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입자물리연구소(CERN)는 19일 세계 최대 강입자가속기(LHC)의 가동 에너지를 총 7 TeV(테라전자볼트)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137억 년 전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힐 이른바 빅뱅(Big Bang) 실험은 빨라야 2013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스위스 제네바의 프랑스 국경지대에 위치한 CERN은 웹사이트를 통해 이날 오전 5시20분께(현지시각) 강입자가속기의 양쪽 원형궤도에서 각각 3.5 TeV, 총 7 TeV의 에너지로 양성자를 회전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총 7 TeV의 가동에너지는 지구상에 있는 입자 가속기들이 여태까지 달성한 것 중 가장 높은 것이며, 강입자가속기 연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에 도달한 것이라고 연구소 측은 강조했다.
연구소 측은 며칠 내로 양성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물질 형성에 대한 많은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연구소 측은 지난달 28일 오전 4시10분께 지하 100 m 지점에 설치된 총연장 27 km의 가속기 터널에 저에너지의 양성자 빔을 쌍방향으로 투입해 재가동을 시작했고, 3월 하순께 각각 3.5 TeV 수준으로 에너지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LHC는 7 TeV 수준으로 18~24개월 연속 가동한 뒤 2012년 초에 기술적 정비를 위해 최소한 1년 이상 장기 휴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LHC가 기계적 결함으로 인해 설계 목표치인 총 14 TeV로 가동에너지를 끌어올리려면 대대적인 정비가 불가피하며, 재가동에는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CERN 관계자는 말했다.
이 관계자는 "초전도 자석의 영향으로 25 t에 달하는 검출장치의 위치에 미세한 변동이 생기는 등의 문제가 발견됐는데, 총 14 Tev로 에너지를 끌어올리려면 이 부분을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며 "설계 목표치 가동은 일러야 2013년, 아니면 2015년 쯤으로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9월10일 첫 실험 때 초전도 자석 연결부위의 결함으로 9일 만에 가동을 중단했던 LHC는 14개월 만인 작년 11월20일 양성자 빔을 다시 투입, 사흘 뒤 첫 충돌실험을 실시했다.
또 같은 달 30일에는 가동 에너지 수준을 1.18 TeV로 끌어올려 미국 페르미 가속기가 세웠던 기존 기록을 경신했다.
-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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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3-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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