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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혜연 인턴기자
2010-08-27

현재를 통해 내다 본 2200년은?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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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년, 지구온난화로 인해 지구는 재조성 된다. 해수면 상승으로 물이 지구를 덮고, 복제된 인간들은 자연환경과 인간사회에서 조화를 이루며 공존한다.

SF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 이야기는 우리가 현재 직면한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 대강당에서 이 같은 내용을 소재로 한 제23회 융합카페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K-th Time’가 개최됐다.

상명대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랩이 주관하고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정윤)이 주최하는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Time 시리즈는 ‘I-th Time, J-th Time, K-th Time’ 총 세 개로 구성돼있다. ‘I’ 와 ‘J’는 각각 2008, 2009년에 공연됐고 그 종결편인 ‘K’는 다음달 공연을 앞두고 이번 융합카페를 통해 시연과 토론시간을 가졌다.

2200년을 내다 본 ‘K-th Time’

Time 앞에 붙은 i, j, k는 시간상수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미래를 말한다. 즉 사회적 이슈를 바탕으로 한 조건적 상황의 상징적 개념으로 먼 미래의 모습을 예측해 스토리를 전개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I’는 2050년, ‘J’는 2100년 그리고 ‘K’는 2200년을 배경으로 한다. 각 시리즈는 단계적으로 이어져 있어 K-th Time을 이해하기위해선 I와 J의 이야기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내용은 이렇다.

실존하는 60-70년대 호황을 누린 테크놀로지의 메카, 세운상가에서 이름을 따온 세운컴플렉스가 이야기의 중심지가 된다. 이곳은 2150년 성형이 이뤄지는 병원과 연구실로 거듭난다. 여기서 성형이란 지금처럼 단순한 외모적 성형만이 아닌 맞춤형 기억성형과 유전자개발도 포함한다. 컴플렉스의 연구소장인 이한동 박사는 실험적인 계획 하에 인간을 복제하고 통제한다.

I-th Time에 우미라는 여자가 등장하는데 그녀는 시골처녀에서 한순간에 1%의 부유층이 된다. 그 후 세운컴플렉스에서 자신이 원하는 안젤리나 졸리로 성형을 하고, 정기적으로 난자를 추출해 복제아이를 만들기도 한다. J-th Time은 우미의 난자추출 재조합으로 탄생한 하이브리드 인간 다섯이 나와 몸짓으로 형성, 증식한다. 이때 의료기기를 이용해 뇌주파전도와 근육의 시그널을 받아 그림화, 소리화해 보여준다.

최종편인 K-th Time은 총 6신으로 우미의 또 다른 복제로 만들어진 어류 DNA인자 조합의 하이브리드, ‘우미55’와 ‘두두(Doodoo)’가 등장한다. 두두는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고 어머니인 우미를 그리워하며 가상세계를 여행한다. 두두는 자신이 무언가에 의해 조정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정보를 추적한 끝에 메인컴퓨터가 수많은 우미를 복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번 K 시리즈에서 눈여겨 볼 것은 소리와 빛을 이용해 물의 파동을 시각화했다는 점이다. 메인컴퓨터 역할을 하는 4×12m의 워터풀(waterfall)에 담긴 물은 소리를 받아서 파동을 일으키고 빛의 굴절을 이용해 바로 위에 설치된 스크린에 환영을 구현하게 된다. 3신에 나오는 더블베이스는 메인컴퓨터에서 나오는 정보를 두두에게 전달하는 명령전달자다.
 
베이스의 소리를 진동스피커로 보내면 물 표면에 전달돼 파동을 만드는데 이때 빛을 커팅해 한줄기의 연기처럼 효과를 준다. 두두는 워터풀안에서 베이스의 소리에 맞춰 무언가를 머릿속에 넣는 듯한 동작을 반복한다. 두두와 우미는 워터풀 안에서 어류를 연상케하는 몸짓을 하는데 그때 물이 진동되면서 조명을 비춰 파동의 환영을 스크린에 나타내준다.

과학과 공연의 만남,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이번 퍼포먼스는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랩 대표이자 상명대 교수인 이승연 교수가 해외 미디어작가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교수는 “물 스크린 이라 불리는 워터풀 장치는 독일 미디어 작가 율리우스 포프(Julius Popp)에 의해 처음 개발됐으며 국내에서 이것을 갖고 있는 회사는 더블테크시스의 워터비젼 하나”라고 말했다. 또 “스크린에 빛을 커팅해서 파장들이 연기처럼 보이는 것은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이라는 덴마크 건축미디어 작가의 전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밑에 중간 중간마다 단이 있어 관람객들이 물을 밟았을 때 생기는 물결들이 하나의 선으로 보이도록 한다. 이 교수는 K-th Time 3신에서 이를 응용해 빛 가림판을 업·다운시켜 한줄기의 연기같은 효과를 줬다.

두두를 맡은 퍼포머 정영두씨는 “기계만을 위한 기계의 발전으로 사람이 제어 불가능한 기계가 나올 때, 그 이후에 어떻게 될 것이며 절충점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에서 힌트를 얻어 작업을 했다”고 한다.

Time 시리즈의 장르는 ‘인터미디어 퍼포먼스’다. 인터미디어 퍼포먼스라는 말은 1960년 플럭서스(1960년대 등장한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미술 운동 그룹)의 멤버였던 딕 히긴스(Dick Higgins)에 의해 사용됐다. 이는 말 그대로 매체의 결합을 뜻하며 20세기에 들어와 디지털매체가 들어오면서 더욱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문화예술과 과학기술, 인문사회를 융·복합 다원예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인터미디어 퍼포먼스의 목표는 네 가지이다. 다원예술의 새로운 개념창출, 디지털 미디어 예술과 HCI(human-computer interaction)의 접목, 실험실습중심의 연구 개발, 인문학적 개념과 사회현상의 시사점을 디지털 스토리텔링화 하는 것.

K-th Time은 물을 매개로 빛과 조명을 이용한 공연작품이다. 조명감독인 이재성씨는 “빛의 성질이나 물의 성질이 재밌고 신기한 부분이 많았다”며 “한 줄의 파장이 물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는가, 이것은 소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매개체”라고 말했다.

융합카페에서 선보인 ‘K-th Time’은 오는 9월 3, 4일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K-th Time’을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미래사회의 모습이 어떻게 표현됐고, 공연 속에 어떤 과학기술과 이슈가 녹아있는지 직접 체험해보는 건 어떨까.

이혜연 인턴기자
hy8865@ewhain.net
저작권자 2010-08-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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