장치(앞부분)를 이용해서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검색하고 있다. ⓒ University of Washington

워싱턴 대학 개발팀의 시얌 골라코타(Shyam Gollakota)는 “우리 팀은 거의 전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도 와이파이 전송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신호와 디지털 신호 분리 설계    

현재 사용되는 와이파이는 전력을 많이 먹는 단점이 있다. 와이파이 신호는 디지털신호인 디지털 기저대역(digital baseband)과 아날로그 신호인 무선주파수(RF radio frequency)에 동시에 실려 전송된다. 이 두 신호에 정보 덩어리인 패킷(packet)을 실려 보내면 정보는 스마트폰에서 해독(decode)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 십 년 동안 디지털 전송방식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거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정보를 전달하는데 비해, 아날로그 방식의 무선주파수 처리 장비는 정체되어 아직도 수백 ㎽의 전력을 소모한다. 이것이 와이파이의 다양한 이용을 크게 방해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서 와이파이 신호를 받으려면  디지털 장비와 아날로그 RF 장비가 모두 필요하므로, 스마트폰은 많은 배터리 용량을 필요로 했다.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분리한 다음, 모든 아날로그 RF 수신 장치를 별도로 하나의 장비로 만들어 전원에 연결하는 해결책을 마련했다. 이렇게 분리한 아날로그 RF신호 처리 장비를 전원에 연결하고, 전원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패시브 와이파이 장비’를 후방산란(backscatter) 통신방식을 활용해서 전력을 아주 적게 소모하고도 신호를 주고 받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후방산란(backscatter) 통신방식을 이용한 결과 전력소모는 수천~1만배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라우터나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같은 장비에서도 패시브 와이파이의 신호가 해독됐다.

이번 실험에서 패시브 와이파이는 다양한 송수신상황에서 가능했으며, 벽이 있어도 신호가 통과하는 것을 발견했다.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대 25m 거리에서도 통신이 이뤄졌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신호 발생장치를 한 곳에 모아놓은 현재의 와이파이 기기 ⓒ UW
아날로그와 디지털신호 발생장치를 한 곳에 모아놓은 현재의 와이파이 기기 ⓒ UW
아날로그 신호를 분리해서 전원에 꽂고, 전력소모가 거의 없는 패시브 와이파이(오른쪽)를 분리한 새 기술 ⓒ UW
아날로그 신호를 분리해서 전원에 꽂고, 전력소모가 거의 없는 패시브 와이파이(오른쪽)를 분리한 새 기술 ⓒ UW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와이파이 집적회로(IC)는 1Mbps 전송에 14.5㎼의 전력이 소모됐으며, 11Mbps 전송에는 59.2 ㎼ 전력이 소모됐다고 연구팀은 피어리뷰를 앞두고 작성한 원고에서 밝혔다. 이는 현재의 와이파이 보다 10,000배 적은 전력이 들어간 것을 의미하며, 블루투스 LE나 직비(ZigBee)에 비교해도 1,000배 적은 전력소모이다.

사물인터넷 활용 대폭 늘어날 듯    

연구팀은 이에 대한 논문을 내년 학술대회에 발표할 예정으로, 아직 전문가 동료들의 피어리뷰(peer review)는 거치지 않은 상태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이미 수 개 월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끌어온 데다, 미국 MIT대학에서 ‘2016년의 혁신적인 10대 기술’로 선정될 만큼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다.

이번에 패시브 와이파이가 실제 가동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짐에 따라,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및 4차 산업혁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와이파이는 그동안 전력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이용을 크게 확대하는데 장애가 되어 왔다.

앞으로 미래 사회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사물인터넷(IoT)은 엄청난 양의 센서를 수많은 사물과 기계 또는 부품이나 장소에 부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와이파이가 전력소모가 많으면, 그 모든 센서의 신호를 모아서 분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전력소모가 아주 적은 패시브 와이파이는 이 같은 문제점을 상당수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원격으로 집안을 단속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전력 소모가 너무 많아서 제약이 뒤따른다. 그러나 패시브 와이파이처럼 적은 전력을 사용하는 기술이 나왔으므로, 예를 들어 문이 잘 잠겼는지,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지를 확인할 센서를 쉽게 부착할 수 있다. 따라서 전력소모가 적은 와이파이의 등장은 스마트폰으로 아주 쉽게 알아보는 서비스를 앞당길 것이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패시브 와이파이가 1, 2년 안으로 실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된 새로운 산업이 더욱 활성화 할 전망이다.

패시브 와이파이의 원리를 설명하는 유튜브 동영상 https://youtu.be/AZ-tISX-7Cw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6-12-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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