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서식하며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주요 외래생물 26종을 알기 쉽게 풀이한 책이 ‘한국의 주요 외래생물’이란 이름으로 나왔다.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공개한 이 책자는 꽃매미, 집쥐, 독일바퀴, 진주담치 등 12종의 외래동물, 달맞이꽃, 미국자리공, 뚱딴지, 털물참새피 등 14종의 외래식물 등과 관련한 설명들로 꾸며져 있다.
쉬운 용어와 사진으로 외래생물종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중요한 관심사항, 특이사항 등을 담아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총 134 쪽에 걸쳐서 종별 칼라사진 92장을 실어, 외래생물들의 자세한 모습과 이들에 의한 국내 생태계 교란의 현장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외래종을 바르게 아는 것이 외래종 관리의 첫걸음이다”며 “국립환경과학원은 2011년까지 주요외래생물 100여종을 책자로 발간, 일반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8년에 발간한 제 1권의 가시박 등 외래생물 27종에 이어 이번에 발간한 제 2권의 꽃매미 등 26종을 합쳐 현재 총 53종의 외래생물종 자료가 ‘한국의 주요 외래생물’ 책자로 발간된 상태다.
은근하게 흘러든 외래동식물, 생태계에 영향
책자에 소개된 외래동물 가운데 꽃매미는 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대표적 벌레. 나무에 달라붙어 수액을 빨아먹고 사는 꽃매미는 특히, 포도나무나 배나무를 선호해 농촌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꽃매미는 매미와 체형이 비슷하나 몸길이가 1.5-2.2cm, 날개를 편 길이가 4-6cm다. 겉날개는 연한 황갈색으로 상부에는 지름이 1-2mm인 검정색 반점이 날개마다 20개 정도 찍혀 있다. 하부에는 작고 검은 점이 가득 찍혀있다.
꽃매미 자체는 특별한 독성을 갖고 있지 않아 사람에게 물리적인 피해를 주지 않으나 대량으로 증식된 경우, 사람들에게 혐오스런 느낌을 주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고 특히 농가에 피해를 준다는 것이 책자의 설명.
북미나 유럽 국가에서 침입과 확산이 심각한 가죽나무나 칡 등의 제거를 위해서 꽃매미를 생물 천적으로 이용하는 연구가 있으나, 꽃매미 자체로 인한 피해식물이 다양하기 때문에 검역 관리대상 식물해충이다.
국내 하천에서 잡히는 붕어들중에 토종붕어와 구별이 쉽지 않은 중국붕어가 있다. 중국붕어는 수입되는 시점에서는 비늘의 흑회색 색조가 강해 황색이나 흰색이 두드러지는 토착붕어와 달라보이나 수역에 방류되면 수 개월 후에 비늘의 흑회색이 약해져 색 또는 형태상으로 토착붕어와 구별이 쉽지 않다.
중국에서 국내로 많은 양이 활어로 수입되는 중국붕어는 일부가 낚시터 등에 방류되면서 수도권과 인근 지역의 수역에 확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토착붕어의 보전을 위해서 중국붕어에 대한 유전적, 생태적 조사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밝은 황갈색을 띠며 울퉁불퉁한 등갑을 갖고 있는 늑대거북은 길이 25-47cm, 무게 34kg까지 자라는 최대의 담수거북. 북미 등에서 애완용으로 수입되어 사육되는 가운데 그 수요가 늘고 있어 만약에 자연생태계로 흘러들어갈 위험이 있는 동물.
성질이 거칠고 사나우며 힘이 세고, 먹이를 잡을 때는 동작이 빠른 늑대거북에게 물릴 경우, 큰 상처를 입고 감염위험도 뒤따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부엌이나 거실 등에서 수십 혹은 수백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며 작은 틈새 사이에 우글거리는 모습이 혐오스러운 개미중에 애집개미가 있다. 안보이는 곳에서 전선 합선이나 컴퓨터 등의 장비 등의 고장을 일으킬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한 벌레. 중앙아프리카에서 수입물품 등에 묻어 들어온 것으로 판단되는 외래종이다.
어구나 선박 등에 더덕 더덕 붙어서 사는 홍합과의 진주담치는 유럽의 지중해에서 선박에 붙어 한국으로 흘러든 외래종 연체동물이다. 껍질 안쪽이 진주 빛이 난다해서 ‘진주담치’라 불린다. 지중해가 원산이어서 ‘지중해담치’라고도 한다.
삼각형 모양으로 표면이 검푸른 색이고, 껍질 길이는 10cm 정도로 큰 편. 홍합과 유사해서 구분이 잘 안가지만 단일개체로 나타나는 일이 드물고, 대부분 암석이나 선박 등의 구조물 등에 많은 개체가 붙어서 나타나기 때문에 선박관련 종사자들에겐 매우 골치아픈 존재다.
이외에도 책자에는 몸길이가 10-15mm로 자라는 독일바퀴, 1995년 이스라엘에서 재배용으로 수입한 장미가지에 묻어 들어온 ‘담배가루이’ 등의 외래종 해충들이 소개되고 있다.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외래식물로는 국내에 흔한 토끼풀이 있다. 토끼풀은 잔디에서 잘 자라지만 빛을 받아야 생육이 잘 되는 양지식물과의 잔디보다 키가 커 잔디를 말라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미국자리공’, 미국자리공은 사람이 먹었을 경우,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족제비싸리도 일단 입지에 정착하면 다른 식물종의 다양성을 급격하게 감소시켜서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외래식물. 탄닌 성분이 많아 다른 식물의 생장을 억제하는 북미 원산의 ‘아까시나무’ 등 외래식물 14종이 소개돼있다.
생태계 보호위해 외래종 지속적 모니터링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 생태계 보존을 위해 외래종 가운데 생태계교란종 등에 대한 모니터링과 정밀 조사연구를 수행중이다.
지난 2007-2009년 사이에 황소개구리 등 10종의 생태계교란종에 대한 전국 모니터링을 실시했고, 2010년부터는 생태계교란종 16종 전종에 대한 전국 모니터링과 종별 관리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2006년에서 2009년까지 생태계위해성이 높은 27종의 외래종에 대한 정밀조사를 수행한 결과, 뉴트리아, 미국쑥부쟁이, 애기수영, 서양금혼초, 양미역취, 가시박 등 총 6종이 지난 2009년에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된 바 있다.
가시박, 뉴트리아, 미국쑥부쟁이, 애기수영, 서양금혼초, 까치 등에 관한 조사연구결과를 국제영향평가학회, 세계작물학회, Neobiota, 동북아-미국 외래식물 국제심포지움 등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오는 2011년까지 제 3권과 제 4권을 발간, 총 100여종의 자료를 책자로 발간해 보급할 계획이다.
- 조행만 기자
- chohang2@empal.com
- 저작권자 2010-0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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