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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8-12-04

전신 스캔, 단 한 번으로 해결 기존 장치 단점 보완한 이미징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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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단층촬영장치(CT)’는 지난 1970년대에 처음 개발되어 획기적 의료기기로 인정받은 이미징 시스템이다. 수많은 환자들이 CT의 도움을 받았지만, 성능면에서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CT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전신 스캔 방식의 이미징 시스템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상용화를 앞둔 전신스캔 장치인 익스플로러 시스템 ⓒ UC Davis
상용화를 앞둔 전신 스캔 장치인 익스플로러 시스템 ⓒ UC Davis

첨단기술 전문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미국과 중국의 연구진이 30초 정도의 촬영 시간으로 전신 스캔이 가능한 이미징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새로운 이미징 시스템은 수십배나 민감한 센서를 이용해 기존의 CT가 파악하기 어려운 다양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관련 기사 링크)

기존 단층 촬영장치의 약점인 처리속도를 개선

CT는 X선이 발생되는 원통형의 장치에 환자를 눕게 한 후 신체 곳곳을 촬영하는 검사 방법이다. CT가 탄생하기 전만 하더라도 신체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이미징 시스템은 흔히 X레이라 부르는 촬영장치 밖에 없었다.

신체 내부를 들여다 보기 위해서는 수술밖에 없었던 시절, X레이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신체 곳곳에서 발생하는 증상을 파악할 수 있는 신개념 장치였다. 물론 약점도 갖고 있었다. X레이는 환부(患部)를 정면으로 촬영하는 장치여서 뼈나 장기들이 겹치는 경우 선명한 영상을 얻기가 어려웠던 것.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장치가 바로 ‘CT(Computerized Tomography)’다. 신체를 가로로 자르는 횡단면상을 X선 촬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뼈나 장기가 겹치는 것을 피하면서 훨씬 더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기존 CT(우)와 익스플로러 시스템의 스캔 범위 비교 ⓒ UC Davis
기존 CT(우)와 익스플로러 시스템의 스캔 범위 비교 ⓒ UC Davis

CT에서 한발 더 나아간 이미징 시스템으로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PET-CT)’가 꼽힌다. 양전자를 방출하는 방사성 의약품을 환자에게 투여한 후 이를 단층으로 촬영하는 장치인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를 이용하여 영상화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PET-CT는 PET로 촬영한 영상과 CT로 촬영한 영상을 합친 것이라 보면 되는데, 이렇게 두 영상을 하나로 합치게 되면 해부학적으로 보다 선명한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PET-CT가 시장에 선을 보였을 때만 하더라도 CT가 안고 있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이미징 시스템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아무래도 두 개의 시스템이 촬영한 영상을 합치다 보니 판독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나타난 것이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UC)와 중국의 UIH(United Imaging Healthcare) 소속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기존의 이미징 시스템에 탑재된 센서에 비해 수십배가 빠른 센서를 개발하여 판독과정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이미징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신약 부작용 및 질병 전파 과정에 대한 추적 가능

미국과 중국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지난달 열린 물리화학 분야의 한 학회에서 프로토타입 형태의 신개념 이미징 시스템에 대한 영상을 공개했다.

익스플로러(Explorer)라는 이름의 이 신개념 이미징 시스템은 작동을 시작한지 20~30초 만에 사람의 신체를 전부 스캔하는 능력을 선보여 참석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공동연구진이 공개한 두 번째 동영상에서는 환자의 다리 정맥에 포도당을 주입했을 때 위쪽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제공하여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포도당의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성능에 대해 UC대의 ‘사이먼 체리(Simon Cherry)’ 박사는 “암을 포함한 질병의 진행 상황을 추적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라고 밝히며 “질병 외에도 마약이나 독극물 같은 물질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제약회사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할 때 기존의 이미징 시스템 방식으로는 부작용 증상의 탐지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익스플로러 시스템을 사용하면 약물을 방사능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신체의 어느 부위를 지나가고 있는지를 감시할 수 있으므로, 그 농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익스플로러 시스템이 스캔한 신체 전신 이미징 ⓒ UC Davis
익스플로러 시스템이 스캔한 신체 전신 이미징 ⓒ UC Davis

또한 임상 시험 단계에서의 가장 중요한 변수, 즉 약물이 종양 등 특정 부위에 도달할 수 있는지의 여부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신체 기관 일부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 역시 파악 가능하기 때문에 실패 가능성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립스틱이나 자외선 차단제처럼 신체와 직접 접촉하는 화장품들의 나노입자 중에서 체내에 오랫동안 쌓이는 입자는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고, 면역세포나 줄기세포를 활용하는 세포 기반 치료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체리 박사는 “익스플로러 시스템을 통해 그동안 머릿속에서 상상만 했던 신체 탐험 방법을 빠르게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다”라고 언급하며 “특히 사망 원인들 중에서 항상 1위를 차지하는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었는지를 검사하는 목적으로 유용하다”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짧아진 스캔 시간 덕분에 기존의 PET-CT로 하는 검사보다 방사선 노출량이 대폭 적어졌다는 점도 익스플로러 시스템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1호 상용화 제품으로 제조되고 잇는 익스플로러 시스템은 내년도에 캘리포니아 지역에 설치되어 연구 목적으로 사용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12-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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