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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공채영 객원기자
2005-11-29

빵굽는 로봇 태토가 선보이는 오페라 국민대학교 대극장, 로봇 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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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로봇이 우리들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로봇은 공장에서 어렵고 힘든 일들을 처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명을 구해주는 의료 분야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초기의 로봇은 과학뿐만 아니라 음악과도 깊은 연관이 있었다.


일본 오페라 극단 <곤냐쿠좌>은 아시아 투어 공연으로 오는 12월 2일부터 4일까지 국민대학교 대극장에서 <로봇 태토>를 공연한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서 로봇의 신기함과 함께 첨단 과학기술의 상징인 로봇이 오페라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로봇은 체코어인 로보타(Robota)에서 유래한 말로 일한다 혹은 강제노동이라는 뜻이다. 즉 로봇은 자동으로 작동하여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하는 기계라는 뜻이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로봇은 인간의 설계나 명령에 따라 어떤 반복된 작업을 계속하는 기계를 의미한다. 하지만 초기의 로봇 혹은 오토마타는 다른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로봇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가 보자.


신화나 전설, 연금술 이야기 등을 통해서 ‘살아 있는 인형’ 이야기는 많이 전해져 왔다. 이런 살아 있는 인형이야기에서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모습이 더 우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것의 대표적인 예는 18세기 유럽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자동 기계 인형, 오토마타(automata)이다. 오토마타는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 오토마타가 등장하는 것처럼 귀족들 사이에 널리 퍼지는 개념이 되었다. 이것은 오토마타가 오페라 혹은 음악 분야에서 생소한 개념이 아니었음을 의미한다. 당시의 시대상을 살펴보면, 과학과 음악 혹은 오토마타와 음악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오토마타에 대한 역사는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유럽 사회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대략 17세기 무렵이었다. 당시 유럽 사회는 시계 제작이 발달하는 등 오토마타의 발달을 위한 실천적 토대를 갖추고 있었다. 또한 유럽 사회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을 거치며 기독교의 신 중심적 인간관 대신 새로운 인간 중심적 인간관을 모색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인간관은 새로운 이론과 함께 오토마타의 발전을 가속화시켰다.


17세기에 대두한 이론으로 데카르트의 기계론(mechanism)과 이에 대립하는 생기론(vitalism)이 있다. 생기론은 생명 현상의 발현은 비물질적인 생명력이라든지, 자연법칙으로 파악할 수 없는 원리에 지배되고 있다는 이론으로 생물의 유기체로서 목적성과 개체적 통일성을 우선시했다. 그리고 데카르트의 기계론은 기계적 인과성과 구조적 통일성에 의해 생물을 설명하려고 했다. 기계론은 신체의 움직임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이론이었다.


당시의 인간 기계론은 오늘날과 다른 의미에서 인간을 보았다. 그 무렵 인간 기계론은 오늘날 산업자본주의 사회와 다르게 인간을 기계로 전락시키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신체를 논리적이고 구조적으로 이해해 신 중심에서 벗어난 신체, 더 나아가 정신까지 해방시키기 위한 인본주의적 방법론이었다. 오토마타는 인본주의적 방법론을 토대로 기계론적 인간관 위에서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인간의 외형뿐만 아니라 그 내부의 ‘메커니즘 이해’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즉 그것은 육체 내부의 구조를 기계로 관찰함으로써 인간의 운동 그 자체를 재구축하려는 시도였다. 이렇듯 초기의 오토마타에 대한 시각은 오늘날 로봇을 강제노동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과 다른 접근이었다.


자동기계는 프랑스 궁정을 중심으로 융성했던 바로크 발레와 바로크 음악의 영역에서 발견된다. 태양왕 루이 14세(1638-1715)는 영화 <왕의 춤 Le roi danse>(2000)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솔로를 기본으로 했던 프랑스 바로크 발레에 심취하여, 매일 몇 시간씩 레슨을 받으며 흠뻑 젖은 옷을 몇 번이나 갈아 입었다고 한다. 당시 발레는 신체의 해방을 위한 훈련의 성격을 띠었고, 이는 신체를 기계로 보는 것과 같은 특성을 보였다. 또한 루이 14세는 바로크 발레에 심취했던 것만큼 자동기계 광이었다. 그는 땅 재주를 부리는 곡예사, 팀파놈을 연주하는 여인, 그 속의 인물이나 배경이 움직이는 기계 등 다양한 형태의 자동기계를 궁전에 수집해 진열했다.


또한 바로크 음악은 일정한 음악이 자동 연주되는 음악 악구인 오르골에 의해 기록, 연주되기 시작하여 나중에 바흐 헨델 등 유명 작곡가들이 오르골을 위해 많은 곡들을 쓸 정도에까지 이르렀다. 오르골의 복잡한 기계장치와 장식을 위해서 그 위에 연결한 오토마타의 신체가 음악과 일체가 된 율동을 선보였다. 오르골의 정밀 세공 기술은 오토마타의 발전과 세련화에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자동운동의 환상에 17세기 유럽의 철학과 예술과 기술이 응집되어 있었음을 의미한다.


지금 그 무렵의 오토마타를 보면, 너무나 조잡하고 새로움이 없어 보이지만, 당시만 해도 그것들은 첨단 기술을 동원해 만든 고상한 귀족의 오락거리, 어른들의 장난감이었다. 프랑스 궁정의 자동인형에 깊은 감명을 받아 창조된 예술 작품도 많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1818)을 꼽을 수 있다. 이 소설은 영화로 만들어졌다.


음악과 오토마타가 어우러진 이번 일본 오페라 <로봇 태토>는 신주쿠 양산박의 창단 멤버로 국내에 잘 알려진 재일교포 작가 정의신 씨가 도쿄 예술대학 출신들과 결성한 오페라 전문극단 곤야쿠좌의 대표작이다. 빵을 굽는 일을 좋아하는 주인공 로봇 태토는 못하는 일이 너무 많다. 하늘을 날 줄도 모르고, 수영도 못한다. 싸움도 잘 못하고, 수학과 귀신을 싫어한다. 로봇이지만 빵 굽는 일 빼고는 못하는 일이 너무 많은 로봇 태토가 어린이들과 함께 머나먼 여정을 떠나면서 흥미로운 모험과 감동을 겪게 된다.


누구나 편안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 가족 오페라로 탄생한 로봇 태토는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음악과 로봇이 펼치는 동심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공연제목: 오페라 <로봇 태토>

공연일정: 1. 국민대학교 대극장 : 2005년 12월 2일(금) - 12월 4일(일)

2. 덕양어울림누리 별모래 극장 : 2005년 12월 6일(화) - 12월 7일(수)

문 의 처: (02) 744-0300

공채영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5-11-2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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