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도시인공지능연구소는 미국 MIT 센서블 시티 랩과 공동으로 진행한 '도시와 인공지능'(Urban AI) 연구 결과를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라이프위크 2025'(Smart Life Week 2025) 전시에서 공개했다고 29일 밝혔다.

KAIST와 MIT는 도시의 주요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해석하는 'Urban AI 공동연구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우선 첫 번째 프로젝트로 '도시의 열과 매출' 연구를 통해 기후 변화가 도시 상권과 소상공인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했다.

서울 시내 426개 행정동별 96개 업종에 대한 매출과 날씨 등 3억개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기온과 습도 등의 기후 요인이 업종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했다.

연구에 따르면 편의점 업종의 경우 총 426개 행정동 중 64.7%는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기후 중립 지역'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5.3%는 기후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기후 민감 지역'에 속했다.

이는 편의점 업종의 영업 환경은 지역별로 기후 영향 편차가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각 지역과 업종별로 기후 변화에 얼마나 잘 적응하고 회복할 수 있는지를 점수화한 '도시의 회복력'(Urban Heat Resilience) 지표도 도출했다.

이를 통해 어느 지역이 기온 리스크에 강한 상권인지 등 지역별 상권의 회복력 수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해당 예측 모델은 KAIST가 자체 개발한 기술로, 앞으로 보스턴·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와의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의 개업 전략 수립과 도시 기후 리스크 대응 정책 마련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MIT의 글로벌 프로젝트 '필링 네이처'(Feeling Nature)의 서울 확장판으로, 스트리트뷰·지도·위성 이미지 등으로 측정한 도시 환경 데이터와 시민 설문 데이터를 결합해 도시 설계에 있어 숲이나 공원 면적을 계산하는 수준을 넘어 시민이 느끼는 '정서적 회복력'(emotional resilience) 등도 반영하도록 했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AI를 활용해 온도·습도·매출 등 데이터를 소리로 변환하는 '데이터 소니피케이션'으로, 시각장애인 등도 정보 접근이 가능한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 기술로 주목받았다.

이번 연구를 후원한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은 "KAIST와 MIT 등 세계적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도시 환경과 시민 삶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뜻깊은 성과를 거뒀다"며 "이번 연구가 시민의 관점에서 도시 변화를 이해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