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학교폭력 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이날 발표 후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은 서울 청운중학교에 직접 방문해 100여 명의 교사, 학부모, 학생들 앞에서 이번 종합대책에 대해 묻고 답하는 대담 시간을 가졌다.
‘학교폭력, 이주호 장관이 SNS로 답하다’란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대담은 인터넷으로 생중계됐으며, 이주호 장관과 한국교육개발원 박효정 박사가 교과부 SNS(페이스북, 트위터)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이번 SNS 대담의 주요 질문들을 통해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알아본다.
▲ 6일, 청운중학교에서는 교과부 이주호 장관이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학교폭력, 이주호 장관이 SNS로 답하다’ 대담이 진행되었다
- 피해학생이 보복을 당하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피해를 받았을 때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하는데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서 피해를 수집하는 기간에 2차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대책은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학교장 권한으로 출석정지를 시키는 등 강한 징계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학교 폭력 문제가 신고되면 반드시 피해자가 보호되고 해결된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 피해학생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이뤄지나?
"과거에는 피해 학생들에게 치료비 보상이 제대로 안 된 경우가 많았다. 이번 대책에서는 학교안전공제회에서 일단 학교 폭력 사태가 일어나면 먼저 치료비를 지원하고, 나중에 판결이 나면 가해자 부모로부터 보상을 청구하는 ‘先치료지원 - 後처리시스템’을 추진하고 있다. 입법 법안을 제출했고 2월 국회에서 통과되면 신학기부터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처벌을 강화하되 가해자가 학생인 점을 잊지 말고 교육과 연계해야 한다. 가해학생의 경우 학교생활기록부에 징계사실이 기록되어 인성을 성적 기록하듯이 기록하고. 선행을 많이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면 그 기록도 중하게 여겨야 한다. 이번 일을 통해 학교 현장에서 지덕체를 강조하는 인성 교육이 실천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 교육과학기술부 이주호 장관
- 가해학생 유급조치는 어떻게 이뤄지나?
"사실 지금까지 유급제가 없었다. 출석 정지가 수업 일수의 1/3에 달하면 유급인데, 10일 이내, 연간 30일 이내로 제한해왔다. 폭력을 해도 크게 처벌당하지 않는다는 생각에서 심하면 유급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학생들에게 갖게 하면 징계 차원에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급의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고려해 나갈 생각이다."
- 가해학생 재발방지 프로그램이나 교육 스케줄을 만들 생각은?
"좋은 지적이다. 이에 대해선 특히 학부모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버지 어머니가 함께 갈 수 있도록 학교에서는 학부모 대상 교육을 일과 후에 진행해서 일 년에 한두 번씩은 학교 설명회나 모임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지 못하면 직장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찾아가는 학부모 교실’ 등을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 학생들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교사의 역할을 중시한다고 했다
"학교폭력도 담임교사의 원할한 대처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교사들이 많은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복수담임제'의 도입으로 인성 및 교육의 역할 분담을 통해 생활 지도가 수월하게 진행되도록 제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부담임에 대한 역할을 확실히 정해줄 생각이다."
- 학교폭력을 은폐할 경우 학교에 대한 처벌은?
"이번 대책을 통해 학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따라서 이에 따른 책임도 필요하다. 앞으로는 교사들이 학교폭력을 은폐할 경우, 성적을 조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대한 범죄라고 보고. 4대 비위(금품 향응 수수, 성폭행, 상습폭행, 학생 성적 관련 비위)에 못지않게 엄격히 조치할 것이다.
과거에 학교 정보 공개 시 학교폭력자치위원회의 징계 건수도 포함되게 했는데 그것이 역작용해서 학교폭력 문제가 은폐되곤 했다. 경찰청 117 신고 체계를 확립한 지금, 이를 확인한다든지, 학교 폭력 조사도 학급에서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전수 조사를 가정 내에서 작성하고 보낼 때도 교육개발원으로 보내는 식으로 추진해 학교폭력 실태 파악을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하게끔 할 것이다."
▲ 대담에는 SNS를 활용하고 있는 교사, 학부모, 학생 100여 명이 함께 자리해 이 장관의 발표를 경청했다. 이 장관은 자리에 참가한 학부모들에게 가정의 역할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 학생인권조례, 학교폭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활규칙을 지키는 일은 인성 교육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교과부의 일관된 입장은 두발이나 복장은 학교 단위로 교사-학생-학부모가 충분히 협의해 결정할 문제라는 것이다. 복장이나 두발에 대해서도 의외로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 공동체에서 적절한 규범을 만들어 내고, 나아가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원칙에 맞다고 생각한다."
- 게임 등 유해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방안은?
"심각한 게임 중독은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 게임 시작 후 2시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게임이 종료되도록 하는 쿨링 오프제(Cooling off)나 아이핀 인증 확대를 통해 제도 보완을 해나가야 한다. 교과부는 여성가족부와 함께 분기별로 게임물에 대한 합동조사를 실시해서 결과를 게임물 심의에 반영할 계획이다."
- 일진과 지역의 폭력조직 연계 문제는?
"일진의 경우 폭력의 강도가 세다. ‘일진경고제’를 통해 일진 징후가 높은 학교부터 집중해서 뿌리 뽑는 전략을 사용하겠다. 일진회 문제는 관할 경찰서장이 직접 지휘하여 맡게 된다."
- 예체능 활동 확대에 대한 구체적 생각은?
"중학생은 에너지가 넘치는 질풍노도의 시기다. 이 에너지를 스포츠를 통해서 발산시킬 수 있게 한다면 인성 교육의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학교 1,2학년의 수업 시수를 3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릴 생각이다. 현재 학생의 40%가 가입되어 있는 학교 스포츠클럽도 확대해 학생 한 명이 하나의 스포츠클럽에 가입할 수 있도록 추진할 생각이다."
- 체육 시간 활용 대책은?
"수업 확대를 스포츠클럽 중심으로 해서 학생들이 체육을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계획이다. 지금 스포츠 간사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 인원을 4천 명 정도로 늘리고, 주말에는 이 스포츠 간사와 함께 스포츠 리그전을 치를 수 있도록 구성할 생각이다."
- 가해 학생이나 피해학생들이 앞에 있다면 하고 싶은 말
"학생은 행복해야 할 시기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길 바란다. 가해자도 심적으로 힘든 걸 안다. 이제 정말 학교가 책임지는 체제로 가니까 혼자 힘들어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에게 내놓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모두를 시스템의 피해자로 생각한다. 기성세대들이 잘못하고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데에는 면목이 없다. 교과부가 앞장서서 학교폭력 문제를 최대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