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에서 요구하는 채용 자격은 어떻게 돼나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애틀랜타(미국 조지아주) 다운타운에 위치한 하얏트 리전시호텔 그랜드볼룸. 조지아텍(GeorgiaTech)에서 바이오메디컬을 전공하는 윤상준 씨(가명.24)는 졸업을 1학기 앞두고 재미과학기술자협회(KSEA)가 마련한 취업박람회장을 찾았다.
마침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서 올 가을쯤 관련 분야의 연구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란 최태영 선임연구원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졸업 후 한국에 돌아가 연구기관에서 일하고 싶어요. 마침 출연연구기관들과 주요 기업 연구소들을 한 자리에서 직접 상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는 “요즘처럼 취업이 어려운 때에 이런 기회를 만들어 준 KSEA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과학기술자 취업박람회는 올해 한미한인과학기술자학술회의(UKC) 의 주요 행사 가운데 하나로 마련됐다. KSEA는 ‘지역 한인 사회와 함께 한다’는 취지 아래 미국 동남부 지역의 젊은 한인 이공학도들을 위해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국내 연구기관에는 해외 인재풀 활용의 범위를 높이는 혜택을 주고자 했다.
KSEA는 이를 위해 구직자들은 사전에 관련 웹사이트를 통해 박람회 참가 회사에 이력서와 기타 지원 서류를 미리 접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접수된 구직자의 서류와 기업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 매칭시스템을 거쳐서 선별된 후보들과 참가 회사를 연결시키고, 행사 기간 동안 심층 인터뷰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공계 학생 및 젊은 과학기술자들이 기업과 연구소의 채용 담당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해 지역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희망하는 미국 조지아 및 동남부 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이공학도들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한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CJ, LG화학, GS칼텍스 등 주요 기업 연구소들이 부스를 차리고 현지 유학생과 교민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했다.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울산과기대 등도 참가해 연구소 소개와 인재발굴에 적극 나섰다. 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 만도기계, SKC, 세원아메리카 등 조지아·앨라배마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도 대부분 참여했다.
한인들의 우수성은 미국 현지에서도 잘 알려져있다. 미연방수사국(FBI)과 페르미 엑설레이터 연구소 등 미국 정부기관도 이번 잡페어에 참가해 한국인 과학기술 인재들을 대상으로 구인활동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FBI 채용담당자인 미셀 하베이씨는 “컴퓨터와 IT 관련 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FBI를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에 본사를 둔 델타항공도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판촉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당초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6시로 예정했으나 오전부터 밀려드는 구직희망자들로 인해 주최측에선 점심도 거른 채 이들을 맞이해야했다.
강종길 만도아메리카 부장은 “개설한 지 불과 1시간 만에 벌써 15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UKC2015 취업박람회 담당 박상혁 박사도 “많은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등록했는데 미처 등록하지 못한 많은 분들이 이력서를 지참하고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참가 연구소 측은 연구소가 바라는 인재상과 현황들을 소개하며 유능한 인재를 찾았고, 구직자들은 다양한 일자리 정보를 수집했다.
참가한 기업들은 실력있는 인재들을 다수 만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력들이 많았다는 것.
이번 잡페어에 참가한 한 연구소 관계자는 “예상 보다 좋은 인재들을 발견했다”며 “이 가운데 일부는 현지인터뷰를 거쳐 채용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잡페어를 준비한 재미과기협 조지아지부 권봉경 지부장은 “조지아·앨라배마 지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과 현지 기업들을 많이 참여시키려고 노력했다”며 “과학자들과 기업 양쪽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 미국(애틀랜타) = 권영일 통신원
- 저작권자 2015-08-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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