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백만년 동안은 아프리카판의 북쪽 끝 부분이 유럽 판 밑으로 파고 들어가는 섭입 현상이 일어났지만 이런 움직임이 멈추고 이제는 거꾸로 유럽 판이 아프리카 판 밑으로 섭입을 시작해 두 대륙이 합쳐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가 나왔다고 BBC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연구진은 지난 주 빈에서 열린 유럽지구과학연맹(EGU) 회의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이것이 옳다면 새로운 섭입대가 탄생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중해 밑 아프리카판 북단의 차가운 고밀도 암석들은 이미 유라시아판 밑으로 모두 가라앉았지만 아프리카의 떵덩어리는 너무 가벼워 따라 들어가지 못해 들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런 상태에서도 두 대륙은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으며 따라서 지금은 유럽판이 아프리카판 밑으로 섭입을 시작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중해 지역의 지질학적 구조와 역사가 매우 복잡하다면서 현재 진행중인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즉 매년 2~3㎝의 속도로 느리게 진행되던 두 판의 접근은 동쪽 터키에서 일어난 두 판의 충돌로 부분적으로 중단됐으며 아프리카 대륙의 무게가 가벼워 더 이상의 섭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미 섭입을 끝낸 아프리카 판의 끝 부분이 떨어져 나가 맨틀층으로 가라앉았으며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유라시아판의 끝 부분이 지중해 건너 남쪽으로 끌어당겨지고 있는데 발레아레스 제도와 코르시카섬, 사르데냐섬, 크레타섬 등이 그 본보기이다.
또한 컴퓨터 모델은 이 모든 현상은 결과적으로 과거와는 반대 방향에서 섭입이 시작됐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진 관측으로도 이런 현상의 증거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즉 지진이 일어나는 단층면이 점차 남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는 것.
최근 일본 토호쿠 지역의 대지진으로 섭입대의 엄청난 잠재력이 드러났지만 지중해 지역의 지질 구조는 매우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편 유럽 과학자들은 지중해에서 쓰나미를 일으키는 지진은 환태평양 지진대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지난 1303년 크레타 섬에서 규모 8의 대지진이 일어나 헤라클리온과 알렉산드리아가 쓰나미로 황폐화된 역사가 있다면서 지진과 쓰나미 연구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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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4-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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