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암컷 초파리에게만 수컷들의 관심이 온통 쏠리면 개체군 전체의 적응 진화율이 낮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보도했다.
미국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은 초파리들의 성생활을 연구하면서 암컷이 너무 매력적인 경우 이에 따른 생물학적 기능 저하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공공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러스 B.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초파리에게 매력있는 용모란 몸집이 큰 것을 가리키며 수컷 초파리의 시각으로 보면 바람직한 짝짓기 상대는 몸집이 되도록 커서 많은 자손을 낳을 수 있는 암컷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몸집이 큰 암컷들은 그렇지 않은 암컷들에 비해 짝짓기를 원하는 너무 많은 수컷으로부터 집중적인 구애를 받게 되는데, 수컷들이 상대 고르기에 너무 편파적이 되면 종의 적응 진화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지나친 짝짓기는 수컷의 정액이 갖는 유독성 부작용 때문에 암컷에게 해를 미치게 되며 수컷들의 지나친 구애는 암컷의 먹이 찾기 능력 또한 해치게 된다.
연구진은 수컷들이 구애할 때는 날개를 진동시키는 방식으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데 집요하게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암컷들이 하는 수 없이 거의 매일 짝짓기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많은 동물 종에서 보듯 암컷들은 되도록 짝짓기를 많이 하려는 수컷들로부터 `괴롭힘' 수준의 구애를 받게 되는데 이처럼 강압적인 짝짓기의 결과 매력적인 암컷들은 생식 능력이 떨어져 개체군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해로운 구애 행동이 몸집이 큰 암컷에게 집중되고 그렇지 않은 작은 암컷들은 외면당하기 때문에 개체군 전체로 보면 암컷들의 생애 전반에 걸친 번식 성공률의 감소를 가져 온다.
또한 수컷들의 편파적인 구애행동이 지속되면 장기적으로는 개체군 전체의 적응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암컷이 대사의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돌연변이 특성을 획득해 몸집이 커지고 평생 많은 새끼를 낳을 수 있게 되면 이런 이점은 개체군 전체에 급속하게 확산된다.
이 때 수컷들이 모든 암컷들에게 무차별로 구애를 하면 이런 이점이 확산되지만 수컷들이 매력적인 암컷만 찾게 되면 돌연변이가 개체군 전체에 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실험은 초파리의 적응 진화가 이런 짝짓기 행태로 인해 방해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적응력의 분포에 생기는 이런 변화는 지금까지 주목되지 않았던 성적 선택의 한 측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유전자 풀을 통한 이로운 유전적 변이 능력의 확산, 더 나아가 한 종의 적응 진화능력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서울=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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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1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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