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신소재·신기술
조인혜 객원기자
2016-08-26

"인공지능 길들이는 조련사 필요" AI튜터 양성하는 유태준 마인즈랩 대표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사라지는 것이 있다면 생겨나는 것도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감에 비해 다가올 시대에 필요한 인간의 역할과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로봇과 인공지능은 여전히 연구, 실험, 개발, 투자 등의 미래 이슈와 관련이 깊고 인간의 실체적이고 일상적인 삶 속에 들어와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인 마인즈랩(대표 유태준)이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한종호)와 손잡고 AI튜터 양성 사업을 추진해 관심을 모은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는 조련사, AI튜터

AI튜터는 AI를 학습시키는 조련사를 의미한다. AI는 그 자체로는 잠재성을 가진 어린아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간에게 유용하고 필요한 방향으로 AI를 길들이는 역할을 하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기의 대국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아마존 에코가 각 가정의 홈비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도 모두 AI를 학습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 유태준 대표의 얘기다.

AI튜터가 직업 개념으로 정착된 것은 아니지만 AI시대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대표를 만나 AI튜터 사업과 현업의 관점에서 AI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들어봤다.

유태준 대표는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PwC에서 IT컨설턴트로 오래 몸담아오다 2014년 마인즈랩을 창업했다. ⓒ 마인즈랩
유태준 대표는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 PwC에서 IT컨설턴트로 오래 몸담아오다 2014년 마인즈랩을 창업했다. ⓒ 마인즈랩

 AI튜터 양성 사업의 내용과 경과를 말해달라.

= 빅데이터와 AI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보니 강인공지능, 약인공지능과 같은 거창한 이론적인 얘기보다는 AI를 목적에 맞게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는 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AI엔진을 설치하고 데이터를 대량으로 쏟아붓는다고 해서 저절로 지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언어와 활용 목적을 AI가 잘 이해하도록 사람이 AI에게 훈련을 시켜야만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아마존이 아마존 에코에 1000명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데 여기에 분야별 학습조직이 갖춰져 있다고 들었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논의를 진행하면서 이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9월부터 교육에 들어간다. 20명의 소수 정예로 운영할 예정이며 과정이 끝나면 이 가운데 일부 인력은 채용할 계획도 있다.

 AI튜터가 되려면 어떤 스킬을 갖고 있어야 하나. 이공계 인력에만 해당되는 얘기인가.

= 그렇지 않다. 물론 AI튜터 양성 사업의 지원 조건에도 나와있지만 파이썬이나 R 등의 프로그래밍 언어 정도는 이해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앞으로 이공계가 아니어도 이 정도 언어는 배워놓는 것이 좋다. 마인즈랩에도 학습센터라는 조직이 있는데 이공계가 아닌 인력도 꽤 된다.

오히려 AI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심리, 사회, 문헌정보 등의 인문사회학적 배경이 큰 도움이 된다. 맥락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AI의 요소별로 필요한 속성들이 조금씩 다르다. 음성인식의 경우 속기사의 능력이 필요하고, 텍스트 분석에서는 문헌정보학과, 챗봇은 대량의 데이터를 다뤄본 경험이 중요한 식이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AI튜터 양성사업은 9월부터 10주간 진행된다. ⓒ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AI튜터 양성사업은 9월부터 10주간 진행된다. ⓒ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AI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는 AI튜터가 필요하겠지만 일반 기업에서도 필요하다고 보나.

= AI튜터라는 용어가 이론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르게 부를 수는 있지만 AI도입을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인간과 AI 사이에서 통역하고 길들이고 훈련시키는 역할을 하는 인력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는 AI에 대해 막연한 기대나 막연한 공포감을 갖고 있을 뿐 AI가 훈련이 가능하고, 어떻게 학습시키느냐에 따라 능력이 달라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마인즈랩이 여러가지 콜센터 가상 상담원 등과 같은 AI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동안 해왔던 콜센터 업무 분석이고 이를 AI가 잘 배워서 써먹을 수 있도록 학습을 시켜주는 것이다. 물론 공급업체가 프로젝트 과정에서 초기 학습은 제공해줄 수 있겠지만 지속적인 지능의 계발은 현업의 필요성과 조련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기업이라면 AI 학습조직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AI튜터가 AI시대를 대비해 필요한 인력이라고 해도 과도기적인 접근 아닌가.

= 물론 AI튜터 역할까지 AI가 다 해내는 시대가 오면 인간 AI튜터는 필요없어지겠지(웃음). 그러나 아직 AI 시장 자체가 초기이고 제대로 된 AI시대는 열리지 않았다. 한동안 필요하고 유용한 개념이라고 본다. AI튜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채용시장에서 유리할 수도 있고 또 스타트업을 설립해 관련 사업을 벌일 수도 있다. 또 AI튜터도 AI가 대중화되고 확산되면 점점 더 세분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인 지능을 제공하는 조련사, 추천마법사를 위한 조련사, 언어 조련사 등등.

이번에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AI튜터 양성 사업을 진행하면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타진해볼 계획이다. 혁신센터 뿐 아니라 서강대 머신러닝랩과 공동으로 AI튜터 이론과정을 개발하고 있다. 대학들이 원하면 AI엔진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커리큘럼도 공동으로 개발할 의사가 있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내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강원도 춘천시 강원대학교 내에 위치한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난 8월 19일까지 AI튜터 양성 사업에 대한 신청 접수를 받았으며 현재 47명이 신청해 약 2.3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교육은 9월 3일부터 매주 토요일 10주간 진행되며 인공지능 개론, 머신러닝 방법론, 대화엔진, 챗봇, 음성연계, 추천엔진 등의 내용을 배운다.

마인즈랩은 2014년 ETRI 기술 기업으로 설립됐으며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음성인식 솔루션 VOC 등으로 20개에 가까운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 VC 등으로부터 7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최근 아마존 에코와 비슷한 인공 지능 비서 초롱이(가칭)를 선보이며 B2C 시장으로 영역확대를 꾀하고 있다.

조인혜 객원기자
podo0320@gmail.com
저작권자 2016-08-26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