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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연희 객원기자
2010-08-18

자일리톨의 진실 혹은 거짓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과 자일리톨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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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은 세대를 초월한 식품이다. 양치하기 어려울 때도 씹고, 입안이 텁텁할 때도 씹는다. 때론 졸음이 올 때도 씹는다. 껌을 씹으면 입안이 한결 청결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현재 인기 있는 껌 중에 하나가 바로 자일리톨 껌이다. ‘휘바휘바’ 라는 광고가 등장하면서 더욱 선풍적 인기를 끈 자일리톨 껌에 대해 알아본다.

플라크 생성시키는 뮤턴스 연쇄구균

자일리톨 껌의 인기는 ‘충치 예방에 좋다’는 마케팅에 힘 입은 바 크다. 그럼 어떻게 충치를 예방한다는 것일까. 그 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인 뮤턴스 연쇄구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치아는 음식물을 씹어서 으깨는 에나멜질과 치아의 본체인 상아질로 구성돼 있다. 상아질은 인체 중 가장 단단하고 치밀한 조직이다. 뿐만 아니라 뼈와 비슷한 성질을 갖는 시멘트질은 치아와 턱뼈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구성된 치아 위에는 당단백질로 만들어진 펠리클이라는 얇은 층이 있다. 바로 이곳에서 충치가 생겨난다. 정확히 말하자면 펠리클에 들러붙어 있는 세균 중 뮤턴스 연쇄구균에 의해 충치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뮤턴스 연쇄구균은 음식물에 있는 당분을 영양으로 섭취하면서 끈적끈적한 물질인 플라크를 생성하게 된다. 보통 이를 닦지 않은 다음날 거울을 보고 ‘이~’ 했을 때 치아와 잇몸 사이에 띠를 두른 물질을 볼 수 있다. 이것이 플라크다.

뮤턴스 연쇄구균은 플라크 안에서 번식하면서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중 탄수화물의 당분을 섭취한다. 여기서 에너지를 얻은 세균은 젖산을 부산물로 만들어 낸다. 젖산은 플라크의 pH를 떨어뜨려 구강을 산성화 시킨다. 그 결과 에나멜질에 있던 칼슘과 인산이 산성에 의해 녹게 된다. 이런 현상을 ‘탈회’라고 하는데 그대로 방치하면 충치가 된다. 특히 설탕은 발효가 용이해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산을 발생시켜, 구강 내의 산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충치 예방에 악영향을 준다.

사실 뮤턴스 연쇄군균만이 충치의 원인은 아니다. 당분을 발효시켜 산을 생산하는 균은 모두 충치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균들은 타액에 의해 저절로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충치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뮤턴스 연쇄구균을 굶겨죽이는 자일리톨

그렇다면 당분을 함유하고 있는 자일리톨이 어떻게 충치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 비밀은 자일리톨의 구조에 있다. 뮤턴스 연쇄구균은 6탄당인 포도당이나 과당을 먹는다. 그러나 천연 감미료로 주로 식물에 분포하는 자이리톨은 5탄당 당알코올이다. 이 세균은 자일리톨 속의 당을 먹이로 착각하고 흡수하지만 결국 분해하지 못하고 다시 토해낼 수밖에 없다. 6개의 탄소로 이루어진 포도당과 달리 자일리톨은 5개의 탄소로 이루어져 젖산으로 분해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먹이가 없어 굶어죽게 되는 것이다. 또한 자일리톨은 플라크를 만들지 않는 세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유익한 세균 번식에도 도움이 된다.

 현재 자일리톨 상품들이 과대 평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일리톨은 충치 예방 말고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자일리톨이 가지고 있는 당알코올은 수분에 용해될 때 열을 흡수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자일리톨 껌을 입에 넣으면 시원한 청량감이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이 아니기 때문에 설탕의 경우처럼 혈액 중 혈당의 농도에 영향을 주지 않아 당뇨병이나 고혈당증에 시달리는 사람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도 있다. 열량이 포도당의 70%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도 비만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에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그러나 이는 부차적인 장점일 뿐이며, 자일리톨 껌이 플라크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특히 잇몸질환인 풍치는 자일리톨로 막을 수 없다. 보통 나이가 들수록 치아를 망가뜨리는 것은 충치가 아닌 풍치임으로 자일리톨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다. 자일리톨은 식사 후 혹은 잠자기 전에 양치질을 하고 난 뒤 먹으면 좀 더 효과를 볼 수 있는 충치예방 보조제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연희 객원기자
iini0318@hanmail.net
저작권자 2010-08-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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