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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황정은 객원기자
2013-04-12

약용식물의 세계를 만나다 중앙과학관, ‘약용·허브식물 체험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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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여기서 향기가 나요!”
“이게 바로 허브식물이라는 거야.”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국립중앙과학관 생물탐구관에는 견학을 나온 아이들의 웃음으로 가득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발간 40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약용·허브식물 체험전'을 개최한 자리였다. 

400년 전 발간된 '동의보감'의 우수성에 관심을 높이고 한반도에서 자라는 다양한 약용·허브식물을 소개하기 위해 진행된 이 체험전은, 허브향기의 종류와 약용으로의 활용가능성 등 다양한 테마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동의보간 발간 40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약용·허브식물 체험전'을 진행하고 있다. ⓒ황정은

특히 어린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한약차 시음과 허브 소금 만들기, 약초 탁본 찍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함께 마련했으며, 주말에 전시장을 찾는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해 허브 화분 만들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오는 5월26일까지 행사가 진행된다.

산삼·당귀·감초… 100여 점의 식물 전시

전시에서 선보인 약용·허브식물은 산삼과 당귀, 감초와 백선, 개시오, 박하 등 총 100여 점에 달한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식물들의 향기가 코 끝을 향긋하게 스치고 지나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들 식물의 향기는 우리가 아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것이 ‘타감작용(他感作用)’이다. 식물의 경우 동물처럼 직접 표정과 소리로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의 신변을 지킬 수 없으므로, 그것을 대신해 뿌리나 잎줄기에서 나름대로 해로운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이러한 화학물질은 이웃한 다른 식물의 생존을 막거나 성장을 저해하는데 이를 타감작용(allelopathy)이라고 한다.

우리가 실내에서 키우는 허브 역시 타감작용이 있다. 평소에 집이나 사무실 내에서 가만히 있으면 아무런 향이 나지 않지만 강한 바람이 불거나 인위적으로 슬쩍 건드리면 별안간 향기를 뿜어내는 것을 말한다. 

과학관 관계자는 “이는 침입자를 재빠르게 쫓아내기 위한 것으로 사람들은 이 냄새를 좋아하지만 실제로 스컹크가 내뿜는 악취나는 화학물질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냄새가 나오는 방식이 매우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잎이나 꽃, 열매 등에서만 향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잎부터 뿌리까지 모두 향기를 낸다.  식물의 꽃은 향기 혹은 악취 등의 냄새를 발산해 곤충을 유인한 후 꽃가루받이로 이용하고 열매나 줄기, 뿌리, 잎은 해충방제 등의 차원에서 냄새를 발산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식물의 냄새를  음식과 약의 재료 등 각종 산업에 이용한다.

잎은 식물의 에너지 생산 공장으로 다양한 향기를 저장하는 저장소다. 고추냉이, 배초향, 어성초, 방아풀, 생강 등의 잎은 독특한 향기 때문에 식용으로 하며, 약용으로 사용되는 파리풀잎은 살충제로 사용한다.

열매의 경우 해충방제와 씨앗을 퍼트리는 수단으로 다양한 냄새를 분비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귤나무와 유동, 참깨 등이 있다. 식용과 약용으로 널리 사용한다. 줄기가 이용되는 식물은 사탕수수와 계피나무, 황벽나무 등이며, 인삼과 더덕, 도라지, 당귀 등은 뿌리가 이용되는 경우다.

치료 목적의 허브식물

▲ 전시장에서 한 어린이가 '총명차'를 시음하고 있다. ⓒ황정은

향기가 있는 식물 중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하는 식물을 허브식물이라고 한다. 허브의 어원은 푸른 풀을 의미하는 라틴어 ‘허바(Herba)’에서 나온 것으로 외국의 고대 국가에서는 향과 약초라는 뜻으로 사용되곤 했다.

현대에 와서는 앞서 언급했듯 꽃과 종자, 줄기, 잎, 뿌리 등이 약품과 요리, 향료, 살균, 살충 등에 사용되는 초본식물을 허브라고 부른다.

이들 식물들의 향기를 측정하는 기계가 있을지 궁금하다. 과학관 관계자에 따르면 냄새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측정하는 기계를 만들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했지만, 아직 수치화하지 못한 상태다.

지금의 냄새 측정은 사람이 직접 냄새를 맡아보는 관능법으로 냄새의 호감도와 비호감도를 비교하는 방법만이 있을 뿐이다. 향기를 제조할 때에도 숙련된 사람들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제조에 나선다.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생물종 수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생물들은 그들마다 다양한 냄새를 갖고 있는데, 생물에서 추출한 천연향료는 합성향료보다 매우 독특하다. 이처럼 다양한 생물이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가 현재 우리가 당면한 숙제라고 할 수 있다.

황정은 객원기자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3-04-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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