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마리가 떨어뜨린 빵조각이 스위스 제네바 인근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강입자가속기(LHC)를 폭격, 전력 공급 장치에 합선을 일으켰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은 10일 지난 3일 새 한마리가 물고 가던 프랑스식 빵인 바게트 조각을 지상 전력공급 장치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강입자가속기의 8개 구간 가운데 7∼8번 구간 사이에 전력을 공급하는 시설에 순간적인 합선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총 27㎞ 길이의 거대한 LHC를 절대온도에 가까운 섭씨 -268도에서 -271도 사이의 극저온으로 냉각시키는 장치에 일시적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사고 원인이 밝혀진 후 LHC의 표준 안전 시스템이 재가동됐고, 냉각 장치와 해당 구간은 지난 5일 밤부터 재가동됐다고 연구소측은 밝혔다.
LHC는 오는 19∼20일 사이 우주 생성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강입자 충돌 실험을 실시하기 위해 극저온 냉각 등 준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구소 측은 "이번 사고는 통상적인 정전과 매우 흡사하며, 기계장치의 보호 시스템은 준비가 아주 잘 돼있다"며 "사고를 일으킨 새는 빵조각만 잃었을 뿐 안전하게 날아갔다"고 덧붙였다.
CERN은 지난해 9월 우주생성의 비밀을 밝히고 힉스 입자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첫 실험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1년2개월여 만에 저에너지 수준에서 실험을 재개한다.
CERN 문동호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입자가속기의 대부분의 시설은 지하에 있지만, 전력공급 장치는 지상에 있다"며 "실험 절차에 별다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제네바=연합뉴스 제공) 맹찬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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