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23일 오전 3시 40분경. 경부선 하행 고속도로 천안삼거리 휴게소 맞은편 비상주차대. 한 대의 승합차가 갑자기 새벽의 밤공기를 깨는 강력한 파열음과 함께 정차해있는 8t 화물차의 뒷부분에 부딪혔다.
천안동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외국 국적의 아내와 이 모 씨(45)가 모는 승합차가 23일 서울을 다녀오던 중,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을 해 주차대에 정차해있는 화물차의 후미에 추돌, 조수석의 아내와 배속에 있던 태아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벌이가 신통치 않은 운전자 이 씨가 아내 명의로 약 26개의 보험에 가입해 매달 360만원의 보험금을 납입한 점, 사망한 아내의 혈흔에서 수면유도제가 검출된 점, 안전벨트를 한 이 씨와 달리 아내는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 경찰의 의심을 받았다.
결국 결정적인 증거가 현장의 인근 전봇대 위에 설치된 CCTV에서 나왔다. CCTV 분석 결과, 사고 장소 400m 앞에서 이 씨가 갑자기 승합차의 상향등을 켜고, 화물차로 돌진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 사건은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사건으로 종결됐다.
CCTV가 보여준 놀라운 활약상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몰래 가하는 일부 어린이집 교사들의 폭행 장면도 모두 잠들지 않는 감시자 CCTV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최근 CCTV는 지능화하고 있는 범죄자들에 맞서 더욱 첨단화된 기술로 무장하고 있다.
소리도 알아듣는 음원 CCTV
서울 모 대학교 신입생 A양은 신입생 환영회로 인해 늦은 귀가를 서두르고 있었다. 그러잖아도 얼마 전에 발생한 성폭행 사건으로 인해 오늘따라 유난히 집으로 가는 길이 무서웠고 자꾸만 뒤에서 누군가 따라오는 것 같아 불안하던 차이었다.
그때 누군가 갑자기 뒤에서 A양의 어깨를 잡아챘다. 너무나 놀란 A양은 본능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불행하게도 근처에 인기척이라곤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고, 캄캄한 정적만이 감돌았다.
그러나 그 근처에는 두 사람을 매의 눈처럼 지켜보고 있는 보이지 않는 감시자가 있었다. 그건 바로 CCTV이었다. 더군다나 그 CCTV는 지능형 음원 인식 CCTV로 다시 말해 소리를 알아듣는 매우 스마트한 CCTV이었다.
이 CCTV가 A양의 외마디 비명을 듣자, 이 소리는 곧바로 해당 통합관제센터의 관제요원에게 전해졌다. 요원은 상황을 즉시 파악하고, 지체 없이 관할 치안센터로 신고했고, 경찰관이 현장으로 출동해 범인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소리를 인식할 수 있는 CCTV가 아니었으면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능형 음원 인식 CCTV의 개발로 범죄 예방과 신속한 검거가 더욱 빨라진 것이다.
이 스마트한 CCTV는 고성이나 굉음 등과 같은 소리에 자동적으로 반응, 침입·배회·군집과 같은 행동패턴을 인식하고 문제 상황인지를 판단하거나, 순식간에 얼굴을 인식해 실종자인지도 검색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안전행정부는 CCTV 고도화를 통해 더욱 안전한 생활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ICT 신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관제서비스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CCTV 현장에서 비명, 자동차 충돌, 유리창 깨지는 소리 등과 같은 소리를 CCTV 감지 장치를 통해 즉시 감지하고, 관제화면으로 자동 전환, 관제의 효율화를 꾀하고 신속한 현장대응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특정 물체를 인식해 자동 추적
CCTV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그 기능이 주변상황 감시에서 네트워크 기반의 지능형(Intelligent) CCTV로 바뀌고 있다. 지능형 CCTV 시스템은 CCTV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 중 자동으로 사물이나 사람의 특징적인 객체를 인식ㆍ추적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이는 CCTV 본연의 역할인 주변 상황 김시 기능을 매우 효과적으로 수행하고, 교통위반 및 교통사고 식별을 통한 정확한 교통관제, 범죄자의 용모 및 범죄행위 식별을 통한 범죄 및 테러 예방 시스템 구축 등에 이용되고 있다.
중앙대 시각 및 지능시스템연구실의 백준기 교수는 “지능형 감시시스템 가운데 객체 추적(Object tracking)은 카메라와 같은 시각 센서를 이용, 모니터 화면 안에서 특정 물체 또는 사람을 찾아내고 표시, 이동위치나 고유형태를 따라가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즉, 이 장치는 카메라를 통해 얻은 영상 속에서 사람이나 물체가 나타나면 특정한 표시를 하고 이것을 추적하는 것이다. 또 인공지능을 사용해 객체 추적을 자동으로 수행하고, 침입자나 원하지 않는 물체의 출현이 발생한 경우, 관리자에게 알려주거나 판별하는 시스템이 바로 지능형 감시 시스템이다.
또 “지능형 감시시스템은 공장이나, 백화점, 공항 등과 같이 넓은 영역의 보안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즉, 넓은 영역에선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해야 하는데 이때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다량의 영상 정보를 장시간 관찰함으로써 생기는 집중력 저하로 인해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처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넓은 공공 시설물 또는 군사적 기지 등에서 지능형 감시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비상 상황이 발생하게 되더라도 효과적이며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능형 감시시스템 중의 하나인 다중모드 자동객체 인식 기술은 사람의 모양을 자동으로 인식해 사람이 가는 방향으로 카메라가 저절로 움직이면서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이외에도 360도의 시야, 적외선으로 사람의 열을 감지하는 시스템, 얼굴의 특징을 이용해 누구인지 알아내는 시스템 등이 있다.
더욱 똑똑해진 CCTV로 인해 범죄자들의 설땅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5-02-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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