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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임동욱 기자
2011-06-24

가장 빠른 컴퓨터는 일본의 ‘케이’ 전 세계 슈퍼컴퓨터 500위까지 순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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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제작한 슈퍼컴퓨터 ‘케이(K)’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로 선정되었다. 미국과 독일의 공동연구진은 매년 6월과 11월 두 차례 전 세계 슈퍼컴퓨터의 연산능력을 평가해 ‘상위 500대 순위(Top 500 List)’라는 이름으로 발표하는데, 이번 제37회 순위는 지난 20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ISC 2011)에서 공개되었다.

1위는 일본, 2위와 4위는 중국, 3위와 6~8위 그리고 10위는 미국, 9위는 프랑스가 차지했다. 한국은 20~21위와 26위 그리고 42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2004년 이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슈퍼컴퓨터 투자에 소극적인 최근 일본의 경향을 살펴본다면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다.

1위를 차지한 케이(K) 컴퓨터의 이름은 숫자 경(京)을 뜻하는 일본어의 줄임말로서 1초에 1경 번의 연산을 해내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케이의 실제 초당 연산능력은 8.2페타플롭스(PFlps)에 달한다. 1초에 8천200조 번의 계산을 해낸다는 의미다.

이는 2위로 밀려난 중국 톈진(天津) 국립컴퓨팅센터의 ‘톈허(天河-1A)’보다 3배나 빠르며, 2위부터 6위까지 5대의 컴퓨터를 모두 합친 것보다 성능이 뛰어나다. 제조사인 후지쯔(Fujitsu)는 “향후 설비를 늘려 초당 1경 번의 연산능력을 뛰어넘겠다”고 밝혔다. 일반 데스크톱 성능의 1백만배에 달하는 수치다.

연산능력은 10위권 내 모든 슈퍼컴퓨터가 초당 1페타플롭스를 넘어섰다. △2위 톈허가 초당 2.6페타플롭스 △3위에 오른 미국 에너지부의 슈퍼컴퓨터 재규어(Jaguar)가 1.75 △4위 중국 셴젠(한국명 심천) 국립슈퍼컴퓨터센터의 네뷸레이(Nebulae)가 1.27 △5위 일본 도쿄기술연구소의 츠바메(Tsubame 2.0)가 1.19페타플롭스를 기록했다.

이어 6위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씨엘로(Cielo)가 1.11페타플롭스 △7위 나사의 플레이아데스(Pleiades)가 1.09 △8위 미국 국립에너지연구 컴퓨팅센터(NERSC)의 하퍼(Hopper)가 1.054 △9위 프랑스 원자력위원회(CEA)의 테라(Tera-100)가 1.05 △10위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실험실의 로드러너(Roadrunner)가 1.04페타플롭스를 기록했다.

일반가정 1만 가구의 전기사용량 맞먹어

슈퍼컴퓨터는 소형 컴퓨터를 수백에서 수천 대까지 연결해 성능을 높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기후를 예측하거나 지진 발생을 모델링하고 주식거래를 연결하는 등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쓰인다. 슈퍼컴퓨터의 성능이 뛰어날수록 더 큰 규모의 연구를 신속하게 끝낼 수 있어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 고베시에 위치한 물리·화학 고등연구소 리켄(RIKEN, 理研)이 사용 중인 ‘케이 컴퓨터’는 현재 672대의 서버 캐비닛 안에 6만8천544개의 중앙처리장치(이하 CPU)가 연결되어 있다. CPU 1개당 8개의 코어(core)가 탑재되므로 총 54만8천352개의 코어를 사용하는 셈이다. 경쟁 컴퓨터들보다 최소 2배나 더 많은 양이다. 프로세서(processor)라고도 불리는 코어는 연산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을 가리킨다.

성능이 뛰어난 만큼 전력 소모도 엄청나다. 케이는 9.89메가와트로 상위 500대의 평균 소모량인 543킬로와트의 18배를 넘는다. 순위 평가를 담당하는 미국 테네시대학교의 잭 동가라(Jack Dongarra) 교수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전기 사용량이 일반가정 1만 가구에 맞먹는다”며 “연간 에너지 비용도 1천만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소모량을 줄이려면 효율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전력효율 기술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상위 500대의 평균 전력효율은 1년 전에는 와트당 195메가플롭스였지만 현재는 248까지 상승했다. 상위 10위까지의 평균 전력효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464메가플롭스다.

보유대수는 미국, 유럽연합, 중국 순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다. 케이 컴퓨터는 CPU만으로 놀라운 연산능력을 보여주었지만, 2위와 4위 그리고 5위 컴퓨터는 그래픽 가속기를 별도로 부착해서 추가의 성능을 끌어냈다.

CPU 안에 더 많은 연산코어를 집어넣는 방법도 사용된다. 순위 내 슈퍼컴퓨터 중 46.2퍼센트는 CPU당 4개의 코어를 탑재한 쿼드코어(Quad-Core)를 사용했지만, 6개 이상의 코어를 탑재한 슈퍼컴퓨터도 42.4퍼센트에 달한다.

제조사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슈퍼컴퓨터 제조업체 크레이(Cray)사는 비록 1위 자리를 후지쯔에게 내주긴 했지만 10위 내에서만 3기의 슈퍼컴퓨터를 등재시켰다. 전체 500기 중에는 IBM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CPU 제조사 중에는 인텔이 77.4퍼센트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인 웨스트미어(Westmere)를 사용한 슈퍼컴퓨터는 지난해 56기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69기로 크게 늘었다.

500위권 국가 중에는 미국이 256기로 가장 많았고, 유럽연합이 125기, 아시아 전체가 103기로 뒤를 이었다. 유럽연합 내에서는 독일이 30기, 영국이 27기, 프랑스가 25기였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중국이 62기, 일본이 26기, 한국이 4기를 등재했다.

평가는 독일 만하임대학교, 미국 테네시대학교, 미국 미국 에너지연구컴퓨팅센터(NERSC)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다음번 순위 발표는 11월로 예정되어 있다.

임동욱 기자
im.dong.uk@gmail.com
저작권자 2011-06-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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