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제19회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을 찾아온 관람객들은 갖가지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있었다. 특히 나만의 황금 핸드폰 캐릭터 고리 만들기, 통통 튀는 나만의 LED탱탱볼 만들기, 넘어지지 않는 나만의 팽이 만들기 등 개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 ‘나만의 것’ 만들기에 열광했다.
이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메이커 운동’과 연결된다. 메이커(Maker)란 개인 스스로가 필요한 물품을 만드는 DIY(Do It Yourself)의 일종으로,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고 사용하고 공유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만들기 실습 체험으로 ‘메이커문화’ 공유해
이번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도 이 같은 메이커들의 공유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대한민국과학기술창작대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프로젝트 그룹 MANDLE의 김용현 씨도 이번 과학창의축전에서 부스를 운영하며 만들기를 공유하고 있었다.
“제가 해보고 싶은 것을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메이커 활동을 해왔는데, 그러다 보니까 함께 할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렇게 사람들에게 저의 메이커 활동을 보여주고 공유하면 언젠가는 함께 메이킹 할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했지요. 미래의 잠재 메이커들을 발굴한다는 생각에서 메이킹 프로그램 부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용현 씨가 참여하고 있는 ‘과학기술창작대전’ 부스에서는 전기적 만들기에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납땜을 실제로 해보고, 그것으로 미니선풍기까지 만드는 작업에 도전할 수 있다. 위험하고 몸에 해롭다는 이유로 일반 가정에서는 쉽게 해볼 수 없는 납땜작업이기 때문에 참가자들의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메이커 프로그램을 실습해 볼 수 있는 워크숍이나 체험활동을 통해 메이커 운동 확산에 힘쓰고 있다는 김용현 씨는 “작년 창작대전에서 이동과 보관이 쉬운 서류가방 형태의 드론을 만들어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 지금도 해커톤이나 메이커톤 등에 자주 출전하면서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자신이 만든 드론을 더 업그레이드 해서 실제로 사용가능도록 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다.
찾아가는 메이커 스페이스 ‘팹 트럭’도 인기
또 다른 메이커들의 공유 현장은 바로 ‘팹 트럭’이었다. 이것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3D프린터와 3D스캐너 등 디지털 장비와 기자재 등을 트럭 안에 설치해 이동성을 높이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살린 ‘개방형 시제품 제작소’다.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도 ‘팹 트럭’이 떴다. ‘팹 트럭은 제작(Fabrication)과 실험실(Laboratory)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3.5톤 트럭에 모든 장비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따로 체험부스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찾아가는 실험실인 셈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장비의 시연 장면을 관람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MDF를 레이저 커터기로 잘라서 아이들이 우주선 모형을 만들어보고, 아이들이 디자인한 그림을 비닐 커터기로 잘라서 옷감에 프린팅하는 작업도 해볼 수 있었다.
이날 직접 만들기 체험 활동에 참여했던 이채은 학생(성저초5)은 “제가 그리고 디자인한 모형들이 레이저 커터기로 한 번에 잘리는 것을 보니까 너무나 신기했다”며 “디지털 장비를 이용하면 어렵게만 생각됐던 만들기가 좀 더 쉬워질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고 말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5-07-31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