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현장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방안이 협의되고 있다. ‘인디펜던트’ 지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지식연구소(Knowledge Lab)에서 인공지능을 어린 학생들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12일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시스템은 학생들의 학습 및 웰빙(well-being)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면서 학생 개개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과과정에 따라 '1대1 개인 지도(one-to-one tutoring)'를 수행할 수 있다. 피드백을 통해 교육 내용을 분석해 적용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 보고서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1대1 개인지도’ 때문이다. 가정교사 방식의 ‘1대1 개인지도’는 교육 과정 중 가장 효과가 높은 방식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많은 교사를 채용하는 만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도입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매우 다양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교육
그러나 인공지능을 통해 학생들 개개인을 겨냥한 맞춤형 방식의 ‘1대1 개인지도’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교육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지식연구소에서 시도하고 있는 개인지도 시스템은 사람의 행위를 모방하면서도 사람보다 더 다양한 기능을 담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과는 달리 학생들이 매우 다양하고 정교한 방식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평가 결과들은 다양한 기간, 혹은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서 나온 결과들을 교사들을 비롯해 교육기관, 정책 당국으로부터 활용이 가능하다.
교육현장에 인공지능을 도입하자는 주장은 그동안 교육계 전반에 논란을 불러왔다. 특히 케임브리지 대학의 물리학 교수인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 박사와 그를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해왔다.
이들이 지적하는 문제는 인공지능이 ‘1대1 개인지도’를 하게 되면 학생들의 대한 정보가 대량 축적돼 너무 영리해지고(too clever) 향후 인공지능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 인공지능 속에 학생들과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축적됨에 따라 정보누출, 사생활 침해 등의 보안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사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일부 교사들은 인공지능을 도입할 경우 교사들의 역할이 약화되는 것에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교사들의 교수법이 누출되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고 있는 중이다. 인공지능이 스파이(classroom spy)처럼 교수법과 관련된 정보들을 빼내 교사들을 흉내낼 경우 교사들이 설 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식연구소는 이런 주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능력이 계속 업그레이드 되겠지만 그 기능을 조율하는 것은 교사들이라는 것. 또 인공지능으로부터 나오는 다양한 자료들은 교사들이 최고의 교육을 수행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AI 도입 놓고 교육계 큰 논란 예상
보고서가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인공지능이 교육과 관련, 방대한 양의 정보를 축적하고, 또한 다양한 분석 자료들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 자료들이 그동안 잘못된 교육방식을 지적하고, 21세기에 상황에 맞는 새로운 교습법을 제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손가정이나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교육을 위해서도 인공지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정교사를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사회가 해주지 못하는 교육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교육 현장에 인공지능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은 2009년이다. 당시 한 교육학자가 작성한 논문(Woolf, 2009)에서 인공지능이 언어(language), 추론(reasoning), 기획(planning), 인지적 모델링(cognitive modeling)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사람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의 심리적인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학습자들이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을 찾아내 진단하고, 그 부분을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가르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1대1 개인지도’의 가능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후 다수의 교육학자들이 교육현장에 ‘1대1 개인지도’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왔다. 특히 2013년에 발표된 논문(Woolf, et al.)에서는 ‘야심찬 도전(grand challenge)'이란 제목으로 다양한 교습법을 제시했다.
‘가상멘토(Virtual Mentors)’ 시스템은 언제 어디서나 학생들과 접속이 가능한 가상현실 속에서 학생 개개인에게 필요한 멘토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21세기형 교습법(21st century skills)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영상을 이용해 학생들이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유형의 팀별 학습 환경도 만들어줄 수 있다. 빅데이터가 발전하면서 교육자료 분석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개인 교습, 집단 학습, 사회적 교육환경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교육 분야의 인공지능 도입은 사회적인 가치관을 포함하는 윤리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논란이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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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3-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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