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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성규 객원기자
2011-02-01

소의 소화기관과 바이오연료의 미래 셀룰로스 분해효소, 바이오에탄올 산업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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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연료(Biofuels)는 바이오매스(biomass)로부터 얻는 연료이다. 바이오연료는 유가상승, 기후변화 등 화석 에너지 사용에 따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로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바이오에탄올은 당(설탕)으로부터 발효를 통해 알코올을 얻는 바이오연료의 일종이다. 에탄올은 그 자체로 자동차의 연료로 사용될 수 있지만 대개의 경우 가솔린 첨가제를 사용해 효율성을 높인다. 바이오에탄올의 원료로 주로 사용되는 것은 당을 함유한 콩, 사탕수수 등의 곡물이다. 이렇게 곡물을 원료로 한 바이오연료를 1세대라고 부른다.

콩, 사탕수수 등의 곡물을 원료로 바이오에탄올을 만드는 것은 그 자체로도 비싸지만 식용 작물을 연료로 사용함에 따라 곡물가격 폭등을 야기하는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됐다. 이에 비해 식용 원료가 아닌 비식용 바이오매스로부터 바이오에탄올을 만드는 것은 상대적으로 경제적이다.

셀룰로스 식물, 2세대 바이오연료로 각광

이런 점에서 식물의 셀룰로스(Cellulose)는 2세대 바이오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셀룰로스는 섬유성 다당류로 녹색 식물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 가운데 하나이다. 스위치그라스(switchgrass), 미스칸서스(Miscanthus), 대초원의 목초 등의 셀룰로스 다량 함유 식물은 콩, 사탕수수에 비해 비싸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셀룰로스로부터 바이오에탄올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셀룰로스를 설탕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한 가지 문제점은 셀룰로스를 분해할 효소의 부족으로 아직 산업화하기에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2009년 일군의 과학자들이 “합성생물학을 이용해 곰팡이로부터 셀룰로스 분해 효소 15개를 새롭게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이들 효소들은 높은 온도에서도 셀룰로스를 분해할 수 있는 것으로 타나났다.

높은 온도와 같은 극한의 조건에서도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은 바이오연료 산업의 경제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때문에 셀룰로스 바이오에탄올 산업은 극한의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효소에 대한 연구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유전체부(U.S Department of Energy’s joint Genome Institute) 에드워드 루빈 소장 연구팀은 셀룰로스 분해효소를 소의 소화기관에서 찾았다. 루멘(rumen)은 소의 4개의 위 가운데 첫 번째 위로 수백만 년 동안 셀룰로스를 설탕으로 분해하는 미생물이 넘치는 미지의 보고와 같은 곳이다.

앞서 연구팀은 흰개미를 대상으로 셀룰로스 분해효소를 연구한 바 있다. 흰개미의 소화기관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은 나무원료를 설탕으로 분해할 수 있다. 흰개미 연구의 단점은 연구재료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 가지 원인은 흰개미의 소화기관이 너무 작다는 점이다.

흰개미의 소화기관에 비해 소의 소화기관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미생물을 함유하고 있어 충분한 연구재료를 제공한다. 수백만 년 동안 소의 루멘에 서식하는 미생물들은 공짜로 소의 위에 서식하는 대가로 셀룰로스를 설탕으로 분해했다.

분해된 설탕은 소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루멘 연구의 어려움은 소의 루멘을 포함해 지구상의 모든 미생물의 99.9%가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없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메타유전학(metagenomics)’라는 방법을 활용했다.

예를 들어 소의 루멘에 서식하는 셀룰로스 분해효소를 가진 미생물을 채취한 뒤 이들의 유전자를 분석, 분석한 유전자 정보를 바탕으로 거꾸로 셀룰로스 분해효소(단백질)를 합성하는 것이다.

소의 소화기관에서 셀룰로스 분해효소 유전자 약 3만개 발견

연구팀은 소의 루멘으로부터 수집한 DNA를 분석해 약 3만개의 새로운 효소 후보군을 발견했다고 과학저널 ‘Science’ 최신호에 보고했다. 연구팀은 소의 루멘에서 셀룰로스 분해 미생물 채취를 위해 스위치그라스를 미끼로 사용했다.

스위치그라스는 셀룰로스를 다량 함유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루멘에 서식하는 셀룰로수 분해 미생물의 좋은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조그마한 나일론 가방에 스위치그라스를 가득 채운 뒤 피스툴라(fistual)라는 가는 관을 이용해 소의 루멘에 집어넣었다.

48시간 동안 소의 루멘에 나일론 가방을 방치한 뒤 다시 끄집어내면 스위치그라스에 달라붙은 미생물들은 셀룰로스를 분해하는 효소를 가진 미생물로 간주할 수 있다. 연구팀은 72시간 뒤 가방을 끄집어 내 스위치그라스에 달라붙은 모든 미생물로부터 DNA를 추출했다.

연구팀은 채취한 유전자의 양은 대략 268기가베이스(Gigabase)였는데 이는 인간 전체 게놈의 대략 10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구팀은 고성능 컴퓨터 기술을 적용해 이들 미생물 유전자들과 기존의 알려진 탄수화물 분해 효소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비교 분석을 통해 연구팀은 셀룰로스를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의 후보군으로 2만7천755개의 유전자를 확인했다. 또한 2만7천755개의 유전자 가운데 90개의 유전자를 선별한 뒤 실험실 박테리아 시스템을 이용해 이들 유전자를 단백질(효소)로 발현시켰다.

발현된 단백질이 실제로 셀룰로스를 설탕으로 분해하는 기능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한 결과 57% 가량이 셀룰로스를 분해한 것을 확인됐다. 루빈 소장은 “이번 연구는 바이오연료 산업에 긍정적”이라며 “셀룰로스 분해에 관련한 효소의 수를 2배 이상 증가시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의 방대한 미생물 유전자 정보는 셀룰로스 분해에 관여하는, 그동안 연구되지 못했던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가능케 할 전망이다. 이를테면 인간게놈프로젝트로 밝혀진 인간의 유전자 지도를 과학자들이 의학적 용도로 적용하는 것처럼 미생물의 유전자 정보는 바이오연료 산업의 새로운 도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메타유전학, 실험실 배양에서 놓친 생물다양성 기대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메타유전학’의 응용성도 일정부분 증명됐다. 메타유전학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샘플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환경으로부터 유전자를 분석한다는 의미에서 환경 유전학, 에코유전학 또는 커뮤니티 유전학이라고도 불린다.

전통적인 미생물학이나 미생물 유전학이 미생물 유전자의 클로닝을 통해 실험실에서 배양한 것에 의존했다면 메타유전학은 실험실에서 쉽게 배양되지 않는 미생물 또는 자연적인 환경 속의 미생물에 대한 연구를 가능케 한다. 이를 통해 메타유전학은 실험실 배양 방법에서 놓친 미생물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루빈 소장은 “메타유전학에는 바이오연료 생산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유용한 많은 정보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연구에서 셀룰로스 분해효소에 초점을 맞췄지만 우리의 자료에는 미생물의 다른 활동에 대한 정보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규 객원기자
henry95@daum.net
저작권자 2011-02-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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