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장 학원을 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과연 수학과학이 재미있을까. 어떻게 가르쳐야 수학과학이 매력적인 학문이라는 걸 알려줄 수 있을까. 지금도 이런 고민을 하는 선생님이 적지 않을 것이다. 6일, 과학교사 40여명이 전국에서 모였다.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된 2011년 올해의 과학교사상 시상식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올해의 과학교사상은 수학과학교육의 활성화, 과학문화 확산 등에 공헌한 교사들을 발굴‧시상함으로써 이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제정된 상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올해 수학과학교육분야 25명, 과학문화 분야 15명 등 총 40명의 과학교사를 선정하였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강혜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창의적 인재와 과학기술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지식기반사회에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미래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창의적 인재 발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며, "수상자들처럼 헌신적인 노력을 해준 선생님들 덕분에 국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고, 많은 청소년들이 과학의 꿈을 키우고 과학의 미래를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조율래 연구개발정책실장은 축사를 통해 "미래 한국을 위해서는 초등학교 학생때부터 과학자의 꿈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라며 "오늘 참여한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올바른 나침반의 역할을 해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40명의 교사와 그 가족들의 축하 속에서 이뤄졌다. 특히 상을 받는 자리에 가족 두 명이 함께 올라가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해당 교사의 아들 또는 딸, 부인 또는 아버지가 함께 상장과 꽃다발을 받는 모습은 정겨웠고 축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사회자는 수상하는 여자 교사와 함께 시상대에 올라온 나이 지긋한 아버지를 향해 자랑스런 따님을 두셨다며 축하하기도 했다.  


이날 수상한 교사들은 정규교육과정에서 과학수학교육 진흥에 기여하거나 대외활동을 통해 창의력 향상 및 과학수학탐구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은 교사들이다. 그들을 바라보면 눈을 반짝이며 수업이나 실험에 참여하고 있을 학생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기 위해 교재를 새롭게 만든 선생님, 소외지역 아이들이 과학체험을 할 수 있도록 찾아가 가르쳐준 선생님, 수업내용을 독창적으로 개발한 선생님 등 올 한 해에도 과학선생님들의 활약은 빛났다.
 
수학과학교육분야의 상을 받은 박정희 교사(충남 계룡시 금암초등학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상적인 교육철학을 강조했다.

"아이들은 자연현상을 이해하고 체험하는 과학교육을 통해서 과학실력만 향상된 게 아니었어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어요. 요즘 교육계에서 STEAM(융합인재교육)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저는 과학이 STEAM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과학 안에 모든 게 다 있어요. 이론도, 기술도, 예술도 있어요. 그 과정에서 창의력도 기를 수 있죠."

@img10@박정희 교사는 농산촌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과학의 흥미를 일깨워주는데 기여하였으며, 게아재비의 호흡관 원리, 천연항생제로 사용할 수 있는 엿기름 등 아이들과 함께한 놀라운 실험 결과를 전국과학전람회에 출품하기도 했다.

역시 수학과학교육분야의 상을 수상한 이승우 교사(서울 선유초등학교)는 아이들에게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생활하자. 정해진 정답은 없다"라고 말한다며 "지구가 태양주위를 돌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듯이 우리가 정해진 정답이라고 생각한 것들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2003년부터 시행되어 올해 9회째를 맞은 과학교사상은 매년 4~50명을 선정해왔으며 올해까지 372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수상자에게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과 상금 500만원, 소속학교에는 실험실습 장비, 과학도서 등을 구입할 수 있는 지원금 300만원이 지급되며 연강재단의 후원으로 해외연수 기회도 주어진다.

2011년 올해의 과학교사상 분야별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 수학·과학교육 분야 (25명)
△ 초등학교(10명)
▲이승우(서울 선유초) ▲양규모(부산 부흥초) ▲김기범(대구 화원초)
▲노태기(대구 화남초) ▲임근광(광주 하남중앙초) ▲이기주(경기 선일초)
▲이환규(경기 매탄초) ▲김남순(충북 원평초) ▲박정희(충남 금암초)
▲박상웅(경남 웅동초)
△ 중학교(7명)
▲김국진(서울 문현중) ▲박은지(대구 경서중) ▲김석중(인천 만수중)
▲김원강(광주 대성여자중) ▲김막순(울산 천곡중) ▲김만용(충남 서산중)
▲오상진(경북 구룡포여자중)
△ 고등학교(8명)
▲권순현(서울 서울미술고) ▲윤미선(서울 신도림고) ▲이진승(서울 서울고)
▲임수진(서울 한성과학고) ▲김종희(부산 부경고) ▲박웅서(경기 동남고)
▲정영희(전북 전주공업고) ▲류시경(경북 경산과학고)

○ 과학문화 분야 (15명)
△ 초등학교(5명)
▲김준희(부산 성남초) ▲안광호(경기 김포초) ▲최지숙(강원 면온초)
▲박춘연(전남 백수서초) ▲우용배(제주 제주삼성초)
△ 중학교(4명)
▲김대용(대전 호수돈여자중) ▲정종호(경기 대안중) ▲엄태호(강원 해안중)
▲이재붕(충남 청라중)
△ 고등학교(6명)
▲최동열(대전 대전과학고) ▲이세훈(경기 성일고) ▲최현주(경기 일산대진고)
▲이민희(강원 도계고) ▲임진모(전북 근영여자고) ▲황진석(경남 경남과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