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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조행만 기자
2010-02-11

생명체를 활용한 비밀병기 그 한계는? (하) 사이보그기술 발전하면 실제 아바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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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가의 화제는 단연 3D 입체영화 ‘아바타(Avtar)’. 이 영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먼저, 기존의 2차원 영상을 한 차원 끌어올려 3D의 현란한 입체감 그리고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시나리오가 관객들을 압도한다. 여기에다 나비족과 인간의 유전자(DNA)를 합성한 가상의 생명체 ‘아바타’란 사이보그의 등장에서 관객들은 또 한 번 압도당한다.

영화평론가들은 ‘아바타’의 인기에 대해 기존의 SF영화와 틀린 점을 꼽는다. 환경파괴와 자원고갈 등에 따른 새로운 자원 확보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아바타는 단순히 공상에만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 SF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아바타 프로그램은 현재 21세기 첨단과학이 진행하는 바이오공학의 한 영역이란 점도 설득력을 얻는다. 물론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이 정도 수준의 연구는 먼 미래에 있을 법한 일이다.

하지만 생명과학의 발달과 함께 동물의 유전자를 조작하고, 이에 첨단 바이오칩 등을 이식하는 ‘바이오봇(BioBot)’ 연구는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군사적 목적이 있다.

비밀병기 개발을 주도하는 DARPA

지난 2001년 6월 미 국방부는 “21세기의 전쟁에서 신속하고 결정적인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첨단장치에 대한 연구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의회 청문회에서 밝혔다.

이 계획에는 지상, 공중, 우주, 바다, 그리고 수중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무인시스템을 포함한 장치의 개발이 포함돼있다. 미 국방부 산하에서 이 계획을 수행하는 단체가 바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이다.

이 단체는 1950년대 구소련이 최초의 유인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자 이에 자극받아 1958년에 설립됐다. DARPA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총성이 갖는 과학기술 예산의 25%(연간 약 30억 달러)를 쓰며,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전 세계 인터넷의 태동을 주도한 업적을 갖고 있는 이 연구기관은 그동안 무인자동차, 스텔스(stealth), 전 지구 측위시스템(GPS), 인터넷에 관한 기술 개발을 지원해왔는데, 최근 들어 관심을 갖는 분야가 바이오무기. 특히, 유전공학을 이용해 인조생명체를 무기로 개발하는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 2월 7일 미 국방부는 ‘인공적인 합성 생명체(synthetic organisms)’의 개발 계획을 밝혔다. 미 국방부 산하의 DARPA가 주도할 이 연구는 아무런 감정 없이 인간의 명령만을 따르도록 생체 디자인된 인조생명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사람을 대신해 전장에 나서는 이 인조생명체는 어떤 공포심 없이 충실하게 명령에 따르는 사이보그와 같은 물체로 알려져 있다. 과연 현실에서도 아바타의 탄생이 가능한 것일까? 

아직은 곤충 사이보그에 머물러

미래 학자들은 인류의 미래를 변화시킬 핵심 기술로 나노 기술, 정보 기술, 생명 공학 기술, 우주 항공 기술 등을 손꼽는다. 이 기술들이 융합하면 ‘사이보그(Cyborg)’가 탄생할 수 있다.

1947년 미국 수학자 ‘노버트 위너(Norbert Wiener)’를 중심으로 하는 과학자 그룹은 ‘사이버네틱스(Cybernetics)’란 학문을 만들었다. 생물과 인간이 만든 기계에서의 통신과 제어를 연구하는 이 학문은 컴퓨터가 발달하면서 생물체의 신경계를 연구, 기계의 제어 시스템에 도입하기 위한 학문으로 발전했다.

이후 정보, 자동제어, 자동 컴퓨터 이론 등에서 사용하기 시작했고, 인공두뇌를 위해 뉴런(neuron)이라는 신경 세포를 사용, 인조인간인 사이보그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다.

사이보그는 ‘사이버네틱 오거니즘(cybernetic organism)’의 줄임말로 1950년대에 의학자들이 만들었다. 미래에 인간이 우주 공간이나 바다 속에서 생활해야 할 경우를 대비, 특수한 인공 장기를 달아 물속에서 숨을 쉬거나 기계 팔을 달아 정상인보다 더 강한 완력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연구하면서 생겨난 개념.

과거 70년대 유행했던 미국의 TV 드라마 시리즈 '600만 불의 사나이' ‘소머즈’ 또는 ‘두 얼굴을 가진 사나이’ 등이 바로 그것.

하지만 신체의 모든 부분을 통합 제어하는 인간의 뇌는 그동안 많은 비밀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개발 영역이 많고, 그 인공두뇌의 현실은 아직 요원하다. 따라서 인간 사이보그 보다는 현재 곤충을 이용해 정보수집을 하는 곤충 사이보그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곤충사이보그, 최고의 스파이에 도전

영국 레딩대 인공두뇌학과 교수이자 인공두뇌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케빈 워릭(Kevin Warwick)’ 교수는 “머지않아 기계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기능을 갖게 되고, 인간이 아닌 로봇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이런 예측은 현실에서 시도되고 있다. 지난 2001년 미국의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은 피를 빨아먹는 칠성장어 유생의 두뇌에 전극을 꽂고, 로봇에 연결시켜 빛이 있는 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는 사이보그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여러 개의 전구들이 놓인 상태에서 전구를 켜면 로봇의 센서는 이 빛을 감지해 그 신호를 칠성장어 두뇌로 보내고 이는 다시 로봇에게 빛이 있는 쪽으로 이동하라는 신호를 주는 것.

지난 2006년 3월 15일 DARPA는 ‘곤충 사이보그(insect cyborg)’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전장에서 적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수집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이 바로 곤충(Insect). 문제는 이 곤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미군은 곤충의 본능을 이용한 훈련에 집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인간과 곤충간의 커뮤니케이션의 장벽을 뛰어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유전공학과 로봇공학 그리고 전자공학 등이 발전하면서 해답을 내놓고 있다. 미 국방부는 살아있는 곤충의 동작을 제어하고 영상 등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섰고, 연구를 주도한 DARPA는 MEMS와 같은 소형장치를 곤충이 번데기 단계일 때, 이식, 곤충 사이보그를 만드는 연구를 수행중이다.

이는 전자 원격 제어와 위성 위치 확인 시스템(GPS) 등을 이용, 수백m 떨어진 특정한 목표에 5m 이내로 곤충을 이동시키는 기술. 곤충은 일단 목표 지점에 도착하면, 그 곳에 계속 또는 다른 지시가 있을 때까지 머무르며, 가스 센서(gas sensor), 마이크로폰, 비디오 등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이 주 임무다.

몇 년 전에 DARPA 연구진은 근육을 제어하기 위해 곤충의 몸에 전극을 주입시킨 ‘곤충 사이보그(insect cyborgs)’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어 귀뚜라미, 매미, 여치 등의 곤충에 전극을 주입, 살아 있는 생명체와 통신하는 네트워크를 연구 중이다.

곤충 사이보그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나 적진에 침투해야 하는 스파이 임무를 위해 쓰일 전망이다. 관련 학문이 발전하는 가운데 곤충사이보그는 인위적 조종이 가능한 인조생명체로 둔갑하게 될지 모른다. 이를 위해 유전공학은 가장 핵심적인 학문이 되고 있다.
조행만 기자
chohang2@empal.com
저작권자 2010-02-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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