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이희승 교수팀은 분자의 자기조립 과정에서 분자간 인력을 조절하면 다양한 모양의 3차원 유기물 구조체들을 자유자재로 합성할 수 있다는 가설을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의공학이나 재료과학에서 광범위한 유기물 소자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적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무기물 나노물질의 경우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구조를 만드는 방법들이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펩타이드를 비롯한 유기물의 경우 자기조립체의 크기와 모양을 제어하는 일이 난제로 인식돼 왔으며 특히 펩타이드는 원형 이외 구조체는 만들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교수팀은 베타-펩타이드라는 비천연 펩타이드의 구조적 특징에서 착안한 새로운 자기조립 원리를 개발해 기존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던 풍차, 꽃잎, 사각막대와 같은 다양한 모양의 3차원 유기물 구조체를 합성했다.
이 교수팀의 이 같은 성과는 미국 화학회가 발간하는 'C&EN(Chemical & Engineering News)'지 9월 6일자에 소개됐으며 앞서 지난달 23일에는 화학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능성 인공 단백질 개발과 응용에 관한 연구를 계속 수행중"이라며 "분자기계를 설계하거나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자기조립 현상에 대한 이해를 촉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치 top-down 방식으로 깎아놓은 조각품과 같은 분자구조체들을 bottom-up 방식으로 자유자재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자기조립 과정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론을 확립해 같은 분자로부터 다양한 구조체를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 (대전=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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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9-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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