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이 대중화 단계를 넘어 일상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 10명 중 9명이 생성형 AI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으며, 절반에 가까운 이용자는 이미 유료 구독까지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동시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OTT는 핵심 미디어 소비 채널로서 더욱 확고해졌고, 광고형 요금제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이 빠르게 표준으로 안착하고 있다. AI가 생산하는 콘텐츠와 광고에 대한 소비자 인식 역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생성형 AI가 어떻게 쓰이고, 어떻게 느껴지는지—2026년 한국 소비자의 디지털 현주소를 데이터로 짚어봤다.
습관이 된 AI, 돈을 내기 시작한 20대
생성형 AI는 이미 가끔 열어보는 도구가 아니라 일상의 습관이 됐다. CJ메조미디어가 2026년 3월 서울·경기 및 5개 광역시 거주 만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에서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 경험은 전체의 88%에 달했다. 주목할 지점은 50대조차 83%라는 사실이다. 세대 구분 없이 이미 쓰고 있는 기술이 됐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EY한영이 같은 해 5월 23개국 1만 8,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한국 소비자의 AI 이용률은 86%로 세계 평균인 84%를 웃돌았다.
이용 빈도 역시 단순 체험 수준을 넘어섰다. 매일 또는 주 4~5회 이용한다는 응답이 43%였고, 주 2~3회까지 포함하면 정기 이용자 비율이 67%에 달했다. 활용 목적 1위는 자료·데이터 요약 및 정리로 59%였고, 기존 포털에서 찾기 어려운 정보 검색이 44%로 뒤를 이었다. 검색엔진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도구로 굳어지고 있다는 신호다. 생성 결과물의 82%는 텍스트였다.
이용에서 구독으로 넘어가는 속도는 20대가 이끌고 있다. 최근 1년 내 유료 구독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전체 43%였는데, 20대에서는 61%로 치솟았다. 반면 10대와 50대는 각각 32%로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OTT 구독료 결제에 익숙한 세대가 AI 유료화에도 가장 먼저 적응하고 있는 셈이다. 서비스별로는 챗GPT가 이용 경험과 유료 구독 모두 1위를 차지했고, 제미나이가 2위에 올랐다. 이용은 전 세대가 하되, 비용을 부담하는 주체는 뚜렷이 좁혀지는 구조다.
유용하다 65%, 신뢰한다 38%—기대와 현실 사이
쓰임새가 늘었다고 해서 신뢰도가 함께 오른 것은 아니었다. 서비스 만족도는 69%로 집계됐다. 빠른 응답 속도와 정보 종합 능력이 만족 이유 상위를 차지했지만, 불만족 이유 1위는 응답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으로 39%였고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33%로 뒤를 이었다. 편리함과 신뢰는 소비자에게 이미 분리된 기준이었다.
이 간극은 인식 조사 수치에서 더 선명해졌다. 앞으로 생성형 AI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은 75%, 더 정확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70%로 높았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의 결과물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8%에 머물렀다. 미래 가능성을 믿는 것과 현재 출력물을 신뢰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가짜 뉴스 및 정보 생성을 우려한다는 응답이 55%로 우려 사항 1위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업무·과제 생산성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60%였고, 향후 1년 내 유료 구독 예정이라는 응답은 34%로 실제 전환 의향도 적지 않았다.
생성형 AI로 만든 광고에 대한 반응은 기술 수용도와 또 다른 온도 차를 보였다. AI 광고의 주목도가 높다는 응답은 21%, 브랜드에 신뢰가 간다는 응답은 14%에 불과했으며, 광고를 보고 구매하고 싶어진다는 응답도 17%에 그쳤다. 기술 이용률 88%와 광고 신뢰도 14% 사이의 거리는 AI 마케팅이 아직 풀지 못한 숙제를 그대로 드러낸다. AI가 만들었다는 사실이 소비자에게 흥미로운 정보일 수는 있어도, 지갑을 열게 하는 신뢰의 근거가 되지는 못하는 단계다.
OTT, 광고를 품다—광고형 요금제의 정착과 미디어 지형 변화
이번에는 생성형AI만큼 일상생활에 깊숙이 들어온 OTT 얘기다. OTT는 이미 TV를 대체한 일상 미디어로 자리를 굳혔고, 이제는 광고 매체로서의 역할까지 흡수하고 있다. CJ메조미디어의 동일 조사 시리즈 OTT 편에 따르면 소비자의 50%가 주 4회 이상 OTT를 시청했고, 일평균 시청 시간은 59분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전 연령대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연령이 높아질수록 의존도가 올라가 50대에서는 91%로 정점을 찍었다. 10대의 82%와 대비되는 수치다. 세대가 올라갈수록 플랫폼을 탐색하기보다 검증된 서비스 하나를 고수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이번 조사에서 OTT 광고형 요금제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65%로 집계됐다. 요금을 낮추는 대신 광고를 감수하는 이 모델이 일부 층만의 선택이 아닌 주류 구독 방식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KT나스미디어가 같은 시기 발표한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서도 OTT 광고형 요금제 구독률이 59.7%로 집계돼 두 조사가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광고 형식별로는 콘텐츠 시작 전 재생되는 프리롤 광고의 주목도가 58%로 가장 높았고, 시청 중간에 삽입되는 미드롤 광고가 50%로 뒤를 이었다. 콘텐츠 몰입 직전과 시청 흐름 안에서 모두 광고 효과가 유효하다는 근거다. 이 흐름은 방송광고 시장의 장기 침체와 맞물려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전체 광고 시장에서 방송광고 비중은 2014년 36.3%에서 2023년 17.6%로 반 토막 난 반면, 디지털 광고는 같은 기간 29.9%에서 60.7%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광고 예산이 이동하는 방향은 명확하고, OTT는 그 목적지 중 하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 김현정 리포터
- vegastar0707@gmail.com
- 저작권자 2026-06-15 ⓒ ScienceTimes
관련기사

뉴스레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