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기업들이 문화예술을 통한 감성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IT분야 제품의 구매패턴도 기술보다는 이미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
문화예술을 통해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해 보다 강렬한 인상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기업들의 적극적인 문화마케팅에 힘입어 IT가전제품은 기존 백색가전에서 예술가전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현봉 생활가전총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장기 비전과 하반기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감성기술을 통한 생활 혁신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또 '혁신적인 생활을 상상하십시오'(Imagine Innovative Living)라는 신가전 브랜드 슬로건을 선포했다.
이현봉 삼성전자 생활가전총괄 사장은 이 날 행사에서 "이제까지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제품들이 기술과 성능의 우수성에 초점을 맞춰 왔다면 앞으로는 소비자의 가치로 재해석된 감성기술과 디자인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며 "감성기술은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이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생활을 선사하기 위해 마련한 새로운 화두"라고 소개했다.
또한 이현봉 사장은 "삼성전자의 모태가 된 생활가전 사업이 35년에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사업 전반에 걸친 일대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며 "앙드레김 디자인 제품을 비롯해 오늘 공개되는 제품들이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의 변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新家電의 본격적인 시동을 위해 혁신적인 감성기술과 디자인을 채용해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시도한 '아삭아삭 맛 관리' 味覺 滿足 김치냉장고, '조용조용 최저 소음' 聽覺 滿足 진공청소기 같은 다양한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또 삼성전자는 가격대별로 제품을 구분하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소비자의 연령 차이에 적극 대응하는 디자인 라인업 방식도 새롭게 선보였다. 앙드레 김 디자인 제품군은 생활의 여유를 갖춘 40~50대를 주된 소비자 층으로 하는 '프리미엄급'으로 자리 매김하고, 로즈 디자인의 경우 반복되는 패턴을 넉넉한 여백에 배치, 안정과 발전을 함께 추구하는 30~40대의 취향을 반영했으며, 퓨어가든은 반복되지 않는 비정형 패턴을 넓은 여백에 그려넣어 20~30대 젊은층의 변화욕구를 담아냈다.
특히 앙드레 김 디자인 제품은 한국 전통문양의 우아함과 서양 황실의 화려함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앙드레 김의 최신 디자인을 적용, 생활공간의 품격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과 함께 한국 무용의 미래를 짊어질 무용 영재들을 위한 '강수진 초청 발레 워크숍'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서울 경기 지역 예술고등학교 학생 23명을 대상으로 무료 발레 워크숍 행사를 진행했다.
서울 국제무용 콩쿠르 대회의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방문한 독일 슈투트가르트 수석무용수 강수진 씨는 주말 휴일도 반납한 채 이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 3년간 서울 국제 무용콩쿠르를 후원하고 있는 삼성전자 애니콜은 워크숍 진행 비용 전액을 지원하기로 결정해 워크숍에 참석한 무용전공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편 이 날 워크숍 행사에 앞서 또 하나의 뜻 깊은 행사가 진행됐다. 강수진 씨가 지금까지 숨겨 왔던 발의 본을 뜨기 위해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 조심스럽게 내민 것. 자신의 발 조형물 제작을 위해 하늘색 실리콘 상자에 발을 넣은 강수진씨는 "내 발이 항상 한국 땅을 밟고 있어 앞으로 더욱 큰 힘을 얻을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삼성전자는 강씨 발의 조형을 청동으로 제작해 신촌에 위치한 삼성전자 모바일 브랜드숍 '애니콜 스튜디오'에 전시할 예정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29일 오후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애니콜 초청 강수진 사인회'를 개최해 무용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강수진 씨를 직접 만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으며, 26일에는 평소에 무용 공연을 접하기 힘든 '혜심원' 어린이들에게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1회 때부터 3회째인 올해까지 서울국제무용콩쿠르의 후원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미 기업 메세나 활동을 통해 문화 분야에서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삼성전자는 한국의 유일한 국제무용콩쿠르인 서울국제무용콩쿠르를 국내외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콩쿠르의 최우수상을 애니콜상으로 제정하는 등 매년 다양한 행사를 통해 행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런 기업의 적극적인 문화예술 마케팅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컬렉션 모니터'는 주요 미술관 전시회에서 각종 정보를 전달하는 디스플레이 제품으로서는 물론, 예술적 디자인을 갖춘 소장품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모니터 디자인 아이콘'을 만든다는 각오로 그간의 혁신적 디자인을 총망라한 컬렉션 모니터는 지난 6월 말 국내에 출시되자 마자 유명 갤러리 등의 러브 콜을 한 몸에 받는 등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출시 직후부터 삼성미술관 리움의 마크 로스코 기획전에서 인포메이션 모니터로 활용되고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안내 데스크와 한국 미술 100년 기획전 입구 등에 전시되어 전시회 안내와 작품소개에 관한 효과적인 정보 매체로 활약하여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에도 추가 설치를 요청받고 있다. 또한 얼마 전 개관한 서울대 미술관에도 컬렉션 모니터가 안내 데스크에 설치되었으며 기획전 등에도 확대 설치될 예정이다.
특히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미술과 놀이』전시회에선 작품 감상 소감을 음성과 영상으로 남기도록 하는 '디지털 방명록'에 컬렉션 모니터를 이용하여 작가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현대미술가 이정열 작가는 작품 '설(雪)경'에 컬렉션 모니터를 사용하여 관람객이 바라보는 현재와 모니터 속 먼 과거를 창틀로 연결해 영상과 오브제를 아름답게 조화시켰다.
이 같은 성과는 제품 출시 전부터 각종 유명 갤러리, 전시관 등을 대상으로 예술적 디자인의 컬렉션 모니터를 직접 알리고 홍보해 온 삼성전자 마케팅 활동의 결실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삼성전자는 애니콜 스튜디오 신촌점과 미래형 주택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래미안 갤러리 'U-Style' 등에도 컬렉션 모니터를 전시하여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가고 있다.
삼성전자 영상 디스플레이 사업부 하윤호 전무는 "컬렉션 모니터는 유명 미술관과 전시장의 품격있는 정보 안내자로서는 물론 작품으로 활용되는 등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우수한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소장성 있는 제품을 지속 출시하여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높일 예정이다" 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문화 마케팅은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프랑스 문화의 심장인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통째로 빌려 휴대전화 신제품을 출시하는 행사를 가졌다. 루브르 박물관 내에서 기업체 행사가 열린 것은 개관 이래 처음이라고 삼성 측은 전했다.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안 나폴레옹관은 휴대전화 ‘울트라 에디션’을 알리는 휘장과 입간판으로 가득 찼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있는 드농관 입구에는 신제품이 종류별로 전시됐다. 이전에도 삼성전자는 베르사유 궁전, 로댕 박물관 등 문화적 명소에서 제품출시 행사를 가진 바 있다.
LG전자도 냉장고 등 주방가전제품에 순수 예술을 접목시킨 제품을 선보였다. LG전자가 지난 16일 선보인 아트 디오스 냉장고는 작가 하상림 씨의 작품 '꽃'을 냉장고 전면에 적용했다. 하 씨가 그린 순수 예술 작품은 냉장고를 매개삼아 정통 상업제품으로 거듭난 셈.
게다가 꽃 무늬 사이에는 스와로프스키의 보석이 박혀 고급스러움을 넘어 사치스러움까지 느끼게 할 정도. 하 씨는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단순한 이벤트인 줄 알았다. 실제 제품화된 모습을 보니 너무나 재미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앞으로 주방가전은 물론 에어콘과 세탁기에도 '갤러리 키친'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고 작가의 작품과 가전 제품을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이영하 LG전자 사장은 "주방이 거실과 함께 가정의 얼굴로 변화한 만큼 10년을 써도 한결 같은 디자인의 고급 제품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디오스 광고 모델 고현정 씨도 참석해 아트 디오스의 첫 출발을 축하했다.
- 이창은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06-09-03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