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 한국과 인도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으로 인도의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T) 인력들이 국내로 대규모 유입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IT 요람인 '대덕특구'는 일단 협정 체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6일 대덕특구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대덕특구내에는 10여개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모두 60여명의 인도 국적 연구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기관별로 KAIST에 22명을 비롯해 한국화학연구원 11명, 한국 표준과학연구원 6명, 한국생명공학연구원 5명, 한국전자통신연구원 7명, 한국지질자원연구원 4명, 한국천문연구원 3명, 한국원자력연구원 2명 등이다.
인도 국적의 연구원들을 고용하고 있는 출연연 대부분은 이들에 대한 재고용 및 추가고용을 계획하는 등 큰 만족감을 나타내는 한편 이번 CEPA협정 체결을 통해 보다 우수한 능력의 인도의 고급 과학연구 인력들을 대규모로 고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수많은 인도 IT 인력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포진해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소프트웨어 분야 인재들의 능력이 굉장히 우수하고 유능하다"며 "2년전부터 인도 현지에 직접 가서 IT인력을 채용해 올 정도로 인도 국적의 연구원들에 대한 신뢰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에도 프로젝트를 보아가면서 40-5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채용된 인도 IT 인력의 실력이 형편없었다면 대규모 채용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자력 발전소 감시 및 경보계통 분야의 프로그램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BNF테크놀로지의 서호준 대표는 "지난 9년 동안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인도 IT인력을 채용했다"며 "최근 개설한 인도지사의 지사장에 인도 국적의 IT인력을 내보냈을 만큼 그들의 기술과 능력은 아주 우수하고 믿을만 하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또 "활발한 인력교류가 가능해지고, 프로그램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협정 체결을 환영한다"며 "인도의 기술인력들을 우리나라에 데려오고, 또 한국의 인력을 인도로 내보내는 등 자체적인 인력 교류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수준 이하의 인력 유입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석유대체기술연구센터 전기원 박사는 "인도는 IT기술 뿐만 아니라 바이오기술(BT) 등 기초과학 분야가 강하기 때문에 우수한 인도과학자들을 초빙해오면 연구에 많은 기여를 하는게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많은 인력이 들어오다 보면 필연적으로 질적 저하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 박사는 "논문실적과 연구업적을 참고해 고용하지만 100%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를 하는지 안하는지 감시하는 사람을 붙였을때 만 일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인도내에 연구인력이 많다보니 제대로 검증을 하지 못해 벌어지는 상황"이라며 "사람을 잘 선별해서 뽑는다면 우리나라 과학발전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대덕특구내 모 벤처기업 관계자도 "인도에는 IT인력들이 워낙 많다 보니 실력차가 극과극으로, 형편 없는 실력의 인력도 많다"며 "과거에 헤드헌터를 통해 채용했는데,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면접보게 하고는 입사한 경우도 있었다"며 채용의 어려움을 밝히기도 했다.
- (대전=연합뉴스 제공)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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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08-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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