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 전반에 걸쳐 통용되는 성공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가 성격이다. 뚝심 있는 사람은 뚝심이 있는 대로, 재치 있는 사람은 재치가 있는 대로, 그렇게 성격에 어울리는 일을 할 때 비로소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에니어그램(enneagram)이라는 성격유형 분석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애니어그램은 사람의 성격을 9가지 유형별로 분류해 생활지도, 직업상담, 교육상담 등에 활용하는 심리검사다.삼성경제연구는 최근 이 같은 인간의 성격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경영에 도입시킨 보고서를 발간했다. ‘SERI경영노트 - 성격을 알면 변화가 보인다’가 바로 그것.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21세기에서 변화에 성공하는 기업 수는 전체에 20~25%에 불과하다. 기업의 변화 노력이 실패로 끝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직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해서라고 이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 연구소의 강우란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조직 구성원들의 성격을 모른 채 변화하자고 설득하는 것은 지피지기(知彼知己) 중 지기(知己)도 안 되어 있는 상태로 전장(戰場)에 나가는 것과 다름없다”며 “성격 정보는 구성원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조직 내 인간관계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변화를 창출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수석연구원은 따르면 성격 정보는 성격 유형 검사를 통해 도출하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성격유형검사인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검사의 경우 4대 선호지표를 기초로 모두 16가지의 성격조합을 제시한다.
16가지 성격조합 분석해 경영에 활용
“이러한 성격 정보를 개인 차원, 팀 커뮤니케이션 차원, 회사 차원의 변화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강 수석연구원은 먼저 개인 차원의 활용을 살폈다. 성격 유형은 개인이 직무와 직장 내 인간관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인의 직업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는 것.
강 수석연구원은 “나아가 사람들은 성격 유형에 따라 변화에 대한 자세가 다르기 때문에 관리자는 이러한 성격 정보를 고려해 각자에게 적합한 변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팀 커뮤니케이션과 관련, 강 수석연구원은 “성격 정보가 팀 성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고 밝혔다. 팀원들의 성격 분포가 특정 유형에 쏠려 있다면 팀 성격도 그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팀 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충분히 다양한 시각이 제기해 반영되기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 팀의 성격 분포를 염두에 두고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한쪽으로 치우치는 의사결정이 문제를 보완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계층 간 커뮤니케이션 불만, 성격에서 기인
강 수석연구원은 또 이 보고서에서 “성격 정보는 회사 내 계층 간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을 줌으로써 전략적 변화에 충실한 추진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계층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불만은 상당부분 성격 차에 기인하며, 대게 표면화되지 않은 채 침묵과 비협조를 초래한다.
강 수석연구원은 “최고경영층과 고위임원진 간 이해 부족이 심화하면 더 이상의 변화추진은 불가능해진다”며 홀마크 카드사를 예로 들었다. 이 회사는 최고경영진과 임원 계층 간의 성격 차가 상호 이해의 걸림돌로 작용했음을 발견하고 이를 솔직히 인정했다. 고객지향형 조직문화를 창출하는 데 힘을 집중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변화는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지만, 변화에 성공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기업들은 성격 정보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보의 상호성을 확보하고, 더 큰 변화 프로그램을 병행해 개인 중시 문화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 수석연구원은 주장했다.
- 권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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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2-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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