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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준기 객원기자
2010-03-30

우라늄에 담겨져 있는 숫자의 미학 전체 매장량의 고작 0.7%인 우라늄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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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상용원전 수출에 성공하면서 원자력발전에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즉 핵분열을 통해 상당량에 달하는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핵분열은 어떻게 일어날까. 핵분열은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자의 핵이 중성자를 흡수하면서 쪼개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핵분열이라고 한다. 핵분열은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쓰이는 우라늄을 통해 발생한다.

▲ 천연우라늄과 농축우라늄

양성자와 중성자가 가장 많은 우라늄

우라늄은 지구상에 자연 상태로 존재하는 92가지 종류의 원소 가운데 원자번호가 가장 큰 원소이다. 원자번호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원자핵에 들어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가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천연 상태의 우라늄에는 약간씩 성질이 다른 동위원소들이 섞여 있다. 우라늄-234, 우라늄-235, 우라늄-238 등 3가지가 섞여 있는데 우라늄-238이 우라늄 전체 매장량의 99.2%를 달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우라늄-235는 0.7%, 우라늄-234는 0.005%에 그치고 있다.

이 가운데 원자력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되는 것은 우라늄-235이다.

전체 매장량의 0.7%가 고작인 우라늄-235 활용

우라늄-235는 중성자를 흡수하면 원자핵이 둘로 쪼개지면서 중성자 2-3개를 내놓는 핵분열을 일으킨다.

반면 우라늄-238은 직접 핵분열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원자로에 오래 머물면서 중성자를 흡수하면 플루토늄-239라는 새로운 원소로 바뀌는 성질을 갖고 있다.

플루토늄-239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원소이나 종류가 다른 원자력발전소의 원료나 원자폭탄의 재료로 활용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세계 각국에서 운영되는 원자력발전소는 대부분 천연 우라늄이 아닌 농축우라늄을 사용한다.

천연 우라늄에는 우라늄-235가 0.7% 밖에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우라늄-235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때문에 우라늄 농축이라는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농축 우라늄을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활용한다.

우라늄-235와 우라늄-238의 차이점은 무게로 구별된다. 따라서 우라늄을 농축시키기 위해서는 무게 차를 이용하는 방법을 쓴다.

1초에 500번 이상 빠르게 회전하는 원심분리기에 천연 우라늄을 넣고 돌리면 무게가 조금 무거운 우라늄-238은 밖으로 나가고 가벼운 우라늄-235는 안쪽으로 모여든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우라늄-235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게 된다. 이처럼 농축은 원자력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나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위험한 기술이기도 하다.

우라늄-235를 4% 정도만 농축하면 원자력발전소에서 쓸 수 있는 농축 우라늄이 되지만 농축과정을 반복해서 우라늄-235의 비율이 90% 이상까지 높아지면 원자폭탄의 재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축을 일체하지 않고 미리 농축된 가공된 우라늄을 외국에서 수입해서 핵연료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 우라늄 원석

우라늄 1g은 석탄 3톤의 에너지량과 비슷

우라늄-235가 핵분열을 일으키면 같은 무게의 석탄이 탈 때보다 약 300만배, 석유가 탈 때보다 약 220만배의 에너지가 발생한다.

즉 우라늄 1g은 석탄 3톤, 석유 9드럼을 태웠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량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5g짜리 펠렛 1개가 만드는 전기는 1600kW에 달하는데, 이는 식구가 4명인 한 가구가 8개월가량 쓸 수 있는 양이기도 하다.

이처럼 원자력은 아주 적은 양의 연료로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연료로 쓰이는 농축 우라늄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농축공장에서 만드는 농축 우라늄은 담배 필터 모양이다.

이를 고온처리하게 되면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연료의 재료가 되는 것이다. 이것을 펠렛이라고 한다. 펠렛은 새끼 손가락 한 마디 크기에 무게가 5g 정도에 달한다.

이것을 특수합금으로 만든 가느다란 파이프 관에 수백 개씩 넣어 연료봉을 만드는데, 이렇게 만든 연료봉을 여러 개로 묶어 하나의 다발로 만들게 된다. 원자로에 들어가는 연료가 바로 이 우라늄의 연료 다발인 것이다.

다발 모양으로 만드는 이유는 사이사이로 냉각재인 물이 지나가면서 핵분열 연쇄반응 과정을 거쳐 생겨나는 열을 잘 식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원전연료 집합체’라고 한다.

이 다발을 원자로에 집어넣으면 중성자에 의해 핵분열이 시작되고, 핵분열 시 나오는 뜨거운 열에너지로 원자력발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활용되는 우라늄-235, 우라늄-238에는 ‘235’, ‘238’이라는 숫자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숫자의 기학이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준기 객원기자
bongchu@empal.com
저작권자 2010-03-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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