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마다 필요한 위치에 물 높이의 기준이 되는 수준점(benchmark)을 표시해놓고 바닷물의 표면, 즉 해수면 높이를 정확히 측정하려 애를 쓰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육지의 높이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도 북동쪽, 네팔과 중국(티베트) 국경에 솟아 있는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는 8848m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있는 ‘버즈 칼리파(Burj Khalifa)’로 828m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이 해수면의 위치가 계속 올라간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로 곳곳에 있는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지난 100년 동안 해수면 높이가 14cm 올라갔다. 그러나 평균 높이가 다 다르다. 해역에 따라 들쭉날쭉할 정도로 높이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바닷물 온도 올라가면 해수면 급상승
16일 ‘사이언스 뉴스’는 해역에 따라 해수면 높이가 다른 다양한 이유를 분석해 게재했다.
그에 따르면 해수면 높이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다르게 나타난다. 해수면 온도 상승, 육지가 솟아오르거나 가라앉는 지각변동, 지구 자전 등이 그것이다.
1차적인 이유는 해수면 온도 상승이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물 분자의 크기가 커지면서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인근 해역의 해수면 높이가 다른 해역보다 더 높이 올라간다.
반면 그렇지 않은 해역에서는 해수면 상승속도가 완만해지는 현상을 보이게 된다.
지난 2017년 과학자들은 ‘지구물리학 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를 통해 “약화된 계절풍(monsoon wind)으로 인해 북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고 해수면이 급상승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계절풍의 힘이 줄어들면서 해수 순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상적인 순환이라면 깊은 바다에 있던 차가운 물이 수면으로 올라와 해수면 온도를 낮춰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다.
현재 아라비아 해(Arabian Sea)의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면서 인도양에 있는 섬나라 몰디브공화국 주변 해역의 해수면이 급격히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30년 뒤인 2100년 섬 전체가 물에 잠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상대적으로 해수면 상승이 매우 완만한 지역도 있다. 지각변동 때문이다.
지구 내외부의 다양한 움직임으로 지각 모양이 바뀌게 되고 이로 인해 해수면 높이 역시 들쭉날쭉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북서부 지역이 대표적인 경우다. 이 지역은 2만 년 전 다른 지구 북반구처럼 거대한 빙하들로 뒤덮여 있었다.
그러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무거운 압력이 사라지고, 눌려 있던 지각이 재반등하기 시작했다.
지진, 지각, 폐기물 등에 따라 크게 달라져
과학자들은 땅이 솟아오르는 현상을 ‘그레이시얼 리바운드(gracial rebound)’라고 한다.
이 리바운드 현상으로 인해 해발고도(height avove sea level)가 올라가고, 결과적으로 해수면 높이가 비교적 느리게 상승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국 서부 해역인 대서양의 체서피크 만(Chesapeake Bay)에는 정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원인은 인근 버지니아, 메릴랜드 주 지역이 원래 빙하의 무게로 인해 삐져 올라왔던 지역이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사라지면서 솟아올랐던 땅이 가라앉고 있는 중에 인근 해수면 상승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물침대에 압력이 가해지면 전체적으로 표면이 가라앉지만 같은 압력으로 인해 군데군데 튀어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역대 최악의 자연재해로 기록되고 있는 2004년 수마트라-안다만(Sumatra-Andaman) 지역의 대지진 역시 해수면 높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지진은 인근 지역 땅의 모습을 더 경사지게 만들었고, 인근 해역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구 자전도 해수면 높이를 불규칙하게 하는 원인이다.
지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1시간에 15°씩 회전하게 되면 규칙적이어야 할 바닷물의 움직임에 변화가 일어난다. 북반구에서는 오른쪽으로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휘는 코리올리 효과(Coriolis effect)가 나타난다.
이는 어떤 해역은 급상승하고, 어떤 해역은 여물통처럼 내려앉는 불규칙한 현상을 말한다. 여기에 뭍에서 강줄기를 타고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이를 약화시키는 변수로 작용한다.
때문에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지역이라도 주변 자연환경에 따라 해수면 높이가 변화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가 지난 6월 24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된 바 있다.
주변 지각상황과 해류 흐름, 강의 위치 등에 따라 해발고도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한편 해수면 온도가 해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또 다른 원인으로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폐기물 증가, 대규모 간척사업 등 사람과 관련된 요인을 빼놓을 수 없다.
기후온난화의 재앙인 해수면 상승이 다각적인 이유로 가속화하고 있는 중이다.
- 이강봉 객원기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8-08-16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