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5천만년 전 온 바다에 가득했던 암모나이트들이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삼았다는 사실이 X-선 촬영을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과 프랑스 과학자들은 초정밀 3차원 X-선 사진을 통해 암모나이트의 잇새에 끼어 있는 아주 작은 달팽이와 세 종류의 미세 갑각류를 발견했다고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바쿨리테스 속(屬) 암모나이트 표본 3개를 프랑스 그르노블에 있는 첨단 유럽방사광가속기(ESRF)로 촬영해 턱과 빗살모양 치아들로 덮인 혀 같은 구조, 즉 `치설'(齒舌)의 선명한 영상을 얻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의 기술로는 암모나이트의 껍데기를 부수지 않고는 치설 표본을 얻을 수 없었고 껍데기를 부수는 과정에서 치설이 손상되게 마련이었다.
연구진은 "암모나이트는 매우 흔한 화석이라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이지만 실제로 그 생태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면서 이렇게 얻은 3차원 영상을 통해 암모나이트의 생태가 생생하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사진 분석 결과 한 암모나이트는 물 속에서 동물성 플랑크톤을 먹던 중에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많은 학자는 암모나이트가 물고기나 조개를 잡아먹었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했지만 이 사진으로 암모나이트가 크고 딱딱한 먹이를 잡아먹을 수 없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당시 바닷속에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살만큼 많은 산소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공룡의 멸종과 관련된 소행성 충돌로 바닷속의 플랑크톤 생산도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암모나이트는 오징어나 문어처럼 연체동물의 일종인 두족류에 속하지만 일부 암모나이트는 현존하는 가장 가까운 친척인 앵무조개처럼 나선형 껍데기를 갖고 있고 다른 종들은 바쿨리테스처럼 유니콘 뿔 모양의 가늘고 긴 직선형 껍데기에 싸여 있다.
이들은 약 4억년 전 지구에 등장해 현재 알려진 것만 수천종이 될 정도로 폭발적인 종의 분화를 겪으며 번성했으나 6천500만년 전 대형 공룡들과 함께 멸종했다.
학자들은 암모나이트가 오랜 세월에 걸쳐 이처럼 다양한 종으로 퍼져나간 덕분에 이들을 지질 연대 측정에 사용하고 있다.
-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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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1-01-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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