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내핵은 바깥의 암석질 맨틀 층 속을 순환하는 열 때문에 녹기도 하고 얼기도 하는 중이라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최신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국제 연구진이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한 이 연구는 지구 내핵이 어떻게 형성됐으며 외핵은 어떻게 자기장을 형성하는 발전기 역할을 하는 지 이해하는 단서를 줄 것으로 보인다.
지구 중심부에서 표본을 채취할 수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지표 관찰과 컴퓨터 모델로만 추측했을 뿐 지구 자기장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지구 핵의 역학작용 전체가 판구조와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표면 관찰로는 드러나지 않는 것이다.
지구의 내핵은 고체 상태의 철로 이루어진 달 크기의 구(球)이며 그 주위는 액체 상태의 철-니켈 합금 등 보다 가벼운 원소들로 이루어진 매우 역동적인 외핵과 점성이 큰 맨틀층, 그리고 우리가 살고 있는 단단한 지각으로 둘러싸여 있다.
지난 수십억년동안 지구는 안에서 바깥을 향해 식으면서 녹은 철 성분의 핵이 부분적으로 동결되고 고체화하는 과정을 겪어 왔다. 내핵의 철분 결정체가 얼어서 고체가 되면서 내핵은 연간 1㎜ 꼴로 커지고 있는 중이다.
한편 핵이 식으면서 방출된 열은 대류 현상에 의해 맨틀층을 지나 지각까지 전달된다. 대류현상은 냄비 속의 끓는 물에서 보듯 온도가 높은 맨틀층을 표면으로 이동시키고 식은 맨틀층을 핵 쪽으로 이동시킨다. 이렇게 방출되는 열이 지구 발전기, 즉 지오다이너모에 동력을 제공하며 지구 회전운동과 합세해 자기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최근 내핵이 녹는 동시에 얼기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지구의 깊은 내부 온도가 식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는 논란거리로 남아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이런 의문에 해답을 제공했다.
이들은 외핵의 대류 현상을 컴퓨터 모델로 만들어 지진 자료와 종합한 결과 핵-맨틀의 경계 부위의 열 흐름이 맨틀층의 구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변화 폭이 너무 커서 맨틀층의 열이 핵으로 되돌아가 부분적으로 녹는 현상을 일으키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모델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 주변의 판 섭입대 밑에서 맨틀층의 바닥에 위치한 해양판의 저온 부분이 핵으로부터 엄청난 열을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맨틀층의 추가적인 온도 저하는 차가워진 물질을 밑으로 흐르게 해 외핵을 통과해 내핵 위에 동결되게 만든다.
반대로 최하층부의 맨틀층 온도가 평균보다 높은 아프리카와 태평양 밑의 광대한 두 영역에서는 핵으로부터 적은 양의 열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이들 지역 밑의 외핵은 온도가 높아져 녹아서 고형 내핵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만일 지구 내핵이 곳에 따라 녹는다면 내핵-외핵 경계 부근에 생기는 역학작용은 생각보다 더 복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는 내핵이 모든 영역에서 동결되면서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이지만 연구 결과 핵이 녹고 있는 영역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에서 맨틀층 쪽으로 열이 이동하기 때문에 내핵 물질은 여전히 전반적으로는 동결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고 있지만 이런 현상이 어디서나 균일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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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5-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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