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개최된 ‘제49회 과학의 날 및 제61회 정보통신의 날 기념식’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과거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은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을 통한 국가발전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마련된 기념식에서 과학과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자들을 포상했다.
박근혜 대통령, 국회의원, 과학기술·정보통신계 주요인사와 정부포상 수상자 및 가족 등 700여 명의 참석했으며, 대한민국 발전의 뿌리인 원로 과학자에 대한 존경의 뜻과 공로자들을 향한 감사가 전달됐다.
“과학기술전략회의 대통령 산하기관으로 신설할 것”
박근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국가 차원의 R&D 전략 수립을 위한 ‘과학기술전략회의’를 대통령 산하기관으로 신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50년 전 이 자리에 KIST가 설립되던 당시,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를 갓 넘은 아시아의 최빈국 중 하나였지만, 기술보국의 신념과 열정으로 도전한 지 반세기 만에 세계가 인정하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강국이자,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보유한 과학기술과 ICT 분야의 강점을 잘 활용한다면, 핀테크와 바이오헬스, 자율주행차 등 분야에서 충분히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젊은이들에게 새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정부는 신기술, 신산업 창출과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와 관행을 과감하게 철폐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R&D 투자의 방향과 전략을 마련하고, 출연연과 대학, 기업이 각자의 역할에 맞게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연구비를 배분, 관리, 평가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강력한 국가 R&D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우리 R&D 투자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대통령인 내가 직접 주재하는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에 젊음 바친 원로과학자 한 자리에 모여
이날 기념식의 식전행사로 박 대통령과 1세대 원로과학자들의 환담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환담에는 1966년 키스트 설립부터 함께 한 김은영(79), 김훈철(83), 문탁진(82), 안영옥(84), 윤여경(81) 박사와 원자력연구소 원로 과학자인 장인순(76·원자력) 박사가 함께 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해외 한인 과학자 유치에 따라 선진국에서의 생활을 포기하고 귀국한 인사들이다.
박 대통령은 이들 원로과학자들과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의 KIST 설립의 의미를 높이 평가하며, 당시의 ‘추억’을 공유했다. ‘한국 원자력의 아버지’라 불리는 원자력연구소장 출신의 장 박사는 2000년 국제사회에서 핵 무장 시도라는 의심을 산 우라늄 분리 실험을 주도했다.
박 대통령은 “조국의 부름에 기꺼이 응해서 장비도 제대로 없는 어려운 환경에서 연구개발에 젊음과 인생을 다 바친 분들이 계셨던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안영옥 박사는 1965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린든 존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과학고문이었던 도널드 호닉 박사에게 전달했던 편지를 박 대통령에게 전했다. 당시 호닉 박사를 단장으로 한 6명의 조사단은 한국을 방문해 키스트 설립에 필요한 사항을 조사한 바 있다.

과학기술·ICT 진흥 유공자 120여명 포상
정부포상식에서는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국가정보화, ICT융합 유공자 121명에게 훈·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시상이 이뤄졌다. 오준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와 이희국 LG 상근고문, 정연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책연구위원은 과학기술 진흥에 기여한 공로로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았다.
오준호 교수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인간형 로봇을 개발하고 국제재난로봇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희국 고문은 나노융합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고, 정연호 위원은 원자력 기술 자립과 수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은 민동필서울대 명예교수, 우상선 (주)효성 사장,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이홍금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전희동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소장이 수상했다.
민동필 교수는 기초과학 역량 강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 확보를 위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조성에 관한 내용을 제안하고,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우상선 (주)효성 사장은 화학산업 발전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헌신한 전문가로 탄소섬유, 폴리케톤, 첨단전자재료 등을 독자 연구 개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영수 원장은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전주기적 서비스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현장 기술지원 강화로 중소중견기업 경쟁력을 향상시켰음을 인정받았다. 이홍금 연구원은 쇄빙연구선 건조·운영, 극지연구 인프라 확대, 국제공동 연구망 운영, 북극권 국가와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극지연구 글로벌화에 이끌었다.
전희동 소장은 지난 30년간 RIST에서 제철산업에서의 환경, 부산물활용, 에너지 및 CO2 저감 분야의 기술개발을 이끌어 이 분야 국내 철강업계의 기술력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밖에도 과학기술훈장 웅비장 6명,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7명, 과학기술훈장 진보장 8명, 과학기술포장 8명, 대통령 표창 18명, 국무총리 표창 24명 등 총 79명이 정부 포상을 받았다.

한편, 이날 미래창조과학부는 KBS 드라마 장영실의 주연을 맡았던 배우 송일국 씨를 '과학기술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송일국 씨는 “과학기술을 얼마큼 투자하고 육성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저는 생각했다”며 “이런 중차대한 일을 맡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최고의 국가가 될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열심히 홍보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 조아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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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4-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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