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지구가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단지) 내 신동지구와 둔곡지구로 정해졌다. 대덕특구에는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중이온입자가속기가 설립될 예정이다. 앞으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희귀동위원소 가속기(KoRIA: Korea Rare Isotope Accelerator)’는 부설 연구소로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중이온입자가속기는 중이온 빔을 가속하여 원자핵에 충돌시키거나 높은 에너지를 얻는 장치이다. 중이온은 원소번호 1번인 수소나 2번인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의 이온이다.
중이온가속기는 원소번호 1번부터 92번 우라늄까지 다양한 이온들을 가속입자로 사용할 수 있다. 가속시킬 때 질량이 무거울수록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자보다는 양성자가, 양성자보다는 중이온이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우주의 기원 밝혀낼 수 있을까KoRIA는 앞으로 기초연구에서 응용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구를 진행시킬 것이다. 기초연구는 주로 입자물리학이나 핵물리학에 집중하고 있다. 중이온 가속기를 활용하면 우주와 별의 과거를 밝혀내고,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고, 우주 원소지도를 완성하고, 핵의 대칭에너지를 연구하며, 방사성 동위원소를 연구하는 등 다양한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응용연구 분야에서는 기존에 X선으로는 불가능했던 암 치료연구, 단백질 구조 연구, 초미세 구조와 나노물성 연구, 신소재 개발 및 방사성 폐기물 처리기술 개발 등을 할 수 있다.
우주 생성의 신비를 풀 수 있는 동위원소 중 현재 인류가 발견하지 못한 것이 약 3~6천종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중이온 핵융합 반응을 이용해 빛의 속도처럼 빠르게 가속된 이온이 표적과 부딪칠 경우,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희귀동위원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희귀 동위원소란 방사성 동위원소 중 반감기가 매우 짧은 매우 불안정한 동위원소를 말한다.
중이온 가속기는 또한 초신성 중심부의 전자존재 여부를 검증하는 데도 쓰인다. 항성의 마지막 단계에 엄청난 폭발현상이 일어나며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을 초신성이라 하는데, 이 때 희귀동위원소들이 생성됐고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를 검증해 지구 여러 원소들의 생성 메커니즘을 파악하면 우주와 별의 생성과 진화의 과정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에 도움
지난 일본 원전사태이후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높아졌다. 그러나 국내 에너지 사용에 있어서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의존도는 약 34.1%로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이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원전 사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만약 중이온 가속기를 활용해 방사능 물질의 반감기를 단기간으로 감소시킬 수 있는 연구가 성공한다면, 고준위 폐기물을 중∙저준위로 낮출 수 있게 된다. 이는 원자력 안전성 및 폐기물 처리 문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이온 빔으로 암세포 사멸일반적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는 X선이나 γ선으로 암치료를 할 경우, 암세포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상세포까지 파괴한다. 그런데 가속기를 사용해 암을 치료하면 이런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실제 독일 및 일본에서 가속기를 활용해 암을 치료한 수천 건의 사례가 있다.
중이온 빔을 활용하면 피부와 같은 표면의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 하면서도, 내부에 있는 암세포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이동시켜 선별적으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 이는 뇌종양이나 안구 주변의 세포 등 위험한 부위에 대한 치료를 가능하게 만든다. 또한 중이온 빔으로 치료하면 고통이 느껴지지 않으며 수술이 아닌 치료로 출혈이 일어나지 않고 부작용이 없다.
- 조서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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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5-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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