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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기자
2010-03-19

한반도 자생생물 600종의 공통조상 찾아 DNA 계통분석으로 거미 생존본능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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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서식하는 한국산 거미들은 정주성 거미와 배회성 거미로 나뉘고, 가까운 유연관계를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국립생물자원관 유전자원연구팀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거미류 22과 123종의 계통유연관계를 분석한 결과, 여기저기 방랑하며 사는 배회성 거미들과 한 지역에 집을 짓고 사는 정주성 거미들로 크게 나뉘어져 그룹을 형성하는 결과를 밝혀냈다.

▲ 국내 서식하는 거미류 22과 123종의 계통유연관계

생물종 간의 계통유연관계란? 사람에 비유하자면 족보를 말하며, 생물종간에 가깝고 먼 관계인지를 살펴보는 작업.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생물종들의 기원 즉, 공통조상을 알아내자는 것이 주목적이다.

연구팀은 “이는 거미류의 진화가 집을 짓고 사는 습성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향후 거미의 번식이나 진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거미들의 핵 DNA의 28S rDNA, 미토콘드리아 DNA의 16S rDNA, COI 영역을 계통 분석해 유합계통수를 작성했고, 이를 토대로 크게 배회성 거미류와 정주성 거미류가 구분되는 사실을 알아낸 것.

이 연구는 국립생물자원관이 수행한 2009년도 ‘한반도 생물다양성 기원 규명 : 한반도 주요 생물군 계통수 작성’ 사업을 통해 한반도 자생생물 600종에 대한 계통유연관계를 확인하는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구멍장이버섯과 40종을 대상으로 계통분석 연구를 수행한 결과, 4종의 신종후보와 6종의 미기록종을 발굴했다. 이 중 ‘손등버섯류(Oligoporus sp.)’에 속하는 신종 후보 종은 CCA로 방부처리된 목재의 독성을 제거하는 물질을 분비하는 것을 확인했다.

‘CCA(Chromated Copper Arsenate: 크롬산 구리 비소)’는 목재가 썩지 않도록 방부제로 이용되며, 해충을 막는 효과가 뛰어나지만 독성이 강해 토양 및 생물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동안 CCA처리된 목재는 석회나 오일과 같은 화학적인 방법으로 처리해왔으나 독성을 감소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신종 후보로 발굴된 손등버섯류로부터 추출된 물질은 생태독성을 지닌 목재의 생물정화 등 친환경 산업에 이용될 가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견해.

또 바닷가에 서식하는 해조류 60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바위두록속 및 미끈큰실말속 등으로부터 3종의 신종 후보와 3종의 미기록종을 발굴했다.

종(種) 동정은 미래의 생물 자원 확보

한편, 지난 2008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으로 현재까지 1,400여종의 한반도 자생생물 간의 계통관계가 규명됐으며, 이 과정에서 다량의 유전자원(생체조직 및 DNA 등)과 표본을 확보했다고 국립생물자원관 측은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한반도에 자생하는 생물종들의 기원을 찾는 사업은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생물주권을 확립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정확하고 풍부한 생물학적 정보들은 미래의 생물 관련 산업에 매우 유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유용물질을 분비하는 생물종이 있을 때, 그 종과 계통관계가 가까운 생물종들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차후 이러한 물질을 탐색하는 데 있어 연구 및 활용이 훨씬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종(種) 동정(identification)이 이뤄지지 않거나, 유연관계 등 계통학적인 정보가 없다면 생물소재에 대한 혼란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산업적 이용도 매우 단편적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낭비된다.
조행만 기자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10-03-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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