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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04-06

네트워크를 알면 세상이 보인다 진화하는 네트워크의 실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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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정하웅 석좌교수에 따르면 네트워크란 점(點)과 선(線)의 연결이다. 점이란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구성요소를 말한다. 선이란 구성요소들 간의 관계를 말한다. 인간을 예로 들면 각각의 인간이 점이고, 인간관계가 선이다.

단백질과 같은 유기체 속에도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단백질 네트워크 분석 연구를 통해 신약 개발, 불치병 치료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정 교수는 단백질 간의 네트워크 지도를 통해 특정 유전자의 잘못된 부분을 규명하고, 더 나아가 질병 간의 상관관계(질병 네트워크)까지 규명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 인터넷 상의 네트워크의 모습이 일방적으로 항공망을 닮았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한국을 찾는 항공기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인천공항 항공기 이·착륙 게시판. ⓒScienceTimes

실제로 정하웅 교수는 자신의 이론을 적용, 지난 2007년 8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와 공동으로 (가상세포를 이용해) 생명체의 필수 대사물질을 발굴하고 생명 활동의 항상성에 핵심이 되는 강건성(robustness) 문제를 규명한 바 있다.

지구촌 네트워크는 지금 ‘빈익빈 부익부’ 현상

네트워크로 이어진 연결망을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세계 어떤 사람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정 교수는 외국 연구결과를 인용, "지구상의 어떤 두 사람이 네 명의 중개인을 거치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직접 만나 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연세대와 공동으로 한국인 간의 네트워크를 조사한 바 있다. 한국인의 경우 한 단계가 줄어들어 세 사람만 거치면 대통령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정하웅 KAIST 석좌교수

그러면 이 네트워크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을까. 가장 쉽게 그 모습을 찾아낼 수 있는 곳은 인터넷이다. 인터넷에는 수많은 웹이 있다. 1999년까지 그 수를 헤아렸으나, 지금은 그 수가 너무 많아 그 수치를 추정조차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수많은 웹들 사이에 끊임없는 연결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이 항공망과 비슷하다. 공항을 보면 비행기들이 몰리는 공항이 있고, 한국의 일부 지방공항처럼 파리를 날리는 공항도 있다. 웹들 사이의 관계가 이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

정 교수는 지금 인터넷 상에 형성되고 있는 웹들 간의 네트워크가 일방적으로 항공망과 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웹에 집중적으로 접속이 몰리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구글과 같은 거물 웹들에게 접속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구글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1996년 스탠포드 대학원생이었던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은 논문을 준비하면서 인터넷 검색 기능에 의문을 품게 된다. 많은 사용자들이 접속하고 있지만 만족할 수 있는 검색 서비스를 찾기 힘들다고 보았다.

웹의 진화로 네트워크 지배구조 가중

구글이 나오기 전까지 인터넷 세계를 지배해온 웹은 '야후'였다. 그러나 스탠포드 대학원생들이 새로운 검색 사이트 ‘구글’을 만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야후의 자리를 빼앗고 인터넷 세상 판도를 극히 짧은 기간 동안 뒤바꿔놓았다.

구글이 인터넷 세상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구글 만의 독특한 검색 시스템 때문이었다. 다른 웹들과는 달리 구글 검색엔진은 검색 빈도가 많은 것을 찾아가는 시스템이었다. 검색 빈도의 수에 따라 순위를 매긴 후 그 결과에 따라 페이지 랭크를 가동했다.

500개의 변수와 20억 개의 용어가 있는 세밀한 공식을 사용해 객관적인 웹 페이지 순위를 계산하면서 동시에 검색 결과가 실제로 '관계가 있는 문서'인지 정확도까지 검색했다. 이런 방식으로 검색 점수가 높은 웹 페이지를 선별해 링크를 걸어놓았다. 그 결과 세계인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정보망이 구글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후에 다른 웹들도 구글의 검색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지만, 당시 상황에서 수시로 검색 결과가 바뀌는 구글 검색 서비스는 경쟁자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이 시스템을 갖춘 후 구글은 가만히 앉아 들어오는 정보를 정리한 후 그 내용을 사업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인터넷 세상은 단순 형태의 검색 서비스만으로 존립 자체가 불가능한 지경이다. 데이터의 우선 순위를 나타내는 구글의 페이지 링크, 아마존의 도서 리뷰 시스템, 이베이(e-Bay)의 평판(reputation) 시스템 등과 같은 것들은 이미 과거형이 돼 버린 웹 2.0 범주에 포함된다.

지금은 웹 3.0 시대다. 이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과 전망이 나올 수 있지만 과거의 검색 서비스를 훨씬 넘어서는 단계인 것만은 분명하다. 누가 휴가 계획을 잡는다고 하자. 과거 네티즌들은 여행 정보를 찾기 위해 비행기와 호텔, 현지 가이드 등에 대해 일일이 검색을 해야 했다.

웹 3.0 시대는 그런 번거로움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한 번의 검색 서비스로 세부 일정과 여행 경비, 예약 및 결제에 이르기까지 한번에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최근의 디스플레이, 동영상 등 IT 관련 기술 발전과 더불어 웹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 같은 웹의 변화는 곧 네트워크의 변화를 의미한다. 웹들 간의 격차가 더 커지면서 ‘빈인빈 부익부’ 항공망과 같은 인터넷 네트워크의 굵은 선들이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4-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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