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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2004-06-28

미리 가본 '독일 여름과학축제' 독일 '대화하는 과학재단' 주최...체험과학, 참여과학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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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의 기나긴 밤을 과학과 함께 보내는 것은 어떨까. 별을 관찰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독일에서 지난 2000년부터 벌어지고 있는 여름 과학 축제(Wissenschaftssommer)로 인해 여름밤이 재미있어졌다. 과학 대중화 프로그램의 하나로 독일의 '대화하는 과학재단' 주관으로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아이들은 물론 과학자, 일반 시민이 모두 함께 하는 축제이다.


몇 해를 거듭하면서 행사 내용도 풍부해져, 놀면서 배우는 과학 프로그램에서부터 경진대회, 전시회, 포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기술의 해인 올해는 뮌헨과 함께 자동차 도시로 알려진 슈튜트가르트에서도 “여름 과학 축제”가 열린다.

그런데, 사실 축제가 열리는 시기로 보아서는 올해의 경우는 “여름”이라 불리기가 힘들다. 9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열리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사 내용에 있어서는 다른 어느 해보다도 참신한 기획과 알찬 내용이 돋보인다. 미리 축제의 현장에 가서 그 재미를 들여다 보자.


올해의 축제는 슈튜트가르트시의 “성광장(Schlossplatz)"에서 행해지는 제막식으로 시작된다. 쥐드베스트 방송국에서 생방으로 반영할 예정인 이 제막식으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나는 것은 ”환상기계“다.


이 기계는 독일 전역에서 선출된 아이들과 과학자, 공학자 및 기술자들이 함께 수개월간의 작업을 거쳐서 만들어낸 것이다. 이 기계를 위해 아이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초 설계 작업을 하였다. 이 초안을 바탕으로 전문 과학자들과 공학자들이 실제 움직이는 기계 제작에 나섰던 것이다. 상상으로 가득찬 동심과 딱딱한 과학의 세계가 만들어낸 창작품인 것이다.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된 이 기계는 10월 1일까지 역시 아이들의 손에 의해 동작 실험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제막식이 거행되고 축제가 시작되었음이 공표되면, 축제에 참석한 아이들의 발걸음은 바빠진다. 환상 기계도 멋지지만, 광장에 세워진 천막 안에 설치된 “Scinox”라는 가상 과학센터가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센터의 컴퓨터를 두드리면, 공룡의 일대기는 물론 기상 이변 시뮬레이션 등 각종 자연 현상의 원리와 만날 수 있다. 멀티미디어 학교인 셈이다. 과학을 체험하는 곳은 이곳만이 아니다.


광장 저편에는 “대화하는 과학재단”에서 올해 행사를 위해서 특별히 마련한 “나노트럭”과 슈튜트가르트 대학이 마련한 “사이언스 트럭”이 보인다. 나노 트럭에서는 머리카락의 수백만분의 1 정도의 크기인 나노 세계의 신비 - 먼지가 묻지 않는 표면, 서리가 맺히지 않는 안경 등 - 를 직접 관찰할 수 있다. 사이언스 트럭에서도 각종 첨단 실험들이 아이들의 흥미를 돋운다.


이런 체험은 광장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슈튜트가르트를 흐르는 네카강 강변에는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105미터 길이의 배 한척이아이들의 승선을 기다린다. 이 배에서는 돌고래나 고래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청음 기술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고, 대기권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실험실도 있다. 올해는 특히 빨간 바지를 입은 아이 뒤를 졸졸 따라다니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는 가정용 로봇이 아이들을 즐겁게 해줄 예정이다.


축제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게임인데, 올해는 로봇 축구 시합이 기다리고 있다. 독일에서 내노라하는 로봇 축구 선수들이 멋진 전략과 기예를 보여줄 예정이다.


직접 체험하고 즐기며 과학의 세계를 느끼는 이외에 축제 기간 동안 아이들은 미래의 자신들을 대면할 기회를 갖게 된다. 즉, 일선 연구자, 독일의 저명한 과학자, 공학자들과 대화할 수 있고, 과학자들의 작업 현장을 직접 견학할 수 있게 된다.

9월 25일 저녁 행사로 “과학의 긴밤”이 있는데,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 슈튜트가르트 대학과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실험실이 모두 일반인들에게 공개된다. 우주 공학 실험실, 3차원 영상 실험실등 최첨단 실험실 장비들을 직접 만져보고, 현장 연구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실험실 공개가 있는 날은 밤늦게까지 불꽃 놀이, 생음악 연주, 마술 공연 등도 병행된다.


행사 기간 내내 저명 과학자들의 강연도 이어지는데, 올해의 경우는 특히 미래의 환경 친화적 자동차, 이동 통신 장비에 관한 강연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이들 강연장 밖에서는 직접 연료 전지 시운전, 무선 네비게이션 장비 테스트도 해볼 수 있다고 한다. 과학자 현장을 돌아보는 이외에도 실제 장래 직업과 관련하여 궁금증을 지닌 아이들을 위해 전문 상담소도 설치 운영할 예정이다. 과학 축제를 통해 한층 고양된 아이들의 흥미가 이후 자연스럽게 직업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고자 하는 주최측의 배려라고 할 것이다.


올해 행사 중에서 눈길을 끄는 또 하나가 초등학생 및 고등학생들이 직접 참여로 운영되는 “모의 국회” 행사이다. 과학기술 자체에 대한 흥미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과 사회와의 연관이라는 주제까지 축제 행사로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모의 국회에서 올해 다루게 되는 내용은 교통문제와 정보통신 기술 문제.

국회가 열리는 첫날, 참석 학생들은 우선 주제와 연관된 전문가들로부터 강연을 듣고, 질의 시간을 갖는다. 충분한 질의 응답이 이루어지면, 이튿날 학생들만의 회의가 열린다. 여기서는 이 주제와 연관하여 정치적으로 어떤 것들이 해결되어야 할지 의제를 정하게 된다. 발의된 의제들은 토론과 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이 되는 것이다.


이번 축제의 초점은 “기술, 특히 교통과 정보 통신”에 맞추어져 있지만, 환상 기계에서 모의 국회 등의 행사를 보면 또 하나의 주제는 참여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아이들과 과학자가 어우러져 직접 기계를 제작했다든지, 과학 기술 문제를 학생들이 직접 다루어보도록 하는 일은 참가자들의 참여 정신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재미와 사회적인 학습까지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 독일의 “여름과학 축제”, 눈여겨 보야야 할 행사일 것이다.


/박진희 박사(카톨릭 대학교 생활과학 연구소 연구원)

저작권자 2004-06-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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