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는 지난 29일 ‘디지털 파워 2022, 가을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이번 컨퍼런스는 ‘디지털 전환점에서 미래와 전략을 묻다’를 주제로 우리 사회가 마주하고 있는 변화에 대응한 미래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강연으로 마련되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 전반에 부상한 아젠다를 ▲디지털 관련 기업 및 국가의 경쟁 환경 ▲기업과 사회의 변화 ▲신기술의 등장 등 세 개의 세션으로 나누어 폭넓게 다루었다.

디지털 전환점, 우리의 위치는?
컨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올해에 이어 2022년에도 인공지능,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세계 주요국들과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신기술을 전략 기술로 도입하고,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등의 발 빠른 대처를 하는 추세다. 독자적인 기술과 디지털 운영체계를 개발하여 디지털 파워를 선점하려는 각축전이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점에 선 지금, 우리의 현 위치를 진단하고 미래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소장은 “디지털 전환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박 소장은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의 ‘디지털 전환 인덱스 보고서’를 인용하여, 아직 우리나라 기업들은 디지털 성숙도가 낮고, 디지털 전환에 대한 기업의 전략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서 충돌하는 여러 갈등 요소들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박 소장은 “앞으로 디지털 역량을 함양하고, 플랫폼 발전전략 및 제도를 마련하며, 디지털 소외와 격차를 축소하는 이른바 ‘따뜻한 디지털 사회’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업과 사회 환경의 변화
현재 세계는 디지털 패권을 둘러싸고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디지털 기술 경쟁에서 벗어나 플랫폼 및 콘텐츠, 핀테크 등을 대표로 한 데이터 경제로까지 확장하는 추세다.
김상배 서울대학교 교수는 이러한 양상을 분석하며 “이제는 좁은 의미의 기술 패권경쟁이라기보다는 넓은 의미의 디지털 패권경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기술 이슈와 국가 안보 이슈와 맞물리게 되면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은 반도체 산업과 그린테크, 바이오·제약 산업에서 크게 두드러진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플랫폼과 안보기술 경쟁에 불꽃이 튀는바, 인공지능 알고리즘, 데이터·클라우드 플랫폼을 대표하는 기술과 5G 통신장비를 앞세운 사이버 안보 및 우주기술 안보 경쟁이 미·중간 패권 경쟁의 주요 이슈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아직까지는 미국이 기술 우위를 선점하고 있지만, 중국이 급속하게 추격하면서 이 경쟁 구도는 더욱더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디지털 패권경쟁 세션에서는 ‘디지털 대전환과 글로벌 통상환경의 변화’, ‘중국 화웨이 홍멍 OS 전략’, ‘빅블러 시대의 글로벌 플랫폼 거버넌스’를 주제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디지털, 신기술이 가져온 사회의 변화
디지털 기술이 사회의 모습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디지털 사회로 진입하면서 떠오른 가장 큰 화두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신기술이 등장할 때 그랬듯이 이전과는 다른 사회상을 전망한다. 대표적으로 노동시장과 노동환경, 직무 내용 및 고용환경 등 노동에 변화가 감지된다. 디지털로 기술의 격차, 그리고 그에 따르는 불평등도 그렇다.
이명호 대재연구재단 자문위원은 “이 같은 사회 변화에 대해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사회적 합의와 담론이 형성되고, 시스템 개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미래 사회의 담론을 생산적·긍정적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가치의 전환, 갈등에 대한 숙의 프로세스, 그리고 사회 시스템 개혁이 동반 시행될 것을 제안했다.

이어지는 마지막 세션에서 ‘신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김진형 인천재능대학교 총장은 ‘인공지능이 가져온 사회의 변화에 대응하여 우리 교육의 초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강연했다. 김 총장은 먼저 인공지능 생태계를 분석하면서 우리 교육이 공략해야 할 지점들과 교육의 책무를 강조했다.
강신천 공주대학교 교수는 "현재의 교육이 2030년 이후의 사회를 살아갈 인재를 길러 내는 데 적합한가?"라는 의문을 제시했다. 강 교수는 디지털 사회로의 진입 이후 교육 패러다임은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미래 학교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탈 규모의 학교, 언스케일드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김현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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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11-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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