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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기자
2016-11-08

‘가족 같은 로봇’ 가능한 일인가? 노인 도우미 로봇 다양하게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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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Miro)’는 강아지처럼 생긴 로봇 이름이다. 영국이 사랑하는 디자이너 세바스찬 콘란(Sebastian Conran)이 운영하는 스튜디오에서 최근 개발 중이다. 다리가 없는 대신 바퀴로 움직이면서 집안일을 돕는 매우 귀여운 로봇이다.

7일 ‘가디언’ 지에 따르면 이 로봇은 혼자 생활하기 힘든 노인들을 위한 도우미용으로 개발되고 있다. 콘란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이 로봇의 기능은 다채롭다. 노인 곁을 따라다니면서 약 먹을 시간을 알려주고, 누가 찾아오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해준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면 직접 질문할 줄도 안다. 가벼운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자신의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무선으로 연결된 중앙처리장치인 허브(hub)에 SOS 신호를 보낸다.

건강 진단에서 작은 심부름까지… 

허브에서는 집 안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노인과 대화를 나누고, 정확한 상태를 분석한 후 그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고 분석되면 손목에 찬 손목 밴드를 건드려보라고 지시를 내린다.

세바스찬 콘란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강아지  모양의 로봇 ‘미로(Miro)’.  노인 도우미용 로봇으로 건강진단에서 심부름까지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  ⓒSebastian Conran
세바스찬 콘란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강아지 모양의 로봇 ‘미로(Miro)’. 노인 도우미용 로봇으로 건강진단에서 심부름까지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 ⓒSebastian Conran

노인이 차고 있는 손목밴드는 허브를 통해 연결된 또 다른 노인 도우미 시스템이다. 손목을 두드리면 작동을 시작하는데 기능이 매우 다양하다. 첫 번째 기능은 건강을 체크하는 일이다. 혈압·체온 등을 측정해 노인의 몸이 건강한 상태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건강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되면 응급조치를 취하게 된다. 노인에게 누워 있으라는 지시를 하기도 하고, 더 심각한 경우 가족 혹은 병원에 연락을 취한다. 카메라를 통해 항상 노인의 움직임을 촬영하면서 노인 안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콘란 스튜디오 또 다른 곳에서는 셰필드 대학교 연구팀에 의해 ‘로봇 테이블(Robot Table)’이제작되고 있다. 네 바퀴로 움직일 수 있는 테이블 모양의 이 로봇은 복합적인 기능을 지니고 있는 다기능 로봇이다.

다양한 센서, 디지털 카메라, 스크린 디스플레이 기능 등이 결합돼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로봇 기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연구팀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이 로봇 테이블에 팔을 부착하는 일이다.

그래서 집안 어느 곳에든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집 안에 있는 작은 물건들을 움직일 수 있도록, 혹은 집안에 있는 전자기기 등을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이 기능이 주어지면 노인 지시에 따라 필요한 물건을 가져다줄 수 있다.

실험 참가자들 편한 가정 분위기 원해 

연구팀은 또 이 로봇을 이용해 아파트형 주방에서 가벼운 식사 정도는 조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바스찬 콘란은 또 이런 로봇들을 활용해 노인들이 수시로 느끼고 있는 외로움과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우미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곳은 하나둘이 아니다. 수많은 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로봇 개발의 타깃은 노인이다. 세계적으로 노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6%에 달한다. 그런 만큼 갖가지 새로운 로봇들이 개발되고 있다. 메이조 대학의 도시하루 무카이 교수는 몸을 혼자 움직이기 힘든 노인을 위해 침대에서 휠체어로 안고 갈 수 있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로베어(Robear)'란 이름의 이 로봇은 귀여운 곰처럼 생겼는데 부드러운 소재로 제작돼 있어 노인들은 안심하고 자신의 몸을 맡길 수 있다. 이외에도 노인을 위한 대화용 로봇, 간호용 로봇 등 다양한 로봇들이 곳곳에서 개발되고 있다.

가정용 도우미 로봇은 막대한 시장성을 지닌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미래 가정의 모습이 로봇 중심으로 재편되는데 대한 우려도 팽배하고 있다. 그런 만큼 일부 연구진에서는 가정과 도우미 로봇과의 조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 허트포드셔 대학 연구팀은 학교 인근에 2층 빌딩을 빌려 도우미 로봇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거실과 침실, 주방이 있고, 소파, 침대 등이 가지런히 설치된 이 집 안에는 노인 등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200kg의 도우미 로봇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이 실험에 참여하고 있는 인공지능 전문가 커스틴 도텐한(Kerstin Dautenhahn) 교수는 그러나 많은 참가자들이 이런 가정환경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보다 자연스러운 환경을 원하고 있다는 것.

실험 결과들은 인간이 과연 로봇과 함께 살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로봇 개발자들에게는 보다 가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더 자상하면서 가족 같은 로봇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부여되고 있다.

디지털 인류학자인 리디아 니콜라스(Lydia Nicholas) 박사는 “로봇을 통해 다양한 도우미 사례들이 시연되고 있지만, 우리 삶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6-11-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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