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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박혜원 객원기자
2010-06-22

거미줄의 양면성 점성과 탄성을 동시에 지닌 거미줄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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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무수히 많은 종류의 생체접착물질을 진화시켜왔다.

도마뱀붙이(Gecko) 발의 미크론(micron, 100만분의 1미터) 단위 섬모는 물리적 힘을 이용해 이동할 때 미끄럼을 방지해주는 역할을 하고, 홍합의 족사(足絲)는 잦은 조류에도 바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강력한 접착 물질을 분비한다.

거미는 거미줄 위의 접착성 방울을 이용해 먹이를 포획한다. 이들 모두 경이로움과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자연의 모습, 그 자체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팀은 거미줄의 역학적 성질을 규명해 거미가 먹이를 포획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아크론(Acron) 대의 알리 다이노자라(Ali Dhinojwala) 교수팀에 따르면, 거미줄은 크게 거미줄을 지지하는 견사(絹絲)와 그 위의 당단백질, 그리고 이를 둘러싼 접착성 방울로 구성돼 있는데, 당단백질과 접착성 방울 집합체인 ‘접착 방울(glue droplets)’이 거미줄에 가해지는 힘의 강도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먹이를 포획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점탄성 고체(viscoelastic solids)’라고 표현했다.

즉, 날아가는 곤충이 빠른 속도로 거미줄에 닿으면, 강한 충격이 견사에 가해져 견사가 재빨리 확장되고, 접착 방울은 곤충을 붙잡기 위해 보다 높은 점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반면, 곤충이 접착된 후엔 곤충의 달아나려는 작은 몸부림에 의해 거미줄이 느린 속도로 연장되고, 이 조건에선 접착 방울이 오히려 고무와 같이 탄성을 지닌 고체 성질로 변성돼 거미가 먹이를 감싸기 쉽도록 도와준다.


다이노자라 교수는 “기존 생체접착제 연구의 대부분이 당단백질에 결합하는 리간드(ligand) 분자의 규명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이번 연구는 거미줄 구조 자체를 분석하고, 견사의 확장 속도에 따라 접착 방울이 탄성 혹은 점성의 서로 다른 두 가지 성질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데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타 논문에서 거미줄의 당단백질이 탄성섬유 구성성분인 엘라스틴(elastin) 경단백질과 비슷한 아미노산 서열을 가졌다는 보고가 있으며, 생체모방기술을 이용한 인공접착제 개발을 위해선 점성뿐만 아니라 탄성 성질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문은 지난 5월 17일,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 판에 소개된 뒤 별도로 20일, 해설 기사 성격의 뉴즈 앤 뷰즈(News and Views)에 하이라이트 논문으로 소개됐다.

박혜원 객원기자
flietothesky@naver.com
저작권자 2010-06-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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