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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014-07-08

LED 조명에 창의성을 입혀라 IT와 결합해 문화 상품으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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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개관 100일을 기념해 특별한 ‘미디어 파사드’가 공개됐다.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란 ‘미디어’와 건축물 외벽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파사드’의 합성어로서, 건축물 외벽에 LED 조명을 설치해 동적인 그래픽이나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을 표출하는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의미한다.

주말인 지난 6일까지 일주일간 계속된 DDP의 미디어 파사드의 소재는 바로 이번주 목요일에 개봉되는 영화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이었다. DDP의 거대한 회색벽이 불시착한 우주선으로 변신했다가 갑자기 그 벽이 무너지면서 시작되는 미디어 파사드의 영상은 거대하고도 매우 실감나서 몇몇 관람객들은 허공을 향해 손을 뻗을 정도였다.

LED 조명의 가장 큰 장점은 전력 소비가 적다는 것이다. 빛을 내는 모든 광원은 에너지를 받아서 열 또는 빛으로 그 에너지를 변환하는데, 그 과정에서 빛으로 변화시키는 비율이 높은 광원일수록 전력 소비가 적다. 이처럼 에너지를 빛으로 변환하는 효율을 나타내는 단위가 lm/W인데, 백열등은 10~15lm/W, 형광등은 50~60lm/W, 그리고 LED는 160lm/W 이상이다.

제품 교체 주기를 나타내는 수명도 LED가 가장 길다. 백열등은 1,500시간, 형광등은 1만 시간 정도인데 비해 LED는 약 5만 시간이다. 뿐만 아니라 LED는 기존 형광등에는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수은 물질을 쓰지 않아도 되는 친환경이라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광화문에서 시연된 '광화문 빛 너울'이라는 미디어 파사드.
지난해 광화문에서 시연된 '광화문 빛 너울'이라는 미디어 파사드. ⓒ 연합뉴스

그런데 LED 조명은 저 소비전력, 장수명, 친환경 등 기존에 알려진 가치뿐만 아니라 앞에서 예로 든 미디어 파사드처럼 전통 조명이 제공할 수 없었던 예술적 가치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들어 IT 기술과 결합하여 여러 가지 콘텐츠를 담은 문화예술의 도구로 진화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DDP에서 행해진 이번 행사는 국내 최장 길이의 미디어 파사드로서 화제에 올랐는데, 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상품의 개발에도 미디어 파사드가 이용되고 있다. 지난해 8월 광화문과 주변 담장을 스크린화하여 시연된 ‘광화문 빛 너울’이라는 주제의 영상작품이 대표적인 예다. 광복절을 맞이해 시연된 그 영상작품은 미디어 파사드 기법 중 문화재에 대한 훼손 우려가 없고 전기 사용량이 적은 빔 프로젝트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형식의 도시 경관으로 각광

이처럼 IT 기술의 발전에 의해 미디어 파사드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최근에는 아예 건축 설계에서부터 일체화가 고려되기도 한다. 또한 영상 전달을 넘어서 스마트폰으로 건물 외벽을 모습을 바꾸거나 게임을 하는 등 관객이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의 도시 경관이 시도되고 있다.

LED는 광원의 크기가 작으므로 수 ㎜의 초박형 조명제품뿐만 아니라 선형이 아닌 곡선형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의상 같은 데 부착해 마음대로 예술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이를 공연 형식으로 응용한 것이 바로 LED 댄스 퍼포먼스이다.

LED 특수 의상을 입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단체 퍼포먼스를 펼치는 이 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마치 분신술을 보는 것처럼 몸과 팔다리가 따로 놀기도 하고 공중부양을 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근에는 LED 댄스 퍼포먼스에다 LED 조명으로 화려한 빛의 향연을 벌이는 미디어 퍼포먼스까지 더해 새로운 장르의 공연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대중 예술뿐만 아니라 클래식 공연장 안으로도 LED가 파고들고 있다. 지난 3월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인 ‘비디오콘체르토 No1’란 공연에서는 미디어 파사드가 등장했다. 무대 옆면과 뒷면, 천장에 있는 음향 반사판이 건물의 외벽 역할을 한 것. 이 음향반사판에는 프로젝션 맵핑 기술이 적용돼 원래 기능인 악기들의 소리를 반사시켜 객석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그 소리와 함께 영상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스크린의 역할도 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음악공연에서 영상이 음악을 받쳐주는 수동적인 역할을 해왔다면, ‘비디오콘체르토 No1’에서는 영상이 음악과 대등한 위치에서 함께 공연을 펼쳤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허청에 의하면 이처럼 LED 조명의 색과 조도를 조절해 다양한 효과를 시도하면서 조명의 효율적 제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조명 제어 시장도 점점 커져서 2011년 18억 유로였던 전 세계 시장규모가 2020년이면 77억 유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한 조명제어 분야의 국내 특허 출원건수도 2010년 670건에서 2013년 764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IT와 접목한 조명제어 분야의 출원은 2010년 93건에서 2013년에는 152건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전체 조명제어 분야 출원건수 대비 20%에 달할 정도이다.

외국에서 프로젝트 수주하는 기업 늘어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외국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LED 디스플레이 업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는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공사의 사옥에 들어갈 약 85억원의 LED 미디어 파사드 설치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지상 38층, 지하 2층 규모의 이 사옥 건물에 설치되는 미디어 파사드는 기후 및 바람, 시간 등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빛의 밝기와 색상이 자동적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기도 평택에 소재하는 지스마트란 기업은 전기가 통하는 전도 유리 상에 LED를 내장해 미디어 파사드 기능을 발휘하는 ‘스마트글라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즉, 유리라는 투명한 건축 자재를 TV처럼 화려하고 다양한 영상을 내보낼 수 있는 디스플레이로 변신시킨 것이다.

지스마트는 이 스마트글라스를 최근 중국 상하이 경제지구의 랜드마크 건물인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중앙 메인홀에 위치한 투명 엘리베이터에 설치했다. 때문에 이 엘리베이터는 밖에서 훤히 보이는 건 물론이고 언제든지 미디어 파사드 영상쇼를 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되었다. 지스마트는 올해 내에 스마트글라스를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10개국 이상의 랜드마크 빌딩에 수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조경제를 견인할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문화기술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LED 조명 제어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2~3년간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총 20개의 신규 과제 대상을 발표했는데, 공연 분야 중 ‘대규모 LED 빛 연출을 위한 통합 조명디자인 기술 개발’이란 과제가 포함된 것이다.

이성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LED 조명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시장을 창출해 나가기 위해서는 LED 광원과 엔진 등에서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디자인, 문화예술적 감각 등을 아우르는 창의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성규 객원편집위원
2noel@paran.com
저작권자 2014-07-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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