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상태에 도달했다. 그런 만큼 개인의 문서관리나 일정 규모의 조직 혹은 기업 등의 업무포털 등에서도 국내 제품이 사용되는 비중은 높아졌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의 내부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외산제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 정작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활약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다.
케이엠에스랩(주)(KMSLab)은 통합 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소프트웨어(SW)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기업이다. 국내 대기업의 업무포털 프로그램을 직접 관리할 정도로,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곳이다. 배희정 대표는 "기술이 발달하고 업무 전산화가 이뤄지면서 기업 내부 문건의 보안을 지키기 위한 안정적인 업무포털 시스템이 필수로 자리 잡은 만큼, 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야기 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국내 기업 신뢰도 높인 장본인
대기업 한 곳이 내부에서 사용하는 업무포털과 메일의 양은 과연 어느 정도가 될까. 그들이 메일 보내는 메일, 저장하는 문건 등 정보의 양을 가늠하면 아마 그 수치는 가늠조차 힘들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 정보 혹은 필요한 정보교환이 모두 서면으로 이뤄졌지만 지금은 업무 전산화가 이뤄지면서 온라인상에서 이러한 정보교환이 진행되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업무의 소통이 진행되는 만큼 편리성은 높아졌지만 모든 일은 동전의 양면이 있는 법. 보안을 지키는 일은 특히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일이 된 것이다.
그렇기에 기업 내부 문건을 지키기 위한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필수가 됐다. 케이엠에스랩(주)은 지난 15년 간 기업의 업무포털과 메일, 아카이빙 분야를 지원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케이포털 이피(K-Portal EP), 케이포털 모바일 하이브리드(K-Portal Mobile Hybrid), 케이포털 아카이빙(K-Portal Archiving), 케이포털 아이엠(K-Portal IM). 이들이 바로 케이엠에스랩이 개발하고 판매하는 제품이다. 이름들이 다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나, 이들의 근본은 바로 기업의 업무 포털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저희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B2B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대중에게는 다소 생소한 아이템일 수 있습니다. 주요 제품은 아카이빙 솔루션입니다. 기업 내부에서 오고 가는 파일들을 압축해 저장하는 시스템이죠. 최근에는 지난 15년의 시간 동안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제품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켜 모바일로도 업무를 볼 수 있는 모바일 하이브리드(K-Portal Mobile Hybrid) 시스템까지 구축했습니다.”
한 마디로 기업의 지식관리 시스템을 지원하는 업무인 셈이다. '지식전달을 IT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모토를 갖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지원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게 이곳 케이엠에스랩의 목표인 셈이다.
"저희 기업은 기존의 컨설팅 기업과는 접근방식을 조금 달리하고 있습니다. 기존 컨설팅 업체의 경우 기관 혹은 기업이 지식을 어떻게 잘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언을 해준다면 저희 케이엠에스랩의 경우 기업이 지식관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해 판매하는 거죠."
현재 케이엠에스랩의 주력제품은 아카이빙 솔루션인 ‘케이포털 아카이빙(K-Portal Archiving)’과 모바일 하이브리드 솔루션인 ‘케이포털 모바일 하이브리드(K-Portal Mobile Hybrid)’다. 배희정 대표에 따르면 아카이빙 분야는 이제 막 국내에서 태동한 시장이며 메일이나 문서 등을 백업할 때 중복되는 파일을 제거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와 빅데이터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회자되면서 기업들도 이러한 시스템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제품보다는 해외 제품에 더 기대고 있는 실정이에요. 국내 제품의 경우 아직까지 기술력이나 시장상황 모두 활발하지는 못한 상황이죠. 그렇기에 시장을 개척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발로 뛴 결과 국내 굵직한 대기업 등 총 40여 개가 넘는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실력과 신뢰로 무장하면, 통하는 법칙
케이엠에스랩을 창업하기 전, 배희정 대표는 주로 대기업에서 전산망 통합작업 업무를 주로 맡아 진행했다. 네트워크를 묶는 작업인 만큼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를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기술적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다. 노하우를 보게 되니 시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내다볼 수 있었고 2000년이 되면서 자신의 회사를 만들겠노라고 다짐하기에 이르렀다. 진짜 기술력을 가진 소프트웨어 기업. 이러한 회사를 만드는 것에 욕심이 생긴 것이다.
"이후 4명의 창립멤버를 모았습니다. 모두 실력자들이었죠. 당시 제 목표는 세계 유수의 소프트웨어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실력 뿐 아니라 규모 면에서도요. 하지만 이 분야가 쉽지 않아요. 국내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을 운영한다는 게 호락호락하지 않거든요.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도 종종 발생할 뿐 아니라 그러한 일이 비일비재하다보니 기업들이 지식재산권을 획득하는 것에 큰 의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졌어요."
기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술은 리스크(risk)가 크다는 점에서 많은 곳이 꺼리는 분야다. 대기업에서는 단 하나의 문건이 기업 생존을 좌우할 수도 있다. 헌데 만약 그러한 문건이 소프트웨어 지원 회사의 과오로 없어졌다면, 그 책임은 당연히 소프트웨어 기업에게 돌아가게 되고 책임 과정에서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정말 어려운 도전이었어요. 하지만 저희 기업의 기술력을 믿었습니다. 지식과 디테일, 전문성, 영향력, 태도, 비즈니스 등 지식을 IT적으로 잘 전달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제품이 하나 둘 개발되기 시작했죠. 점차 제품 라인업이 늘어나면서 기업도 성장했습니다. 그렇게 회사가 커 갈 즈음, 한 번 점검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해외 시장에 대한 대비였죠."
앞서도 언급했듯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대부분은 특허를 얻는 데 큰 의지가 없다. 그것은 업계 전반에 걸쳐 있는 통념으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지식재산권을 지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희정 대표는 미국의 한 세미나에 참석한 후 이러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2013년 국내 한 기관에서 주관하는 행사로 실리콘밸리에 간 적이 있다"며 "그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모두가 특허에 대해 강조 하더라”고 운을 뗐다.
“사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특허 등록에 큰 의지를 보이지 않습니다. 등록을 해도 실질적으로 법원에 갔을 때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해외 기업들은 마인드가 다르더군요. 모두 저에게 특허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라고 이야기 했어요. 특허가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것이었죠. 그 이야기를 듣고 회사로 돌아와 국내외 특허 동향을 검토했습니다. 경쟁업체가 특허 등록을 어느 분야에, 그리고 얼마큼 등록했는지 파악했어요. 그래야 저희도 스스로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지 알 수 있으니까요. 정부기관의 도움을 받아 이러한 작업을 할 수 있었죠."
어느덧 회사를 창립한 지도 1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어려운 경기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약 30%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와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던 것에 대해 배 대표는 "직원이 곧 경쟁력"이라고 이야기 했다.
"저희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직원입니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는 직원 변동률이 매우 많아요. 하지만 저희 회사는 이례적으로 근속 기간이 긴 편입니다. 직원들이 잘 바뀌지 않으니까 고객들의 서비스 만족도도 상당히 높습니다. 직원이 장기근속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회사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죠. 이에 따라 회사의 성장에 대한 제 생각도 많이 변화했습니다. 처음에는 규모가 큰 회사를 만들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직원이 30명이어도, 20명이어도 좋습니다. 기술력이 있으면 돼요. 아카이빙 영역에서 세계적인 솔루션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합니다. 지식재산도 더욱 전략적으로 관리해야겠죠.”
- 황정은 객원기자
- hjuun@naver.com
- 저작권자 2015-03-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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