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을 위해 복무하라(为人民服务)'이는 한 때 중국을 호령하며 인민의 아버지라 불렸던 마오쩌둥이 남긴 유명한 어록으로, 현재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 북동쪽에 자리한 이 지역 최대 문화창의산업지구 '따산즈(大山子) 798예술구 및 751 D-PARK' 홈페이지를 열람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구다.
자유를 생명으로 하는 문화와 과학, 창의 교류 지역을 대표하는 홈페이지에 한때 억압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문구가 표출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이 일대가 가진 시대적 사명과 역사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듯 보여지는 문구다.
실제로 이 일대의 역사적 의미는 오 천년 중국 역사 가운데 700여년의 세월을 수도로 군림한 베이징의 수 많은 사연 가운데서도 특별하다.
지명에 따라 '따산즈'로 불리기도 하지만 흔히 798로 불리는 이 지역 명칭은 과거 운행됐던 군수 공장 번호였다. 또 798과 접하고 있는 751 D-PARK 역시 과거 군수 물자를 생산하던 공장터로, 지금도 751 D-PARK 입구에는 당시 군수물자를 실어 나르던 거대한 기차가 멈춰서 있다.
하지만, 2차 세계 대전이 종료된 이후 1970년대부터 생산을 멈춘 이 일대는 한 동안 낙후되어 버려진 골치 덩어리에 불과했다. 이후 저렴한 토지와 광활한 규모의 공장터를 활용하기 위해 찾아든 가난한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전시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예술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실제로 이곳의 존재가 중국 정부에 알려지고, 국가차원의 계획적 개발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불과 10여년 전에 시작됐다.
오히려 지난 2005년 베이징 시정부는 이 일대에서 진행되던 예술가들의 예술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섬유 공장을 짓는 철거 및 재개발 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6년, 베이징 시정부는 돌연 이 일대를 국가사업 예술구 지정 정책을 지원받아 베이징시 제1의 '문화창의산업집중구역'으로 지정한다. 이 같은 계획 변경에는 베이징 시정부에 앞서 당시 매년 평균 10만명 이상 찾아드는 전세계인들의 관심이 주요한 작용을 했다.
특히 2007년 베이징을 방문한 당시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은 천안문, 만리장성에 이어 798 예술구를 찾았다. 당시로는 베이징 문화국에서도 생소했던 이곳에 대해 외국 VIP가 보여준 관심은 매우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중국 정부는 2008년부터 진행된 '제11차5개년경제사회발전계획'을 통해 본격적으로 798 일대에 5억 위안(약 11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개발 지원금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기초 시설 보충을 위한 공공서비스 시스템 구축과 세무, 세관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공공서비스센터 건설, 주변 도로 지질 공사 및 주차장 건설, 낡은 지하 파이프 및 전선 교체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국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현재의 모습을 갖춘 이 일대는 약 100만m2의 광활한 토지 위에 예술 갤러리, 카페 등이 속속 들어섰으며, 최근에는 뉴욕타임즈, 포춘지 등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문화적 상징성이 있는 예술도시'로 꼽히며, 베이징의 문화 중심지로 거듭 성장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798예술구의 발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국제적인 행사들이 이 곳에서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751 D-PARK 내에 자리한 '751 LIVE TANK'에서는 ‘제1회한중문화과학창의세미나(韓·中文化科技創新合作讨论)’ 및 ‘한중디지털테마파크협력MOU체결’을 위한 행사가 개최된 바 있다.
당시 행사는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 한국문화원, 주중한국문화기업협의회, 북경시조양구과학기술협회, 751 D-PARK, 북경시과영무선과기유한공사, 북경만흥디지털기술유한공사 등 한중 양국의 후원 하에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이곳에서는 한중과학기술협력 행사 뿐 아니라, 다양한 한중 문화 교류행사도 진행됐다. 지난 2014년에는 한중 수교 22주년을 기념해 ‘한중 드라마 OST 콘서트’가 성대하게 개최된 바 있다.
더욱이 당시 행사는 중국에서 최초로 개최된 드라마 OST 콘서트로, 한국가수 대표 가수들은 물론, M4M, 왕즈페이(王紫菲), 시펑, 진린(金霖) 등 중국을 대표하는 가수들도 함께 자리한 바 있다.
매년 활발한 한중 협력의 장으로 활용되는 798 예술구와 751 D-PARK를 찾아오는 국내외 관람객의 수는 지난 2015년 기준 집계된 수치만 100만명이 넘어섰다.
한 때 베이징 시정부에게 낙후된 골칫거리 지역에 불과했던 이곳이 어엿한 베이징 최고의 예술구로 명성을 쌓는 지역으로 발돋움 한 것이다. 그만큼 이 지역이 베이징 시민들에게 주는 상징성은 매우 크다.
더욱이 1환부터 6환까지 정부 주도 하에 둥근 환 구조로 구성된 계획도시 베이징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수요로 구성된 자연발생적 지역은 매우 드문 형태가 분명하다.
그렇기에 과거 노후됐던 공장 지역에 '자연발생적'으로 들어선 예술 갤러리와 751 D-PARK로 대변되는 과학 창의지구가 갖는 경쟁력은 향후에도 이곳의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 중국(북경) = 임지연 통신원
- 저작권자 2016-02-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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