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이식용 복제 미니돼지가 잇따라 생산되면서 돼지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하는 의료행위가 실현될 가능성이 커졌다.
돼지는 생리 및 장기의 형태가 인간과 가장 흡사해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이 앞다퉈 바이오 장기 생산연구의 매개체로 활용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을 중심으로 대학과 연구기관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동물이나 타인의 장기를 이식하면 인체는 이를 바이러스와 같은 침입자로 여겨 공격하는 일명 면역거부반응을 일으켜 장기이식을 어렵게 한다.
면역거부반응은 통상 수 분 내지 수 시간 만에 나타나는 초급성 면역거부반응을 시작으로 수일내에 발생하는 급성 체액성 및 급성 혈관성, 수일에서 수개월에 발생하는 세포성, 수년이 지나 발생하는 만성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이같은 면역거부반응을 없애는 기술이 바로 바이오 장기생산의 핵심이다.
농진청은 지난 2009년 5월 국내 최초로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알파갈(GalT)이라는 물질을 제어(knock out)해 장기이식용 복제 미니돼지 '지노(Xeno)를 생산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초급성 및 급성 면역거부반응 유전자 2개를 동시에 제어한 형질전환 복제 미니돼지 '믿음이'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믿음이'는 알파갈(GalT)이라는 물질을 제어하고 초급성과 급성에 관여하는 유전자(MCP, CD46)를 삽입(knock in)해 만든 다중 형질전환 미니복제돼지다.
이번에 생산한 '소망이'는 급성 혈관성 면역거부반응을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간유전자(CD73)가 돼지에서 나타나도록 개발된 것이다.
혈액 내부에는 혈액응고 억제 단백질이 존재하고 이 단백질 조절에 의해 혈액이 응고하지 않고 흐르는데 인간유전자 가운데 CD73이나 CD39, TFPI 등은 혈액응고 억제를 조절하는 대표적인 단백질이다.
특히 일반돼지의 장기가 사람에 이식될 경우 혈액내의 ATP(Adenosine Tree Phosphate)가 아데노신( Adenosine)으로 분해되지 않아 혈소판이 활성화되고 이식된 장기의 혈관내 혈액이 응고된다.
하지만 인간의 CD73 유전자가 도입된 형질전환 돼지의 장기가 이식되면 이 유전자가 혈액내 ATP를 아네노신으로 변환시켜 혈소판을 활성화시키고 혈액응고도 방지할 수 있다.
농진청은 내년에 4~5개의 유전자가 동시에 발현돼 세포성 면역거부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실험에 착수하는 동시에 지노, 믿음이, 소망이 등 형질전환 복제미니돼지를 활용한 다중 면역거부반응 형질전환 돼지생산에도 나설 계획이다.
형질전환 복제미니돼지를 서로 교배하는 방법으로 새끼돼지를 생산할 경우 2~3개의 면역관련 유전자를 동시에 제어할 수 있는 돼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하고 있다.
농진청은 이어 2015년까지 4단계의 거부반응을 모두 조절할 수 있는 미니돼지를 생산한 뒤 복제돼지의 대량 증식을 통한 축군 조성, 영장류 이식 실험 등을 벌일 계획이다.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장원경 원장은 "농진청,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바이오장기관련 사업단과 긴밀히 협조해 이종이식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바이오 장기연구는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동시에 축산업을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 (수원=연합뉴스) 강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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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7-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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