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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래 객원기자
2015-01-27

'와이파이'는 가고 '라이파이'가 온다 광파기술과 융합…차세대 기술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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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인터넷 공유 서비스의 시작이자, 근거리 무선통신의 상징이기도 한 와이파이(Wi-Fi). 지금도 인터넷하면 와이파이를 떠올릴 정도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이 통신망이 다른 강자의 등장으로 조만간 권좌에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빛을 이용한 새로운 데이터 전송기술인 라이파이 ⓒ 산업통상자원부
빛을 이용한 새로운 데이터 전송기술인 라이파이 ⓒ 산업통상자원부

비즈니스 관련 전문 매체인 비즈니스와이어(Businesswire)는 빛에 디지털 정보를 실어 보내는 데이터 전송 기술인 라이파이(Li-Fi)가 차세대 통신으로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제 와이파이 시대는 가고, 라이파이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링크)
 
광파 기술과 와이파이 방식의 융합
 
라이파이는 2011년 영국 에든버러대의 해럴드 하스(Harald Haas) 교수가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체로 빛의 파장을 전파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개발한 통신 기술이다. 광파 기술과 와이파이 방식을 융합했기 때문에, 신개념의 데이터 전송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와이파이나 블루투스(bluetooth)는 라디오 전자기파를 이용한다. 라디오 전파를 안테나에 보내면 전자기장이 형성되어 공간으로 퍼져 나가는 방식이다. 반면에 라이파이는 고효율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에서 나오는 가시광선을 사용한다.
 
라이파이라는 이름은 하스 교수가 와이파이를 꺾을 새로운 근거리 통신기술이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다. 라이파이에서 라이(Li)는 빛(Light)에서 따왔다. 참고로 파이(Fi)는 충실도를 의미하는 ‘fidelity’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빛이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까? 그 비밀은 LED 전등이 보내는 빛의 깜빡임에 숨어있다. 빛을 깜빡거려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통제를 하는 신호등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신호등보다 훨씬 빨리 깜빡거리기 때문에 정보를 대량으로 전달할 수 있다.
 
LED 전등은 초당 200번 이상 깜빡거린다. 사람의 눈은 1초에 100번 이상 깜빡거리면 인식할 수 없지만, 컴퓨터는 인식할 수 있다. 불이 들어오면 1, 들어오지 않으면 0으로 해석하고, 반대로 0과 1로 이뤄진 디지털 신호를 LED의 깜빡거림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라이파이의 원리는 LED 전등이 보내는 빛에 디지털 신호를 실어 보내는 것이다 ⓒ TED.com
라이파이의 원리는 LED 전등이 보내는 빛에 디지털 신호를 실어 보내는 것이다 ⓒ TED.com

다시 말해 무선 네트워크 서버나 라우터 등에서 빛으로 신호를 입력하면, LED 램프가 깜빡거리며 빛을 전송한다. 그리고 그 깜빡인 빛을 다시 광검출기가 받아 디지털기기를 작동시키는 신호로 사용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라이파이의 원리다.
 
하스 교수는 라이파이에 대해 “광센서를 장착한 기기가 디지털 신호에 반응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하면서 “빛도 역시 전자파 스펙트럼의 일부라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된 라이파이는 LED 전등이 일종의 중계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LED 전등을 통해 실내 GPS의 정확성까지 높아지게 되면, 긴급구조 서비스나 실내 내비게이션, 그리고 교통정보 및 미아 찾기 등을 위해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LED 분야에서 세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따라서 라이파이 개발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특히 전 세계 라이파이 특허의 33퍼센트(%)를 유지하는 등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재작년에는 국내 기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공동 개발한 라이파이가 상업화에 성공해 주목을 끌었다. 대형마트 카트에 라이파이 기술을 적용한 사례로서, GPS를 활용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물품이나 세일 중인 상품의 위치를 알려주는 ‘라이파이 카트’가 개발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본격적인 상용화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라이파이
 
라이파이 기술의 장점은 무엇보다 속도다. 가시광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와이파이보다 무선 인터넷 속도가 최고 100배 이상 빠르다. 라이파이를 사용하면 고화질의 영화도 단 몇 초 안에 내려 받기나 올리기를 할 수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가장 빠른 무선 랜보다도 빠른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와이파이는 호텔이나 공항 등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속도가 느려진다. 이런 곳이라면 라이파이가 훨씬 더 빠르기 때문에 사용하기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바다 속처럼 무선통신이 곤란한 곳에서도 LED 광원 케이블을 가지고 들어가면 통신이 가능해진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경제성을 들 수 있다. 통신을 위해 새로운 네트워크와 통신장비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 라이파이는 전 세계 집집마다 달려있는 전등의 가시광선을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 시설의 구축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구축비용도 거의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유지비용도 훨씬 더 저렴하다. LED 전등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LED 조명은 전력 소비가 아주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력 소비가 적은 만큼 와이파이에 비해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모바일 기기에 널리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라이파이는 통신망의 골치거리 중 하나인 주파수 문제에 있어서도 자유롭다. 가시광선의 주파수 영역은 380~750테라헤르츠(THz)로서, 무선통신 전체 주파수보다도 무려 1만 배 이상 넓다. 따라서 비행기 등에서 주파수 혼선 우려로 사용하지 못했던 기존의 통신망과는 달리 라이파이는 주파수 혼선 걱정 없어 비행기 안에서도 인터넷 이용이 자유로워진다.

라이파이 카트의 현장 시연 ⓒ ETRI
라이파이 카트의 현장 시연 ⓒ ETRI

주파수와 관련된 또 다른 매력 요소는 사용대가가 무료라는 점이다. 현재 각 통신사들은 주파수 이용권을 구입하는데 있어 전쟁과 같은 경쟁을 하면서, 천문학적인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이에 반해 가시광선의 경우는 전 세계 공통 주파수인데다가 무료라는 점에서 대단한 장점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기술적인 장점 외에도 라이파이는 기존의 통신망이 가진 유해성 논란에서도 비켜갈 수 있다. 와이파이의 경우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끊임없는 논란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가시광선은 자연적으로 널리 존재하고 있고, 사람이 항상 눈으로 인지하는 영역이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이 이미 입증되어 있는 상황이다.

물론 라이파이에게도 단점은 있다.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빛이 닿는 곳에서만 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시광선은 벽을 통과할 수도 없고, 심지어 손바닥으로 수신기만 가려도 통신이 되지 않는다. 반드시 LED전구를 켠 방에서만 통신이 가능한 실내용 무선통신 기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사용하고 싶은 범위에서만 통신을 쓸 수 있기 때문에, 통신을 막고 싶다면 전등을 끄거나 차단하면 된다. 예를 들어 병원이나 비행기, 원자력발전소처럼 전자기파 사용이 예민한 장소에서도 라이파이는 걱정 없이 쓸 수 있다. 빛이 전자기기 근처로 새들어가지 않게 문만 잘 닫아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안에도 기존의 무선 통신망들보다 훨씬 더 강하다. 와이파이는 마음만 먹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서 도·감청을 할 수 있지만, 라이파이는 눈에 보이는 곳까지만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안관리가 훨씬 수월해진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5-0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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