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때 사용하는 위치확인시스템 즉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이제 필수품이 되었다. 그러나 높은 빌딩 등 구조물이 밀집한 거리나 실내에서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에는 실내에서도 위치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선랜(Wi-Fi), 초광대역 통신(UWB), 근거리 무선통신(RFID) 등 무선 네트워크 시스템의 위치정보를 이용하는 것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큰 ‘실내 GPS 기술’
‘실내 위치확인(indoor positioning)’이라 불리는 실내 GPS 기술은 경제적인 효용가치 때문에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넓은 공간을 가진 상점이나 쇼핑몰 내에서 사용자의 위치를 확실하게 파악한다면 동선과 쇼핑 성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 맞춤식 광고나 즉석 할인쿠폰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구글은 ‘플로어 플랜(Floor Plan)’이라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미국과 일본 등지의 실내 지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무선랜을 통해 층 단위로 사용자 위치를 확인하는 관련기술도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최근 건물 내부의 보행자에 대한 위치추적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 ‘와이파이 슬램(Wifi-SLAM)’을 2천만 달러에 인수했다. 건물 내 모바일 지도 서비스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모션센서 활용해 실내 위치확인 기술 진일보
최근 거대 글로벌 기업이 아닌 무명의 벤처기업이 모션센서 기술을 활용해 실내에서도 사람이나 물건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산업기술 전문매체 테크놀러지리뷰(Technology Review)는 “호주의 GPS 전문기업인 내비센스(Navisens)가 모션센서(MEMS) 기반의 실내 위치추적 기술을 개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특정한 무선 신호 없이도 쇼핑몰 속 소비자를 추적하거나 불이 난 건물에서 소화기를 찾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핵심은 건물 내의 특정 인프라에 방해받지 않는 기술이다. 애셔드 도니키안(Ashod Donikian) 내비센스 CEO는 “모션센서 측정 시스템은 3가지 가속기와 3가지 자이로스코프 등 여러 가지 센서로 구성되어 있다”며 “센서가 중력과 각회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면 소형 컴퓨터가 계산 알고리듬을 이용해 물체의 위치, 방향, 상태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소화기를 대상으로 한 모의 화재 실험에서는 스마트폰만으로도 별 어려움 없이 건물 내에서 소화기의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 애플리케이션 내부에 소화기의 위치정보가 미리 입력되어 있어 움직임에 관한 데이터를 적용하기가 수월했기 때문이다. 화재진압을 하는 소방관에게는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랜 신호정보를 이용한 실내 위치추적 기술
국내에서도 실내 위치추적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GPS 신호가 도달하지 않는 곳에서도 실내의 무선 통신을 활용해 물체나 사람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과학기술 전문포털 파이즈(PHYS)는 한동수 전산학과 교수 연구진이 무선랜 신호정보를 이용해 실내에 있는 목표물의 위치를 오차거리 거의 없이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실내에서 수집된 무선랜 신호정보와 스마트폰 사용자의 주소정보를 활용해 스마트폰의 고유한 접근주소(AP)를 알아내는 방식이다.
한 교수는 “현재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위치확인 기술은 500~700m 정도의 오차가 있다”며 “구글이나 애플에서 최근 개발한 무선랜 위치확인 시스템(WPS)도 35~40m의 오차가 발생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10m 이내로 훨씬 정교하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실내에서의 층수도 구분할 수 있다. 게다가 이미 설치돼 있는 무선랜 신호중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기지국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지금 즉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연구진은 “응급 구조서비스, 실종자 탐색, 분실된 핸드폰 찾기도 가능하다”며 “게다가 세일 정보나 할인쿠폰 정보 제공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김준래 객원기자
- joonrae@naver.com
- 저작권자 2013-04-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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