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수학'과 'IT기술'인데, 이 둘을 결합시켜 창업에 성공한 경우가 있다. 바로 개인 맞춤형 수학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노리(KnowRe)가 그것인데, 국내가 아니라 미국에서 먼저 창업에 성공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럼 왜 노리는 한국이 아닌, 미국학교들을 먼저 공략한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김서준 부대표는 “수학이 글로벌 공통 언어이기 때문에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높았을 뿐 아니라 미국은 이미 모든 학교들이 디지털기기를 수업에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수학교육 솔루션을 제공하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글로벌 K스타트업 2012’에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는 노리는 미국 비즈니스 전문잡지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교육회사 Top10에 선정되기도 했다.
개인 맞춤형 수학교육 솔루션 '노리'
이처럼 김서준 부대표는 지난달 26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한국과학창의재단과 YTN사이언스의 공동 기획 프로그램 ‘청년 창업 런웨이’ 공개방송에서 자신들이 미국에서부터 창업을 하게 된 배경과 성공 노하우 등을 소개했다.
“노리의 창업팀은 대치동에서 수학학원을 운영했기 때문에 전통적인 집합식 수업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컨텐츠를 제공하여 학생 자신의 학습속도와 성취도에 맞는 내용으로 공부하는 솔루션, 노리를 개발하게 된 겁니다.”
우리나라는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학생이 많은데, 그와 동시에 수포자(수학을 포기학 학생)들도 엄청나게 많은 게 현실이다. 김서준 부대표는 노리를 개발하기 앞서 그 이유에 대한 해답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까닭은 수학의 구조적 특징 때문이었습니다. 수학은 하나의 개념을 배우면 그것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때문에 하나의 개념을 놓치면 그 다음부터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교 환경은 학생 개인이 놓친 개념을 다시 되짚어 설명해줄 수 없는 집단적 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교육환경에서는 낙오자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현실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이런 교육환경의 맹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개인 과외를 선택하고 있다. 이는 과외교사가 학생들이 놓친 개념을 맞춤형으로 다시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점은 있다. 바로 비용이 비쌀 뿐 아니라 학생이 설명을 필요로 할 때마다 과외교사를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학생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망칠 수 있다는 것. 이런 문제의 해결책은 없을까?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다.
“저희는 만약 과외 선생님처럼 인공지능적인 알고리즘을 가지고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다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정확한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솔로션을 만들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인 수학공부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런 플랫폼을 학교에 접목한다면 단 한명도 뒤처지지 않는 수학교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노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 명도 뒤쳐지지 않는 수학교실을 위하여
그 결과 수학의 개념들을 잘게 쪼개서 가장 작은 단위지식으로 만들고 그것을 알고리즘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래서 학생이 문제를 틀렸을 때, 어떤 지식이 부족해서 그 문제를 틀렸는지를 정확히 판단하여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이처럼 개발을 마친 노리는 미국시장에 주목을 했고, 과감한 해외진출을 경정해 의미있는 성과들을 거두고 있다.
“저희는 지난해 9월 미국에 진출해 단 한 명의 영업인력 없이 150개 학교로부터 신청을 받았고, 그 가운데 37개를 선정해 노리를 보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88%의 교사들로부터 노리가 학생들의 수학성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되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듣게 되었지요.”
이처럼 한 명의 학생도 뒤처지지 않는 수학교실을 만들기 위한 글로벌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노리의 김서준 부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남들이 만든 문제를 열심히 푸는 연습만 하기 보다는 좋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연습을 하라”고 조언을 한다.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처럼 보였던 아이디어가 실제 결과물로 이어지기까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동안 ‘이 길이 정말 맞는 것인지’에 대한 온갖 불안과 의문들이 우리를 찾아와 방해를 하지요. 좋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얻은 신념은 이 터널을 지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횃불이 될 겁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4-08-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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