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Wearable)기술이 의류업계에 조용한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으면서 정치, 경제, 사회 등의 모든 분야에 변화가 엿보이는 가운데 의류업계에도 상당한 변혁이 기대되고 있다. 그 다크호스가 바로 웨어러블 기술이 활용된 첨단 스마트 의류다.
이런 사실은 오는 6∼9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가전협회(CEA)가 주최하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5'에 출시될 제품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미 언론에 사전 공개된 결과를 보면, 스마트 TV, 신 개념 세탁기 등 기존의 성능을 뛰어넘는 새로운 제품들이 대거 출시될 예정인 가운데 웨어러블 기기는 단연 관심을 끄는 제품으로 등록돼있다.
인텔의 웨어러블 칩인 에디슨(Edison)과 3D 프린터 기술이 결합해 제작된 거미드레스(Robotic Spider Dress)의 경우, 언론의 큰 관심을 받으면서 의류의 첨단 기술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드레스는 성추행이 큰 이슈가 된 사회에 여성이 보호받을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으로서 원치 않는 사람이 접근하면 옷이 자동으로 방어 기제를 작동하는 스마트 의류로 알려졌다.
웨어러블 기기의 장점은 신체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주변 환경에 대한 상세 정보나 개인의 신체 변화를 실시간으로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 안경의 경우 눈에 보이는 주변의 모든 정보의 기록이 가능하며 스마트 속옷은 체온, 심장박동과 같은 생체신호를 꾸준히 수집할 수 있다.
이렇듯 웨어러블 기기가 스포츠 의류와 스마트폰 등과 협력해 이제는 단순히 액세서리의 차원을 넘어 명실 공히 기능성 의류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과의 콜레보레이션
1960년대 MIT 연구실에서 개발한 초창기 웨어러블 기기는 손목시계나 신발 등 몸에 부착하는 제품에 계산기나 카메라를 장착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서 컴퓨터의 입출력 장치와 컴퓨팅 기능이 크게 발달하면서 소형 전자기기에 많은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착용하고 손이나 발에 달린 입력 장치를 이용, 결과가 출력되는 형태의 다양한 형태의 기기가 등장했다. 이후 90년대 들어서 유비쿼터스 시대가 열리고 손가락만한 전자기기가 등장하면서 산업에 적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후 웨어러블 기기는 섬유 센서, 섬유 회로보드 등 핵심 기술과 생체 모니터링 기기 등과의 접목이 시도됐으나 핵심 응용 기술의 부족으로 의류에 완전 일체화된 제품은 출시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스마트 폰이 출시되면서 웨어러블 기기도 덩달아 진화하기 시작했다.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스마트 폰 등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대신에 상호 보완적인 모습으로 발전해나갔다.
일례로, 사용자는 웨어러블 기기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이 정보를 스마트 폰과 같은 전자기기로 사물통신(M2M) 방식을 통해 실시간 상호 전송하는 연동 방식으로 이용된 것이다.
그리고 최근 들어 웨어러블 기기가 자체적으로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해지면서 스마트 폰을 대체하는 장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는 웨어러블 기기를 피트니스, 헬스 케어, 인포테인먼트, 군사/산업 기능 등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게 만들었다.
헬스케어로 성장하는 웨어러블
지난해 웨어러블 기술은 패션 산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스마트 폰을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기술이 의류에 가미되면서 스마트 워치, 스마트 글래스, 전자밴드 등이 의류, 헬스 케어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가운데 상품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의류에 웨어러블 기술이 적용되면서 발전에 더욱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그 첫 사례는 지난 2006년 나이키에서 웨어러블 기술과 신발을 융합해 만든 스마트 슈즈다. 이는 신발에 센서를 탑재해 사용자가 신발을 신고 달리기를 한 뒤에 센서를 아이팟에 연결해 운동량을 확인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운동 중에 즉시 확인할 수 없는 단점이 있던 이 제품 대신에 나이키는 지난 2012년 에 운동하며 소모된 칼로리를 LCD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퓨얼밴드(Fuel Band)’를 출시했다. 이 기기는 GPS가 내장돼 움직임의 모든 것을 거리로 계산해주는 스포츠워치도 출시했다.
국내의 스포츠 기업도 지난 2006년 10월에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웨어러블 기술이 적용된 바이오 셔츠를 출시했다. 이 셔츠는 선수의 심박 수, 호흡수, 체온, 운동량 등의 생체정보를 측정하는 센서를 달아 경기 중에 수시로 변화하는 선수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개발한 의류다.
세계적인 스포츠 의류메이커 아디다스의 경우, GPS와 심박 센서를 체크할 수 있는 ‘마이코치 스마트런’을 만들었다. 이 기기의 장점은 사용자가 달리기 등의 기본 운동이외에 축구, 농구 등의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 상황을 입력해놓고, 자기 종목에 맞게 바꿔가며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이 기기에는 GPS와 심박계 센서 등의 장치가 달려있어서 운동을 끝내면 총 시간, 운동 거리, 평균 페이스, 분당 보속, 소모 칼로리 등의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보들은 기기내부에 저장된 뒤, Wi-Fi접속 가능지역에서 자동 동기화 또는 수동 동기화해 서버에 저장돼 활용된다.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기술은 의류 내장 단계를 넘어서 향후 체내 이식형 컴퓨팅 기술로 한 단계 더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직까지는 의류 및 기타 보조기기에 부착하는 데 있어서 크기의 제한 사항이 많으나 입는 컴퓨팅을 활용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이뤄지면 체내 이식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 조행만 객원기자
- chohang3@empal.com
- 저작권자 2015-01-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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